“개국·정사·좌명 3공신 적장 숭록 대부 평양군(開國定社佐命三功臣嫡長崇祿大夫平壤君) 조대림(趙大臨) 등은 감히 황천 상제(皇天上帝)와 종묘(宗廟)·사직(社稷), 산천 백신(山川百神)의 영전에 밝게 고합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임금을 섬기되 무이(無貳)함을 충(忠)이라 이르고, 어버이를 섬기되 어김이 없음을 효(孝)라 이릅니다. 대개 신자(臣子)가 되어 세워야 할 것은 충효(忠孝)요, 하늘로 할 것은 군부(君父)입니다. 오직 그 할 바를 마땅히 정성으로써 한결같이 섬겨야 하니, 하물며 이제 신(神)에게 다짐하여 밝히고, 피를 마시며 동맹(同盟)하는 자에게 있어서야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신 등의 아비는 태조(太祖)를 추대(推戴)하여 개국(開國)한 이도 있고, 상왕(上王)을 부익(扶翼)하여 정사(定社)한 이도 있으며, 우리 전하(殿下)를 받들어 좌명(佐命)한 이도 있습니다. 기회에 응하여 방책을 결정하고, 의(義)를 분발하여 충성을 바치시니, 세 번 맹세한 말[三盟之辭]들이 맹부(盟府)에 간직되어 있으매, 자손 된 자는 마땅히 몸받을 것을 생각하여 영세(永世)토록 잊어버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더욱이 지금 우리 전하께서 신 등의 아비가 일찍이 미미한 공적이 있다 하여 신의 작질(爵秩)을 높혀 주시고, 공신(功臣)의 열(列)에 참여하게 하여 신 등을 신 등의 아비[臣父]와 다름없이 보아 주시니, 이것은 곧 대순(大舜)이 ‘상(賞)은 대대로 미치게 한다.’는 성심(盛心)입니다. 신 등은 우러러 이 지극하신 뜻을 몸받고 또한 신 등의 아비의 마음을 마음으로 삼아, 지성으로 서로 참여하여 왕실(王室)을 협보(夾輔)함으로써 종시(終始) 쇠하지 아니할 것을 기약합니다. 이에 좋은 날을 택하여 이를 밝으신 신(神)에게 다짐함으로써 정성을 굳게 하겠습니다. 맹약한 뒤는 각자가 힘써 시종일의(始終一義)하고 금석(金石)과 같이 굳게 지켜, 항상 사직을 안정케 하고 국가에 이롭게 함을 생각하여, 영구히 복록(福祿)을 누리고 함께 안정과 번영을 보전하여 자손 만대에 오늘을 잊지 말게 하겠습니다. 진실로 어쩌다가 삼가지 못하여 감히 이 맹세를 바꾼다면 어두운 곳에서는 귀책(鬼責)이 있을 것이고, 밝은 곳에는 왕법(王法)이 있으니, 그 자신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후손에게도 미칠 것이매, 각자가 서언(誓言)을 공경하여 어김이 없도록 삼가 청작(淸酌)과 소뢰(小牢)를 진설하여 밝게 드리오니 흠향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