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리
'실마리'는 본래 '실의 첫머리'를 뜻하는 말이었다.
15세기경 '머리'와 '마리'는 비슷한 의미로 쓰였고, '실마리'는 실타래(혹은 실뭉치)의 시작 부분을 가
리켰다.
실타래의 실마를 잡아당기면 실이 술술 풀리고, 뒤엉킨 실뭉치라도 역시 실마리를 잡고 살살 당기면
쉽게 풀린다.
이에 연유하여 "실마리를 풀다"라는 말은 '일이나 사건을 풀 수 있는 첫머리'를 뜻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마를 풀다'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서양의 고사성어와 관계가 깊다.
옛날 지중해 크레타 섬에 미노트우로스(Minotauros)라는 괴물이 사고 있었는데, 이 괴물은 가끔 섬
주민을 잡아먹었다.
사람들이 괴물을 몹시 무서워하자, 디노스 왕은 아테네의 유명한 건축가 다이날로스로 하여금 미궁을
만들게 했고 괴물을 그 속에 잡아가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신의 보복이 두려워 미궁에 빠진 괴물을 죽이지 못하고, 해마다 소년 소녀 7명을 제물로 바쳤다.
아테네 왕 에게우스의 아들 데세우스는 이를 보다 못해 자신이 직접 괴물을 처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데세우스는 스스로 제물이 되어 섬을 갔고, 거사에 성공할 경우 빠져나오기 쉽게 실패의 끈을 풀면서
미궁을 들어갔다.
다행히 데세우스는 괴물을 처치하고 풀어 놓은 실을 따라 미궁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여기에서 유래해 '실마리를 잡다(get a clue to)'라는 말이 생겼으며, 어렵고 복잡한 난제를 풀 수
있는 단서를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실마리 찾다'라는 말은 실에서 유래되었기에 "실마리를 풀리다", "실마리가 보이다",
"실마리를 찾다", "실마리를 잡다"처럼 쓰인다.
실마리 : 일이나 사건을 풀어나갈 수 있는 첫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