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러시아 "우리도 선제공격 할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국방전략으로 추구하는 선제 핵공격 전략을 러시아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달 초 미국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했던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선제적인 핵전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했던 발언과 다소 배치돼 주목된다.

이바노프 장관은 당시 러시아는 서방 동맹국들과의 협력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며선제적인 핵전략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바노프 장관의생각은 내 견해와 같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선제공격 정책에 반대한다는 것" 이라며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선제공격 전략을 계속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에 올려 놓는다면 러시아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를 갖고 있다" 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적의 공격 징후가 포착될 경우 실제 공격이 이뤄질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적을 타격해 무력화시킨다는 미국의 선제공격 개념을염두에 둔 것이서 외교적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를 위협하는 나라들은 우리의 군사적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며 앞으로 적극적인 군사전략을 추구할 것임을시사했다.

이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지난해 체결한 광범위한 무기감축 협정에도불구하고 향후 수십년간은 자체 보유한 핵무기 중시 전략을 펼쳐나가겠다는 구상을밝혔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부시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러-미 전략무기 감축협정을 체결해 오는 2012년까지 기존 핵탄두의 3분의 2를 없애기로 합의했었다.

이 통신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실전배치되지 않아 미국과의 전략핵무기 감축협상 대상에서 빠졌던 SS-19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상시에 대비해 상당량(a significant amout)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들 무기는 아마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로켓일 것" 이라며 "향후 수십년간은 어떠한 미사일 방어망도 손쉽게 뚫을 수 있다" 고 말해 SS-19 미사일이 부시 행정부가 추구하는 미사일 방어(MD)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완벽한 무기임을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25년간은 SS-19 미사일이 첨단 무기로 기능하면서 퇴역하는 구형 미사일들을 대체하게 될 것" 이라며 러시아는 전략 핵미사일 억제력을 보장할 새로운 전략무기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동아일보/ 2003-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