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위기의 한반도 (1부) MBC-TV, 2003년 7월 6일 방영 미국의 언론은 앞다투어 북핵의 위험성을 알리는 특집을 방송하고 있다. 미국내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63%가 대량살상무기 보유국에 대한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혀졌다. 부시 행정부가 내년 9월 시작되는 대선 유세를 앞두고 북한에 대해 강공책을 선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본 프로그램은 수위를 높여 가는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과 그 논거를 미국 현지에서 취재한 것이다. 브루스 커밍스, 셀리그 헤리슨, 돈 오버도퍼, 고든 플레이크 등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는 전문가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재구성해 보았다. (이하 본문발췌) “미국의 다음목표는 북한이다” 포성이 멎은 지 50년, 북한이 미국의 다음목표로 떠오르면서 한국전쟁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토마스 바넷 미 해전대학 교수 “이라크는 사라졌고 이란의 위협도 줄었다. 이제 누가 1순위이겠는가? 북한일 것이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라크戰을 종전하는 자리에서 전쟁은 계속될 것임을 천명했다. “테러집단과 관계 있거나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보유하고 있는 모든 불법 정권은 문명세계에 커다란 위협이며, 응징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호, 2003.5.1)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부시정권이 공공연히 말하길 이라크 다음에는 북한과 이란이 골칫거리라고 했다. 누구든 그 말을 들으면 부시정권이 이라크와 같은 방식으로 북한도 처리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선제공격 대상이 될까봐 극도로 두려워해 왔다. 따라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국제여론도 유엔헌장도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막지 못하였다. 이것은 미국과는 설사 불가침조약을 체결한다고 해도 전쟁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오직 물리적인 억제력, 그 어떤 첨단무기에 의한 공격도 압도적으로 격퇴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적 억제력을 갖추어야만 전쟁을 막고 나라와 민족의 안전을 수호할 수 있다는 것이 이라크 전쟁의 교훈이다.” (조선중앙방송, 2003.4.10) “1년 내 한반도전쟁 발발 가능성 매우 높아” 그렇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 워싱턴에 있는 한 군사연구단체는 이미 한반도 전쟁 발발 예상일을 카운트다운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180여일! 패트릭 가렛 세계안보연구소 “앞으로 1년 안에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은 대북협상에 있어서 더 이상 물러날 데가 없다. 솔직히 ‘선제공격론’이나 ‘악의 축’ 발언 등 지난 1년간 미국의 대외정책을 보면 북한으로 인한 핵무기 확산을 미국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극도의 위기감 속에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이런 우려를 봉합하듯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 해결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 최악의 경우 군사적 조치를 배제하지 않는 추가 조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3.5.14) 평양은 즉각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북미간의 갈등을 진화하려던 것이 남북 갈등으로 불똥이 튄 것이다. “남측이 핵문제요, 추가적인 조치요 하면서 대결의 방향으로 나간다면 북남관계가 영(0)으로 될 것이며, 남측에서 헤아릴 수 없는 재난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조선평양방송, 2003.5.20)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정권교체를 원한다” 현 부시 행정부의 기본성향 또한 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군사적 해결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연구소 “부시정권은 훨씬 더 이념적으로 접근한다. 미국이 유일 강국이 되고 세계를 지배하기를 원하고 있다. 따라서 현 정부는 진실로 북한의 붕괴를 원한다. 압박이나 군사작전을 통해 정권교체 또는 붕괴를 바라고 있다. 그래서 북한에 아무 것도 주려고 하지 않는다.” 보수강경파의 대표적 전략가로 이라크 전쟁계획에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알려진 리차드 펄. 그는 북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리차드 펄 前 미 국방정책 자문위원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게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의 외교 방식이 협박인 이상 외교의 여지가 별로 많지 않다. … 우리는 영변과 다른 시설 등 현장의 변화를 주의 깊게 감시하고 있다. …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북한이 공격을 하고 북한 정권이 신속하게 궤멸되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공격시 한국인들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그것은 그들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정부의 동의 없이도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강경책에 대해 북한도 한치의 양보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늘도 반미성전(反美聖戰)을 외치고 있다. (2003년 1월 11일 북한은 NPT탈퇴 지지 군중대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한 바 있고, 이후로도 그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셀리그 해리슨 미 국제정책연구소 “1994년 이후 문제가 훨씬 더 복잡해졌다. 이제 북한의 매파가 더 강경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김정일에게 “1994년에 미국에게 속았고 우리는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핵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조약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200만명의 병력이 휴전선에 집중된 한반도! 만의 하나 미국이 북한을 공습할 경우 휴전선 일대에 집중 배치된 북한의 야포들이 반격에 나서면서 전면전으로 비화되고 한반도 전체가 초토화될 것이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100만명이 죽고 피해액은 1조 달러가 된다. 이라크戰 미군 사상자가 백명인걸 감안하면 얼마나 엄청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화포가 서울에 도달하기 전까지 경고시간은 1분도 채 안 된다. 초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최근 주한미군의 한강이남으로의 배치를 발표했다. 장기적 전략의 재배치라고 하지만 북한의 야포 사정거리 밖으로 주한미군을 이동하는 걸 놓고 미국의 북폭계획이 임박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비무장지대의 미군 후방배치 - 미군을 북한 화포 사정거리 밖으로 옮긴다. 북핵 시설을 선제공격할 경우 북한의 반격에 의한 미군 피해를 줄인다.” (USA TODAY, 2003.6.6)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 “우선 미군을 서울과 DMZ부근에서 남쪽으로 옮기고 싶다. 공군과 해군을 더 활용하고 싶다. 대북 억지력이 더 강화될 것이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 태평양 재단 “지금은 토대가 완전히 사라졌다. 제네바 합의도 어떤 협약도 없다. 사실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할지는 매우 의심스럽다. 가망이 없다. 우리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너무 늦었다. 내 느낌에 우리는 이미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50년. 한반도는 다시 화약고로 뛰어들고 있다. 50년 전에 체결된 정전협정은 전쟁을 막아줄 수 있을까. “한반도 상황이 거대한 폭풍(perfect storm)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북한의 입장에서는 '굶어 죽나, 싸우다 죽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라는 극단적인 생각들이 강화될 수 있고, 일련의 최근의 취하고 있는 부시행정부의 움직임들을 본격적인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고사작전, 더 나아가서는 무력사용을 준비하는 단계로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면, 북한이 먼저 군사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미국이 유엔안보리 등 국제사회를 통한 대북봉쇄를 추진하자 북한은 정전협정 파기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미국 측이 조선반도와 그 주변지역에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무력를 집결하고 그 어디에서든 우리에 대한 제재를 가하여 온다면 이는 곧 정전협정이 금지하고 있는 우리에 대한 봉쇄행위로 간주하고 조선인민군 측은 부득불 정전협정조인 일방으로써 협정에 의해 지는 의무이행을 포기하며 정전협정에 모든 조항에 부속에서 벗어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것을 선언한다.” (조선중앙방송) 만의 하나 군사적인 충돌이 일어난다면 그 사태는 심각하게 진전될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은 세계 열강의 군사력이 집중 배치된 화약고나 다름없다. 따라서 한반도의 전쟁은 국제전(國際戰)으로 비화될 수 있다.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한반도 상황이 ‘거대한 폭풍’(perfect storm)이라는 말은 여러 각도에서 온 힘들이 동시에 충돌한다는 뜻이다. 하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욕구이고, 다른 하나는 부시 정부가 북한을 다루는데 무성의하다는 점이다. 워싱턴의 일부에서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충분히 강하기 때문에 필요시 군사적 방법으로 북한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과 냉전체제의 산물인 정전협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가지 못한 데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작용했다. 셀리스 해리슨 미 국제정책연구소 “평화협정이 어려운 진짜 이유는 미 국방부가 현상 유지를 원해서이다. 따라서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난다면 미군이 계속 주둔해 있고, 전쟁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그냥 전쟁을 재개하면 되는 것이다. 아무도 터놓고 얘기하지 않지만 이것이 미국의 저의이다.” 테드 카펜터 미 카토연구소 “한국정부는 반드시, 조속히, 그리고 자주 미 당국자들에게 언급해야 한다. 어떤 대북 군사행동도 단호히 반대하며 한국에 있는 미군시설이 그런 군사작전에 절대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치명적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대뜸 부시 정부가 한국 지도자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오늘 저녁 8시 또는 4시간 후에 북한을 공습하겠다.” 그러면 한국은 따를 수 밖에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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