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까지 파는 급매교회 광고
교인들까지 파는 '교회 급매' 광고 빈축
국민일보 | 입력 2010.07.06 14:51
최근 교계 신문에 실린 광고 내용이다. 후임 목회자를 대상으로 교회 부동산을 팔겠다는 광고다. 매도인은 이 광고에서 '교인 50명이 출석하고 있으니 그에 걸맞은 돈을 받고 목양지를 양도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목회지와 교인들을 인도하겠다는 '교회 급매' 광고가 잇따르고 있다. 교회 매매 광고에는 매도하려는 교회 면적이나 가격 등 기본 사항은 물론, 성도 수나 지역 발전 및 개발 전망, 심지어 담임목사직과 교인 일체를 양도하고 잔류 성도가 어느 정도 정착할 때까지 보장한다는 내용도 쓰여 있다.
교회 매도인들이 이처럼 '은밀한' 광고를 내는 이유는 교회를 좀 더 비싸게 팔기 위함이다. 교인이 많고 교회의 성장 가능성이 있어야 교회 매도가 잘 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사실 목회자들 사이에서 교회나 교인 매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지난 2월 부산 송정동 J교회 목사는 교인들 모르게 교회를 팔다 적발된 사례다. 이 목사는 한 몫 챙기고 교회를 떠났지만, 교인들은 상처를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이와 함께 알게 모르게 자행되는 교회의 부동산 투기 문제도 교계의 치부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용인시 향상교회는 최근 예배당을 이전하면서 발생한 부동산 시세차익 40억원을 사회로 환원키로 했다. 정주채 담임목사는 "부동산을 팔아 얻은 이익은 목사 돈도 아니고 교회 돈도 아닌 하나님의 돈"이라며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리고 새 교회 리모델링은 다시 헌금해서 우리의 노력으로 짓자"고 제안해 호응을 받았다.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 모임'이란 단체는 부동산 투기를 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참회하는 마음으로 토지 불로소득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어야 한다는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유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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