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유용하고 세상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차원 높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본 블로그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잘 간파하셔서 끊임없이
실시간 지구촌 개벽소식/뉴스*시사*이슈

아르헨티나전에 참패한 이유는?

by 바로요거 2010. 6. 18.

아르헨티나전에 참패한 이유는?

 

[스포탈 오피니언] 소심한 전술 선택이 부른 아르헨전 참사

스포탈코리아 | 홍재민 | 입력 2010.06.18 07:08

[스포탈코리아] 홍재민기자= 그리스전 승리의 자신감도 아르헨티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4-1이란 스코어가 말해주듯 모든 면에서 한국은 부족했다. 하지만, '실력 차이'라고 일반화하기엔 약간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질 때 지더라도 그렇게까지 무기력할 필요는 없었는데 말이다.

허정무 감독의 소심함이 빚어낸 어정쩡한 수비 전술

 

 

↑ 아르헨티나전 허정무 감독ⓒSteve Bardens/BPI/스포탈코리아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맞이해 수비적 포진을 선택했다. 그리스전에 비해 수비 라인의 위치가 전반적으로 밑으로 내려가있었다.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이해 가능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경기 중 나타난 한국의 노선이 너무 어정쩡했다. 즉, 밀집수비도 정공법도 아닌 정체불명의 전술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아르헨티나는 볼 점유율을 압도적으로 유지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한국의 미드필드 압박이 너무 밑으로 처진데다 압박 자체가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중원 압박이 사라진 덕분에 아르헨티나 공격수들은 위헌 지역에서도 자유롭게 활보했다. 북한이나 스위스처럼 아예 극단적 수비를 펼치든가, 또는 그리스전 때와 마찬가지로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하는 정상적 전술 운영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했다.

▲ 드리블을 장기로 하는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다

아르헨티나 공격의 핵심은 드리블이다. 드리블은 가속도가 붙었을 때 가장 치명적이기 때문에 그 전에 미리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압박은 너무 밑으로 처져있었고, 이는 한국 수비수들이 매번 한창 속도가 붙은 드리블을 상대해야 하는 결과를 낳았다. 스스로 수비를 더 어렵게 만든 것이다.

이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상대 공격수에게 좀처럼 달려들지 않았다. 한두 명이 아니라 선수 모두가 약속한 것처럼 그런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은 코칭 스태프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 중 팀이나 선수가 평소와 다른 스타일을 보이는 이유는 백이면 백 감독의 사전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이청용은 "전방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위협했더라면 오히려 더 좋은 경기를 펼쳤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 선수들의 어정쩡한 움직임이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 경기 중 상황에 대한 대처 부재

요한 크루이프, 주제 무리뉴 등 세계적 명장의 공통점은 경기 중 상황 변화에 대한 대책이 거의 즉시적이라는 사실이다. 임기응변 능력이라기보다 이른바 '플랜'의 수가 A, B, C, D 등으로 다양한 덕분이다. 이 점에 있어서 아르헨티나전에서의 허정무 감독이 준비한 플랜의 수는 몇 개나 되었을까?

한국은 전반 17분과 33분에 각각 실점을 허용했다. 수비적 전술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두 골이나 뒤지는 비상사태 발생. 하지만, 그 이후에도 한국의 전술에는 변화가 없었다. 0-0일 때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어정쩡한 위치 선정과 심심한 압박은 계속되었다. 한 골차라면 몰라도 두 골이나 뒤진 팀이 이토록 변하지 않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미지근한 대처는 후반에도 계속되었다. 두 골이나 뒤진 상황에서도 허정무 감독의 선택은 공격적 전환이 아니라 기성용을 김남일로 바꾸는 수비적 보완이었다. 공격에 진전이 없는 채로 시간이 흘러갔지만, 허정무 감독은 후반 36분이 돼서야 이동국을 투입시켰다. 개선의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상황을 아무 작전 변화 없이 36분이나 허비한 것이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한국 벤치가 이동국을 경기장 안에 들여보냈을 때에는 이미 두 골이나 더 먹어 4-1로 뒤져있었다.

이는 그리스-나이지리아 경기에서 오토 레하겔 감독이 보여준 즉시적 처방과는 대조적이다. 전반 33분,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하자 레하겔 감독은 주저 없이 센터백을 빼고 공격수 사마라스를 투입시켰다. 결국 그리스는 이 경기에서 월드컵 첫 골, 첫 승점, 첫 승리를 모두 따내는 쾌거를 일궈냈다.

▲ 현실적 상황 판단의 부재

누차 강조하지만, 아르헨티나전은 애당초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에 대한 변수가 아니었다. 왜냐면, 한국을 포함한 B조 3개 팀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같은 결과(패배)를 얻을 확률이 지극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이지리아도 졌고, 아르헨티나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도 최종전에서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장의 요지는 한국으로서는 현실적으로 아르헨티나전에서의 승점 자체가 보너스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쳤어야 했다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싸워도 같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가장 높다면, 갖고 있던 플레이를 모두 시도해보는 게 차라리 낫다는 뜻이다. 반복되지만, 승점 획득을 노렸다면 아예 극단적 수비 전술을 펼치던가, 그렇지 않았다면 홀가분하게 맞불이라도 놨어야 했다. 그렇게 하면 지더라도 적어도 후회는 없을 테고, 세계적 스타들과 당당히 겨뤘다는 자신감이라도 수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은 아무것도 못해보고 두들겨 맞았고, 가장 높았던 확률의 결과를 받았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의 노력은 아름다웠지만, 그들의 땀방울을 헛되이 만든 벤치의 어눌한 상황 판단은 반성해야 할 점 많았던 아르헨티나 악몽이었다.

사족: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역시 운장(運將)인가 보다.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잡아낼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사진=아르헨티나전 허정무 감독ⓒSteve Bardens/BPI/스포탈코리아

깊이가 다른 축구전문 뉴스 스포탈 코리아(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서적, 관심서적 자료 신청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