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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플루 사실상 대유행, 국가 비상사태 선포해야

by 바로요거 2009. 8. 25.

 

국내 신종플루 사실상 대유행, 국가 비상사태 선포해야

“설마 나도” 신종플루 대유행 불안..‘비상사태’ 고강도 대응

파이낸셜뉴스 | 김한준 | 입력 2009.08.24 17:42

정부가 인플루엔자A(신종플루)와의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신종플루와 관련한 긴급 예산 배정을 지시하고 정부가 각 학교에 모임과 행사를 금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처방을 내리고 있다. 신종플루가 사실상 대유행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인식을 하고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00명 돌파한 감염자…발빨라진 정부
24일 현재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모두 3113명. 지난 7월 22일 감염자 수 1000명을 넘어선 뒤 한달 만에 세배로 불어났다. 특히 최근에는 매일 1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는 등 확산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바이러스의 힘이 더 강해지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게 더욱 큰 문제다. 이미 개학철을 맞은 중·고교는 신종플루 공포감으로 잇단 개학연기, 휴교에 들어간 상태다. 학교 내 대규모 감염을 우려하는 정부도 운동회와 수학여행 등 일체의 단체모임을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긴급예산을 배정해서라도 신종플루 치료제를 충분히 확보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현재 인구의 11%에 이르는 531만명분의 치료제를 갖고 있는데 20%선은 확보해야 안심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는 정부가 보유 중인 25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일선 보건소에 추가 배분키로 했다. 24∼25일 중에 타미플루 15만명분, 리렌자 10만명분이 각 지역에 공급된다. 정부가 지난 주말까지 27만명분의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키로 한 것을 감안하면 2주 만에 정부비축분 52만명분이 풀린 셈이다.

복지부는 신종플루 백신 확보를 위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4일 오후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을 벨기에로 급파해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프랑스의 사노피파스퇴르를 방문해 백신 확보를 위한 협상을 벌일 방침이다.

■"국가비상사태 선포해야"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행동도 부족하다고 꼬집는다. 대한의사협회는 24일 서울 이촌동 회관에서 신종플루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등 다수 나라들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적극 대처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국가재난대책본부를 출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경만호 회장은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학교 휴교, 직장인 환자 자택격리 등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전 부처가 참여하는 대책본부가 필요하다"면서 "국가예산을 빨리 확보하고 보건소도 전 인력이 신종플루 대응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고려대 김우주 교수(감염내과)는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는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 고위험 의심환자, 중증 폐렴과 같은 합병증 의심 환자에 대해서만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게 돼있다"면서 "그러나 신종플루 첫 사망자가 초기에 열만 난 것을 감안하면 이런 지침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백신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많다. 대부분의 해외 백신 생산업체들의 신종플루 임상실험이 최근에서야 시작됐기 때문에 대유행이 되기 전까지 공급부족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항바이러스제에 내성이 생겼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분리된 신종플루 바이러스 중 12건이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였다.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확인된 지난 4월 말 이후 3개월 만에 일본, 미국, 덴마크 등 6개 국가에서 내성 바이러스가 분리된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조만간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겨울인 1월까지 국내에서 유행한 계절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대부분이 타미플루 내성을 나타냈다. 내성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치료제를 투여하더라도 약효가 제대로 나타나질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성을 가진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와 결합한다면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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