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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아프다! - 열 받는 지구촌

by 바로요거 2008. 12. 11.

 

‘열 받는 지구촌’ 

 



올 겨울 호주는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이라는 100년만의 가뭄으로 국토 대부분이 극심한 물난리에 시달렸다. 사진은 지난 6일 시드니 북서쪽의 컴바이챈스라는 지역의 한 농부가 물이 없어 죽어간 소들의 잔해 곁을 힘없이 걸어가는 모습.

 



뉴욕시 등 미국 동부는 올 겨울 129년만에 가장 늦게 첫 눈이 내렸다. 그러나 일단 내리기 시작한 눈은 최고 3m의 폭설로 돌변해 큰 피해를 입히는 등 시민들은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몸서리 쳐야 했다. 사진은 지난 1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제임스타운의 빙판으로 변한 도로 상황.

 



올 겨울 유럽 알프스에는 눈이 제대로 내리지 않아 상당 수 스키장들은 ‘겨울 장사’를 접어야 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알프스와 가까운 독일 남부 빈클모잘름에서 기온이 이례적으로 영상 10도까지 올라가자 노인들이 벤치에 앉아 햇별을 쬐고 있다.

지구가 아프다. 세계 곳곳에서 폭우와 폭설, 가뭄, 폭염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단순히 전문가들의 예측이 아니라 인류의 삶을 파괴하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스위스 보험사 ‘스위스 리’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 이변으로 인한 사망자는 3만1000명에 이른다.

◇계속된 기상 이변=기상 이변은 올 겨울 세계 대륙 곳곳을 강타했다.

더운 나라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된 추위로 수십여명이 사망했다. 봄 같은 날씨가 계속돼, 눈 없는 겨울을 보내던 서유럽에서는 지난 1월 말 갑자기 한파가 몰아쳐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월 초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웠던 미국 뉴욕시는 1월 말 갑작스러운 한파가 닥쳐 20여명이 사망했다.

중국은 기상 관측 이래 167년 만의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말부터는 서남부 지방은 때 아닌 가뭄, 동북 3성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혹한의 러시아는 강과 바다가 얼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호주는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극심한 가뭄을 지금도 앓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을 150ℓ로 제한하는 극단적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온난화가 주범=최근 발생한 이상 기후는 모두 지구온난화와 관계가 깊다. 지구에 복사된 태양열이 이산화탄소, 메탄 등 온실가스로 인해 대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게 지구온난화다. 온난화가 대기의 순환 패턴을 변화시키고 극지방의 빙하를 녹이면서 지구 곳곳에서 혹서, 혹한, 홍수 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혁명 이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이었으나 현재는 350ppm으로 25% 증가했다. 20세기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0.7도 상승했다. 1850년대 이래 기록적으로 온도가 높았던 상위 10개년은 모두 1994년 이후에 있었다.

각국이 지금처럼 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현재 70억t에서 2050년에는 150억t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550ppm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난 반세기 동안 지구온난화가 인간이 소비하는 화석 연료의 온실가스에 의해 초래됐을 가능성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며 최근의 재앙을 부른 것은 결국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비관적 전망=IPCC는 2100년에 지구의 평균기온이 1.1~6.4도 상승, 온난화가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도 18~59㎝ 상승, 2080년까지 매년 1억명이 집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몰디브 같은 섬나라는 물론 네덜란드와 방글라데시, 상하이,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저지대 국가 및 도시들도 침수로 사라질 위기다.

또 가뭄으로 식수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인류가 2080년엔 11억~32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식량 수확의 감소로 6억명이 굶주림과 영양실조에 시달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말라리아, 뎅기열 등 열대성 질환의 북상도 예상된다. 국제원조단체인 ‘갈브메드’의 스티브 슬로안 회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네덜란드, 프랑스 등을 강타한 청설병처럼 열대성 질환이 북쪽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기한이 단 10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삼림과 바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절반가량을 흡수하고 있지만, 한계량을 넘어서면 자정능력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말테 마인스하우젠 박사는 “10년 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면, 이산화탄소 수치를 위험선 아래인 450ppm에 묶어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희기자 violet@kyunghyang.com

 

출처:개벽실제상황 http://gaebyeok.js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