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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원짜리 김치찌게....청와대도 깜짝 놀란 모스크바 물가

by 바로요거 2008. 10. 2.

김치찌개 7만원..청와대도 깜짝 놀란 모스크바 물가

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8.10.02 17:33

- 대통령 수행원들 살인적 물가에 한숨만

- 푸틴도 물가문제로 고민..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김치찌개 한 그릇 먹었는데 7만원을 내라고 하더군요"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하며 2박4일의 숨가쁜 일정으로 러시아를 훑고 돌아온 청와대 참모들. 저마다 후일담을 풀어놓다가도 살인적인 모스크바 물가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7만원짜리 김치찌개 사건은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현지를 사전 답사하고 돌아온 한 청와대 직원이 당했던(?) 경험이다.

정신없이 이것저것 챙기다가 밥 시간을 놓쳐버린 그는 호텔에 있는 한 한식당에 들어가서 습관적으로 가장 싼 메뉴의 대명사인 김치찌개를 시켰다가 계산서를 받아들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찍힌 금액이 무려 65달러였다고.

대통령을 따라 러시아를 간 기자들도 살인적인 물가를 실감했다. 출장비를 언론사들이 각자 지불하는데 호텔방의 하룻밤 숙박료가 무려 약 500달러(60만원)나 됐기 때문이다. 모스크바는 유달리 호텔비가 비싸다. 그래서 현지 한인들 사이에서는 몇년전부터 민박집이 짭잘한 부업거리로 떠올랐다고 한다. 2인실을 1인당 100달러(12만원)씩 받는데도 꽤 잘 팔린다.

현지에서 만찬 행사를 주최한 모 경제단체도 계산서를 받아들고 눈을 여러번 비볐다는 후문. 너댓가지 정도의 중국요리가 나온 간단한(?) 식사였는데 음료를 제외한 밥값만 1인당 120달러였다고. 현지 가이드 역할을 맡았던 한 유학생은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가볍게 한끼 식사를 하려고 해도 최소한 1만5000원정도 든다"면서 "1년새 30~40%는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물가 때문인지 러시아를 찾는 외국인들은 팁을 주는데 상당히 인색해졌고 현금보다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찬밥 신세다. 레스토랑이나 골프장, 고급 백화점의 여종업원들은 외국인들보다는 현금을 물 쓰듯이 뿌리는 '노브이루스키(러시아 신부유층)'들에게 더 친절하다는 것.

모스크바에서 만난 한 현지 기업인은 "스타킹 한장만 주면 대접이 달라진다는 건 이제 다 지나간 옛날 이야기"라면서 "예전에는 상점 종업원이 무뚝뚝하게 대하면 아직 사회주의 물이 덜 빠져서 그런가 싶었는데 요즘엔 내가 돈 없는 걸 알아보나 싶어서 주눅이 든다"고 털어놨다.

현지에서 집을 빌려쓰는 한국 기업인들이나 공무원들은 "그건 이야깃거리도 못 된다"며 웃었다. 한 외교통상부 공무원은 "방 두 개 짜리 아파트를 빌려쓰는데 월세가 4800달러(560만원)"라면서 "공무원이라 좀 덜하지 여기 나와있는 기업인들은 5년차 직원이 내는 월세가 8000달러가 넘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도 물가 문제로 고민이 크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14%에 이를 것이라는 게 비교적 객관적인 전망치다. 특히 농산품과 공산품을 거의 다 수입하다시피하는 러시아는 미국발 경제위기로 환율이 뛰는 게 바로 물가상승으로 직결된다. 초조해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빈부격차가 가장 큰 사회문제로 대두된 러시아는 생필품 물가를 억제하는 게 민심수습과 직결되는 숙제다.

푸틴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을 50분씩 기다리게 만들면서 외교상 결례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게 된 것도 푸틴 총리가 그날 긴급하게 소집한 미국발 경제위기 대응회의 때문이었다.

푸틴 총리와 이 대통령의 회담중에도 두 사람은 '우리가 언제까지 미국 문제로 이렇게 애를 태워야 되느냐'고 농담을 주고 받았다. '미국발 위기가 심각하니 우리끼리라도 필요하면 서로 좀 돕자'는, 두 사람의 푸념에 가까운 이야기는 '한-러간 금융협력 합의안이 도출됐다'는 식으로 와전되어 한때 기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통령을 수행한 박병원 경제수석비서관도 2박4일 일정 중에 하룻밤을 뜬눈으로 새웠다. 역시 미국 하원에서 터진 '금융구제안 부결' 때문. 그는 자다가 웬지 느낌이 이상해서-그는 시차때문에 잠에서 깼던 것 같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경제수석의 동물적(?) 본능이 발휘된 결과로 보인다- 우연히 TV를 틀었다가 이 뉴스를 듣게 됐다고 한다.

시계를 보니 모스크바 시간 새벽 2시. 한국시간 오전 7시. 그는 그때부터 서울에 남아있는 청와대 직원과 통화해서 주식시장 동향을 체크하고 블룸버그 TV에서 쏟아지는 뉴스를 챙기느라 밤을 꼬박 새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기업인 시절에 정주영 회장과 러시아를 방문하면 꼭 국내에 무슨 일이 터지는 징크스가 있어서 나중에는 둘 중에 한명만 가고 한명은 국내에 남자고 했다고 한다"면서 "이번에도 그 기억 때문인지 떠나면서 국내 상황을 잘 챙기라고 몇차례 당부하고 떠났는데 결국 미국에서 사고가 터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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