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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무풍지대, 학교앞...우리 아이들이 노출됐다.

by 바로요거 2008. 10. 1.

"우리 아이들이 노출됐다"…학교 앞은 '멜라민 무풍지대'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10.01 07:10

[CBS경제부 박지환 기자]

중국산 '저질분유'에서 촉발된 멜라민 파동이 전국을 뒤흔든지 일주일이 지났다.
멜라민 파동은 올해초부터 연이어 터진 '쥐머리' 새우깡과 '칼날' 참치캔 등 식품이물질 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동안 터진 식품 이물질 사건은 일회성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멜라민 사태는 신체에 유해한 첨가물이 어느 식품에 들어갔는지 가늠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멜라민 첨가식품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유사한 저질 유해 첨가물이 또다시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식품 산업 전반에 후폭풍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선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는 국적 불명의 과자와 사탕들이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가 제2, 제3의 멜라민에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학교앞 문방구 국적불명의 불량식품들

멜라민은 유제품이 들어간 식품의 단백질 함유량을 일정정도 유지시켜주는 값싼 첨가물이다. 유해성 여부와 상관없이 원가를 낮추기 위해 양심을 판 저질 상술의 극치다.

중국발 멜라민 사태가 터진 이후 정부는 관련 식품 수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남준 행정안전부 제2차관은 시.도 지자체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빠른 시간안에 어린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동네수퍼와 문방구 등 소규모 상점에서 멜라민 관련 제품을 수거하라고 직접 지시했다.

그러나 시중의 초등학교 앞 문방구들에서는 원산지와 원료수입국 등을 확인할 길 없는 '불량식품'이 여전히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이번 중국발 멜라민 사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2, 제3의 멜라민 첨가물 출현을 우려하고 있지만 시중 문방구들은 이런 우려에서 한발 비껴있는 모습이다.

◈ "1,000원이면 문방구에서 배불리 먹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금천구 A 초등학교 앞에 위치한 문구점 3곳은 수업을 마치고 우르르 몰려나온 아이들이 '불량식품'을 사먹는라 장사진을 이뤘다.

대부분의 문구점들은 입구에 한평 남짓한 가판을 만들어 100여가지가 넘는 불량식품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아이들이 손에 쥔 사탕과 과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조악한 용기로 포장돼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웠다. 잘 팔린다는 '별사탕'은 제조원만 기록돼 있을 뿐 원료수입국 등은 일절 표시돼 있지 않았다.

이런 과자류는 대부분 중국과 베트남, 태국, 멕시코 등 국외에서 수입된 원료로 만든 것으로 이번 멜라민 파문에서 보듯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다. 가격은 대부분 단돈 100원.

초등학교 4학년 박모군은 "반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 끝나면 문방구에 들려 과자와 사탕 등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박 군은 또 "엄마, 아빠가 불량식품 먹지 말라고 해서 몰래 사먹고 집에 들어간다"며 웃었다.

옆에 있던 김모군도 "아이스크림도 200원밖에 안해 하루에 3-4개씩 사먹는다"며 "1,000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이들이 국적불명의 불량식품을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배경은 우선 값이 싸다는 데 있다. 단돈 1,000원이면 사탕과 과자, 껌, 아이스크림, 초코릿 등을 종류별로 10개나 구입할 수 있다.

또 학교앞에 위치한 문방구들이 앞다퉈 가판을 차려놓고 하교하는 아이들을 유혹하는 부도덕한 상술도 문제다.

싼 가격과 접근의 용이성, 아이들의 미숙한 상황대처 능력 등 3박자가 딱 맞아떨어지며 제2, 제3의 멜라민 파동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질 불량식품 판매를 부채질 하고 있다.

◈ 원료수입국 표시 찾아볼 수 없어

현행 농산물품질관리법상 원산지는 순수 국산 재료만 사용했을 경우 '국산'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문방구에서 판매되는 불량식품 대부분은 제조원만 표기돼 있을뿐 포장지에서 '국산'표시는 물론 원료수입국도 확인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국내 문방구 등에서 팔리는 어린이용 과자 원료의 90% 이상은 수입산. 값싼 원료를 들여와 공장 등에서 제조한 뒤 시중 문방구 등지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국산으로 둔갑해 손쉽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문방구 주인 김모씨는 "허가가 난 상품들이어서 우리도 돈주고 물건 떼다 파는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이어 "구청에서도 자주 나와 유통기한 등을 체크하고 간다"며 "안좋은 게 있다면 생산지를 잡아야지 왜 정정당당하게 장사하는 이곳까지 와서 귀찮게 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학교앞 문방구의 경우 공산품 판매로 등록신고를 하면 가공식품까지 함께 팔 수 있다. 구청과 시청 등 각 지자체는 유통기한 등만 확인할 뿐이다.

이에 따라 원산지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원료로 만들어진 불량식품이 학교앞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는 것.

멜라민 불안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파만파 확산되는 가운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또다른 중국산 저질 원료 파동에 우리 아이들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셈이다.

소비자시민모임 문은숙 처장은 "맞벌이 가정의 경우 하루종일 밖에서 노는 아이들이 저질식품 상혼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며 "문방구라 하더라도 식품보관시설과 같은 판매자준수사항을 강화해 저질 불량식품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처장은 또 "판매자도 소비자에게 물건을 팔기 전에 제조자가 갖다준 물건에 대해 점검할 의무가 있다"며 판매자와 유통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viole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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