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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짜상품과 불량상품

by 바로요거 2008. 9. 30.

[해외칼럼] 중국 산업화의 악몽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08.07 05:21

[중앙일보 이은주] 최근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짜' '불량' 상품이 세계 언론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0일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SFDA·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해당)의 전임 국장 정샤오위(63)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10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죄다.

 

처음에는 유해 화학성분인 멜라민이 들어간 애완동물 사료가 문제였다. 치약에서는 독성 화학물질 디에틸렌글리콜(DEG)이 검출됐다. 장난감에선 납 성분이 과도하게 검출됐는가 하면, 휴대전화 배터리가 폭발하고 불량 타이어를 리콜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어 눈길은 식품으로 쏠렸다. 세계 언론에는 감미료가 첨가된 가짜 꿀, 세균에 오염된 통조림, 살균제를 먹여 키운 장어와 새우를 다룬 기사가 줄줄이 나왔다.

중국 정부는 즉각 조치를 취했다. 조사에 나선 국가질량감독총국(품질검사를 담당)은 자국에서 제조되는 생활용품의 5분의 1이 안전·품질 기준에 못 미친다고 보고했다. 당국은 조사와 처벌의 강도를 높였다. 결국 180개에 이르는 식품 제조 공장이 문을 닫았다. SFDA에서 의약품 등록을 담당했던 한 관리는 제약회사로부터 3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조치는 '원숭이를 겁주려면 닭을 몇 마리 죽여라'는 중국의 유명한 속담처럼 모두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는 우리를 놀라게 했다. 중국의 특성과 결합한 자본주의가 무질서와 무법이 요동치는 '난장판'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중국 식품의 75%는 통제도 안 되는 영세한 무면허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구조적인 문제를 잘 모르면서 중국에 투자하고 무역하면서 경제성장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감탄해 왔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중국 때리기'도 쉽지 않다. 소위 '친중파'라는 이들은 중국의 문제를 터놓고 토론하지도 못한다.

중국의 음식과 의약품, 마시는 물과 공기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일찍이 '샤다오 샤오시(뒷골목 소식)'에는 온갖 이야기가 넘쳐났다. 석고 보드를 갈아 만든 흰 가루를 캡슐에 채워 약으로 판다는 소문마저 있었다. 농민들이 병원 폐기물 처리장을 뒤져 수술 기구들을 주워다 다시 포장해 싼값에 되팔았다는 얘기도 들렸다.

이런 소문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공산당이 자유 언론과 시민들이 터놓고 토론할 기회를 틀어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야말로 국민의 안녕을 위해 매우 중요한데도 말이다. 경제 수준에 비해 훨씬 뒤처진 규제 기관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국 환경보호국 직원은 1만7000명이나 되지만, 중국 환경보호국 직원은 300명이 채 안 된다.

요즘처럼 국경을 넘나들고 상호작용을 통제할 수 없는 시대에 각 국가의 문제는 곧 세계 전체의 문제가 된다. 따라서 서구에서 중국 상품의 품질 규제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많은 선진국이 중국을 세계의 '공장'과 '화학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기 위해 공모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아웃소싱' 때문에 제조 분야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개탄하면서도 쓰레기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침묵했다.

한동안 개발에 심취해 있던 중국은 이제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수십 년 전 서구 선진국들이 자연 환경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듯이 중국도 '후기 산업화' 단계에 진입하는 징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마당에 선진국들이 중국 상품에 문을 닫아 버리면 그만일까. 아니다. 차라리 중국을 돕고 선진국의 규제 당국이 나서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를 돕는 일이다. 우리는 중국과 같은 '전략적 경쟁상대'와도 공기와 물, 식품과 상품 등 너무나 많은 것을 공유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빌 셸 UC 버클리대 언론대학원장 정리=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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