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양심불량
[설왕설래]양심불량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09.29 20:47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대한민국의 식탁을 초토화하고 있다. 먹을거리 공황상태나 다름없다. 홈베이커리 용품과 주부들이 직접 간식거리를 만들 수 있는 주방용품이 불티 나게 팔린단다. 엄마들이 어지간히 뿔이 난 모양이다.
정부도 대단하다. 수입식품 전면표시제, 식품 집단소송제 등 대책을 내놓았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신속하다. 멜라민 파동이 없었더라면 정부가 서운하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마저 든다. 기존 정책을 재탕, 삼탕한 것이라는 비난이 터져 나온다. 어쩐지 수상하다 했다.
기생충알 김치 파동 때, 납덩어리 조기 소동 때 제대로 대처했더라면 멜라민 파동은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었다. 그저 그때만 호들갑을 떨 뿐 며칠 가지 않아 모든 소동은 잠잠해진다. 계절풍처럼 다음에 찾아올 식품 소동은 무엇일까.
행여 중국을 욕하지는 말자. 우리도 얼마 전까지 콩나물 잘 자라라고 비료 주고, 톱밥에 붉은 물감 들여 고춧가루 만들지 않았던가.
단지 바라는 것은 이번에 회수된 멜라민 검출 과자나 유제품 가운데 절반 정도라도 시중에 재유통되지 않았으면 한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올 3월 '생쥐머리 새우깡'으로 한바탕 나라를 뒤흔들었던 농심은 문제의 제품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식품의약안전청 자료에 따르면 7.2%만 회수됐다고 한다. 93%의 행방이 모호하다. 누군가의 뱃속으로 사라졌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속이 메스꺼워진다.
현재도 동네 가게에서는 멜라민 의심 과자가 버젓이 팔린다고 한다. 이게 우리의 현주소다. 더구나 멜라민 파동 초기 보였던 해당 기업의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태도를 보면 어이가 없다. 기업의 양심불량은 정말 구제불능인 듯하다. 그런데도 그들은 기업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국민을 탓한다.
조병철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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