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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미국의 위기가 우리의 위기

by 바로요거 2008. 9. 29.

[경제교실] 미국 금융위기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美부동산거품 꺼지며 주택소유자 빚 못갚아 금융기관 연쇄부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등 이름도 빛나는 미국 투자은행(IB)들은 많은 이에게 꿈의 직장이었습니다. 첨단 금융기법을 동원해 각종 파생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그들은 전 세계 금융계에서 연금술사로 불렸으니까요. 그런 IB들이 쓰러지며 세계 금융시장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미국 4위 규모 IB인 리먼은 3분기에 40억달러에 육박하는 손실을 기록한 끝에 파산을 신청했고, 3위 IB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넘어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보험사 AIG도 850억달러 구제금융 덕분에 사망 직전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상태입니다. 첨단 금융 신화가 이렇듯 맥없이 쓰러지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금융 전문가들은 왜 이번 사태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라 부르는 것일까요.

◆ 리먼브러더스와 AIG가 쓰러지기까지

= 지난해 여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기억할 겁니다.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자들이 높아진 이자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대량 연체 선언을 하고 나서면서 모기지를 이용한 파생상품 시장까지 출렁였던 사태 말이지요.

모기지 채권을 사뒀던 IB들은 이를 모아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했고, IB들은 이를 헤지펀드나 보험사, 다른 투자은행에 다시 팔았습니다. 저신용 대출자들이 갚지 못한 `리스크`가 파생상품이란 이름으로 돌고 돌아 부실이 전염됐고, 고유가에다 전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미국 주택시장은 더 깊은 침체로 빠져들었습니다.

집값이 계속 하락하니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만든 모기지증권 가격도 계속 떨어지고 이를 샀던 IB들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그 크기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커져버린 겁니다. 주가는 반 이상 폭락하고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그러다 보니 급한 돈을 수혈할 곳도 마땅치 않아 파산을 선고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올 2분기 미국 부실 은행은 117개로 전 분기 대비 30%나 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은행이 문을 닫을지 알 길이 없군요.

◆ 미국의 위기가 곧 우리의 위기인 이유는

= 미국 내 금융위기가 강 건너 불에 그치지 않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전 세계로 번지는 것은 전 세계가 이번 사태로 현금 확보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입니다.

신용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 시장 참가자들이 결국 가장 안전한 자산인 현금으로 몰리게 되고, 현금을 묻어뒀던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팔아치우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한국은 유독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으로 손꼽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대거 현금을 챙겨 나가면서 이번 사태에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아무리 미국 IB 등 금융회사들이 망해가고 있다고 해도 내공이 있는 회사들이기에 값이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사들이면 훗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한국에 투자했던 돈을 거둬들여 미국 등지에 투자 대기하는 자금도 많아졌습니다.

HSBC가 외환은행 인수의사를 거둬들인 뒤 미국 금융회사들을 사들일 기회를 살피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전문가들은 당장의 주가 하락보다 앞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소비가 줄어드는 등 후폭풍이 더 매서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내 펀드, 내 주식이 곤두박질치다 보니 투자자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이지요.

미국 월가 주요 은행들이 손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추가로 하락될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악영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로선 거대 수출 상대국인 미국 경기 침체가 정말 남의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전통적으로 많이 팔리던 자동차 가전 컴퓨터 반도체 등의 수출이 부진하면 국내 소득 감소와 투자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까지 승용차(-19.6%) 반도체(-12.9%) 컴퓨터(-29.1%) 정보통신기기(-8.6%) 등 첨단 주력수출품목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 세계 경제의 교과서, 미국은 살아날까요

= 다급해진 미국 정부는 이제까지 쓰러진, 그리고 앞으로 또 쓰러질 부실자산 인수에 총 7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미국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 구제금융입니다. 그러나 케네스 로코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현재 금융시장을 구제하기 위해선 많게는 2조달러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고, 로버트 실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도 "신용위기의 끝이 안 보인다"면서 "주택가격은 앞으로 10% 더 떨어질 텐데 정부가 모든 경제를 구제할 수는 없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과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1달러에 유동화라는 `마법의 가루`를 뿌려 수천 달러로 부풀린 뒤 나눠먹는 `탐욕의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금융시스템을 전면 재보수할 때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한창 시끄러울 때 한국을 방문했던 세계적인 경제학자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대 교수의 말이 귀에 남습니다. 그는 "은행들에 스스로 위험자산에 투자할 양을 결정하게 한다거나 얼마의 자본을 갖고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놔둔 감독체제에 문제가 있다"며 서브프라임 사태의 책임에서 은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꼬집으면서 앞으로 다가올 부실의 확산 사태를 예견했었습니다.

은행이 단기간에 헤지펀드에 너무 많은 돈을 빌려주도록 방치한 죄, 파생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꼼꼼히 관리ㆍ감독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지 않은(혹은 너무 늦게 도입한) 죄는 누구에게 있을까요. 이제 세계가 미국을 다시 한 번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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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시대 해법을 찾는다' - 제9회 세계지식포럼

 

2008.09.23 15:38:37 입력

출처: http://www.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