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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후회

by 바로요거 2008. 6. 20.

[여적]대통령의 후회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6.12 18:29

국가 지도자를 잘 만나야 국민이 편하다는 것은 지당한 말이다. 역사적으로 지도자를 잘못 만나 국민이 고생한 사례를 수도 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장삼이사(張三李四)의 힘이라야 거기서 거기지만 대통령이 행사하는 영향력, 파괴력은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그렇다면 후회하지 않는 지도자를 갖는다는 건 국민에게 어떤 의미일까. 일단 긍정적이다. 걸핏하면 자신의 정책 결정과 행동을 두고 후회하는 지도자는 국정철학 빈곤과 무능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후회는 국민 불안으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바람직한 대통령상은 신념을 가지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아도 될 정책을 꿋꿋이 펴는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지나친 독선, 오만과 구분돼야 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과거 행적에 대해 '후회'하는 발언을 했다. 영국 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그는 호전적 수사(修辭)로 자신이 마치 이라크 전쟁을 갈망하는 사람으로 세계에 비쳐진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또 이라크 전쟁을 놓고 미국사회가 극심하게 분열된 데 유감을 표시하고 '덤벼 봐' '죽느냐 사느냐' 같은 표현이 자신을 평화주의자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밝혔다.

8년 간의 임기를 반년가량 남겨 놓은 부시의 이 같은 후회는 어처구니 없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을 구실로 중동패권과 석유이권을 위해 이라크를 침공했다. 미군이 4000명 이상 전사했고 이라크 민간인 희생자는 10만~20만명을 넘어 부지기수다. 지금도 200만명 이상이 난민으로 떠돌고 있다. 그래놓고 "호전적 수사"를 후회한단다. 본질을 벗어난, 늦어도 너무 늦은 후회다.

궁금한 건 자칭 '민주화 1세대'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현재 심정이다. "6·10집회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겠다"는 그에게도 일말의 후회가 있는 걸까. 그는 새 장관과 청와대 수석 인선에 비영남, 비고려대, 재산 30억원 이하란 기준을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진실한 후회나 반성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우리 정치사에는 11년 전 환란으로 기업들이 수없이 무너지고 실직한 가장들이 자살하는 사태에 대해서도 결코 제대로 된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은 대통령이 있었다.

< 김철웅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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