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유가·고물가 태풍속 ‘성장 집착’ 안된다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5.23 22:12
국제유가가 초급등세로 치닫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중동산 두바이유도 120달러를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설마설마했던 '3차 오일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6~24개월 내에 150~200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현재의 유가 수준이 수급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비합리적 가격대'라는 분석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상승 전망 일색이다.
국내 휘발유 판매가격도 ℓ당 2000원이 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국제시장 경유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경유의 주유소 공급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싸져 경유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는 경우도 곧 나타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의 국내 파장은 유가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을 넘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단계로 진입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4.1% 뛰어 3년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한두달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원재료 물가는 무려 56% 폭등했다.
세계 각국이 고유가에 이은 고물가 태풍이 초래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안정 위주의 정책 기조를 다잡아가고 있다. 경제가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자구책을 서두르는 추세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월 말 1.3~2.0%로 잡았던 성장률 전망을 최근 0.3~1.2%로 크게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태도다. 에너지 대책은 거의 손 놓은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고물가 태풍이 몰려오는 속에서도 6% 성장을 겨냥한 정책기조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환율 정책이다. 가뜩이나 수입물가 폭등으로 생필품과 서비스 전반의 가격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 환율 상승을 유도해 수입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수출을 늘려 어떻게든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무모한 자세가 원인이다. 물가급등은 그 자체로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 감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물가 챙기는 시늉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에 정책의 최우선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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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휘발유 판매가격도 ℓ당 2000원이 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국제시장 경유가격이 치솟는 바람에 경유의 주유소 공급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싸져 경유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는 경우도 곧 나타날 전망이다. 국제유가 급등의 국내 파장은 유가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을 넘어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단계로 진입했다. 소비자물가가 지난달 4.1% 뛰어 3년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한두달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원재료 물가는 무려 56% 폭등했다.
세계 각국이 고유가에 이은 고물가 태풍이 초래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안정 위주의 정책 기조를 다잡아가고 있다. 경제가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자구책을 서두르는 추세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1월 말 1.3~2.0%로 잡았던 성장률 전망을 최근 0.3~1.2%로 크게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는 듯한 태도다. 에너지 대책은 거의 손 놓은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고물가 태풍이 몰려오는 속에서도 6% 성장을 겨냥한 정책기조에 매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환율 정책이다. 가뜩이나 수입물가 폭등으로 생필품과 서비스 전반의 가격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 환율 상승을 유도해 수입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수출을 늘려 어떻게든 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무모한 자세가 원인이다. 물가급등은 그 자체로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소비 감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물가 챙기는 시늉만 할 것이 아니라, 더 늦기 전에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에 정책의 최우선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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