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석유위기시대, 민생이 걱정
2008-05-27 오후 1:36:22 게재
석유위기시대, 민생이 걱정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고 호들갑을 떨던 것이 엊그제였는데 일부 전문가는 곧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연말까지 2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차(1973년)와 2차(1979년)에 이어 3차 오일쇼크라고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다.
국제유가 폭등에 따라 휘발유값도 엄청 올랐다. 서울 도심의 무연 보통휘발유값이 리터당 2000원을 넘었다. 경유값은 더 올랐다. 1년 전만 해도 경유값은 휘발유값보다 20% 정도 쌌다. 그러나 지금은 더 비싸다. 경유를 쓰는 화물차 운전자와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활고에 생업을 접고 싶은 심정이다. 1990년과 비교할 때 물가가 2배 오를 때 경유값과 휘발유값은 각각 10배와 5배로 껑충 뛴 것이다.
정부 위기의식 없이 ‘뒷북’ 대응 일관
치솟는 기름값에 자영업자 등 서민들 허리만 휘는 것은 아니다. 항공 해운업계는 물론이고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은 고유가 충격을 줄이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에너지 수입국(2007년 945억달러)이다. 국내총생산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에너지 자급률은 불과 4.2%로 기름값이 10% 오르면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는 등 유가에 민감한 우리 경제는 가히 3차 오일쇼크에 돌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개인이나 정부의 대응은 미적지근했던 것이 사실이다. 휘발유 리터당 2000원 시대가 열려 다수 서민들은 기름값 부담을 떨치기 위한 묘수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으나 아직도 다수 국민들은 그 심각성을 모른 채 기름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고 있고 자동차의 에어컨을 켜는 대신 차량용 선풍기를 구입하는 서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차량 통행량과 전력 사용량은 줄지 않고 늘고 있다는 것이 당국 분석이다. 기름값 폭등에 따라 차량통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별로 줄어드는 기색이 없으며 출퇴근시 나홀로 차량도 여전하다고 교통경찰관들은 전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에 있다.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해야 하건만 정부가 그동안 무사안일하게 대응한 것은 사실이다. 국제유가가 사상초유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전망은 뒷북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4월 8일 이후 50여일째 100달러 이상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고 5월 23일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126달러를 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26일 뒤늦게 두바이유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100달러로 조정했다. 정부의 안일한 유가전망으로 금리 물가 등 거시지표 목표는 모두 헝클어졌다. 경제성장률 등 경제운용목표 역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정부는 하루 빨리 에너지 위기에 대비한 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국민과 기업 모두 아껴 쓰고, 적게 쓰고, 다시 쓸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흥청망청 펑펑 쓰는 지금과 같은 산업구조와 국민 마인드로는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 에너지 절약형 산업구조 개편이 절실한 것이다.
물론 에너지 대란을 막기 위한 자원외교의 강화 또한 시급하다. 태양열과 태양광, 그리고 바이오디젤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기후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도 서둘러야 할 국가과제가 아닌가. 급등하는 석유와 석탄값을 고려할 때 원전 비중을 높여 부담을 줄이는 것도 시급하다.
낭비는 금물 …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나 지금 더 시급한 것은 국민 각자의 노력이다.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부와 기업의 발빠른 대응도 절실하나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 개인의 절약운동이다. 대형차보다는 소형차를 타고 자가용이나 택시 대신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한편 자전거 출퇴근을 생활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꼭 자가용을 이용하려면 여럿이 같이 타는 카풀을 활용해야 한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적정 실내온도 유지이다. 이제 한여름에 사무실에서 피서를 즐기고 한겨울 실내에서 반팔 차림으로 생활해서는 안된다. 유럽 등 선진국의 예를 참고해 여름에는 25℃ 이상, 겨울에는 2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더 이상 낭비는 금물이다. 석유위기시대를 맞아 아끼고 절약해야 한다.
정세용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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