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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는 아이는? [서형숙의좋은엄마되기]

by 바로요거 2008. 5. 17.

[서형숙의좋은엄마되기] 책 안 읽는 아이 … 화장실에 책 바구니 놓아보세요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8.03.26 00:54

[중앙일보]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책을 안 읽어서 걱정이에요. 밖에 나가 놀기만 하고 집에 오면 잠만 자요. 글자는 아주 기피합니다. 책 잘 읽는 아이로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죠? (문희영·37·서울 도봉구)

우리 아들과 참 비슷한 아이군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제 아들도 책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잘 노니 됐다. 건강하니 충분하다' 여겼는데 점차 산수 문제를 못 풀더군요. 살펴보니 문장이 긴 문제를 어려워 해 제가 읽어주면 "아하" 하고 풀었지요. '이제는 책을 읽힐 때구나' 절감했죠. 한데 아이는 하루 종일 나가 뛰어놀기 분주하고 집에 오면 숙제 하고 자기에 바빴죠.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디 비집고 들어가 "책 좀 읽어라" 하고 권할 틈이 없었어요. 잘 자야 학교 가서 공부할 테고 힘차게 놀 테니까요.

'책을 읽혀야지' 생각하고 며칠을 살펴보니 운동장에서 힘껏 뛰고 온 다음에는 꼭 욕조에 더운 물을 받아 몸을 담그더라고요. 변기에 앉아있을 때도 시간이 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에 바구니 서고를 만들어 주었어요. 4학년 교과서에 나올 법한 이야기 책, 아이가 좋아하는 축구 책, 야구 만화책을 넣어 놓았어요. 책에 질릴까 싶어 가능하면 4학년 수준보다 낮은, 그림이 많은 책을 선택했죠. 한창 볼링에도 관심을 기울이기에 볼링 책도 넣었어요.

아이가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화장실에서 자연 바구니에 손이 가고 책을 읽게 되더군요. 책을 보고 볼링을 쳐보고 이어서 다시 책을 보면서 확인하며 책 속의 비밀을 깨쳐갔어요. 여행을 가게 돼도 책을 찾고, 숙제를 할 때도 이 책 저 책 꺼내놓고 하던데요.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한 듯 보였고 효과도 좋았죠. 좀 느려서 그렇지 스스로 체득하면 책 읽는 것뿐 아니라 다른 교육도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어요.

욕조에서 책이 젖으면 안 될 텐데, 걱정되시나요? 책이란 서재를 채우고 있는 장식품이 아니라 사람이 읽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가치가 있어요. 열심히 읽고 얻었다면 버릴 수도 있어야죠. 아이가 자라면 지혜도 자라 책을 적시지 않고 보는 법도 터득하게 돼요. 책 읽기, 괴로운 일이 아니라 기쁜 일이란 걸 알려주는 게 엄마의 몫입니다. 아이가 필요로 할 알맞은 때에 말입니다. 아이를 잘 들여다보세요. 지혜가 솟아날 겁니다.

서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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