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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형 가축 사육이‘인수공통전염병’ 키운다

by 바로요거 2008. 5. 1.

[NIE] 공장형 가축 사육이‘인수공통전염병’ 키운다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8.04.30 01:09 | 최종수정 2008.04.30 03:04

[중앙일보 장욱] 이번 달 전염성이 높은 고(高)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북 김제와 정읍, 충남 논산 등의 가축 농장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2003년 이후 세 번째다. AI 확산으로 가축 사육 농가와 관련 식품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AI가 사람에게 옮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로 AI 방역 작업에 투입된 사병 한 명이 AI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AI와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사스·SARS)·인간 광우병·브루셀라증 등 '인수(人獸) 공통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AI 바이러스의 경우 현재 세계 40개국 이상에 퍼져 있고, 2003년 이후 239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인수 공통 전염병의 발생 원인과 인류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를 짚어 본다.

◇인수 공통 전염병이란=사람과 동물 사이에 전파될 수 있는 전염성 질병이다. 즉 동물이 사람에 옮기는 전염병을 말한다. 전체 전염병 중 동물이 사람에 전파하는 전염병은 70%에 이른다. 병의 매개체는 세균·바이러스·기생충 등 대다수가 병원체다. 이 병에 노출된 동물을 직·간접적으로 접촉했을 때 사람에게 옮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에 끼치는 영향=인수 공통 전염병이 치명적인 것은 잦은 유전자 변이를 통해 변종 바이러스가 다양해서다. 이 때문에 인체가 신종 바이러스와 전염병에 적응하고 대비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몸의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수 공통 전염병이 짧은 기간에 많은 인명 피해를 낳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동물이 옮기는 신종 바이러스는 인류에 큰 타격을 줬다. 과거 100년 동안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이 세계적으로 세 차례 유행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은 5000만 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57년 아시아 독감이 100만 명, 68년 홍콩 독감이 70만 명의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 이는 제1, 2차 세계대전의 전사자 수를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왜 발생하나=의학 전문가들은 인수 공통 전염병은 인간이 수렵 생활에서 농경 생활로 접어들면서 생겨난 일종의 '문명 병'이라고 설명한다. 소·돼지·양·말 등 야생 동물을 길들여 농사에 이용하고, 식용을 위해 가축을 집단으로 사육하는 과정에서 동물의 전염병이 사람에게 옮겨졌다는 분석이다. 너구리나 개가 사람에게 옮기는 광견병은 4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법전에도 기록될 정도로 인수 공통 전염병의 역사는 길다.

최근 인수 공통 전염병이 유행하는 이유는 병의 매개가 되는 바이러스가 동물들의 이동을 통해 급속도로 번지기 때문이다. AI의 경우 철새가 발생 원인이라고 지목돼 왔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AI는 겨울 철새가 떠난 뒤 나타나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AI를 포함해 인수 공통 전염병 발생의 주요 원인은 경제논리를 좇는 인간의 욕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내기 위한 현대의 공장형 가축 사육 방식이 인수 공통 전염병의 근본 원인"이라며 "좁고 밀폐된 공간에 발 디딜 틈 없이 가축을 집단 사육하는 공장형 농장에서 가축들은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AI 같은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인간 광우병도 사료 값을 아끼고 소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초식 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여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대 수의학과 이항 교수는 "인간이 자연을 마구잡이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교란시켜 야생동물과 가축에게 병을 옮기는 바이러스와 곤충이 늘었다"며 "인수 공통 전염병은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발등을 찍은 결과"라고 말했다.

교통수단과 교역이 발달하면서 동물과 인간의 대륙 간 이동이 활발해진 것도 인수 공통 전염병이 유행하는 이유로 지적된다.

◇대응 방안은 없나=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병의 전염 경로를 잘 파악해 전파를 막는 게 중요하다. 흑사병의 경우 쥐벼룩이 전파 매개체임을 밝혀내 대비책을 마련한 것이 그 예다.

이와 함께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도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옮기는 질병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치명적이므로 영양 개선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박승철(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장) 삼성의료원 교수는 "인수 공통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이 세균·동식물의 관계가 밀접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의사와 수의사는 물론 정부 부처 간 원활한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축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질병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인수 공통 전염병 연구는 소·닭 등 10여 종의 가축에 집중돼 있어 야생동물이 가축과 사람에게 옮기는 신종 전염병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인수 공통 전염병 확산 문제는 인간이 가축·동물과 더불어 존재한다는 '생태계 공동체 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풀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장욱 기자 < zusarangjoongang.co.kr >
▶기자 블로그 http://blog.joins.com/center/journalist.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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