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서해교전 발발 가능성 높다"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3.31 09:16 | 최종수정 2008.03.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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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및 문의 :심연주 작가 (02-2650-7345)]
2008년 3월 31일 (월) CBS 뉴스레이다 1부(FM98.1 MHz 매주 월~금 08:00~08:30 진행 : 임미현 앵커)
(대담 - 정세현 민화협 상임의장, 전 통일부 장관)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북한은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서, 신임 김태영 합참의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전면 차단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습니다. 오늘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민화협 상임의장을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임미현 / 진행
북측이 이른바 '선제타격' 발언이죠, 이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차단하겠다, 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으로 봐야하는 겁니까?
◆ 정세현 민화협 의장, 전 통일부 장관
네, 북쪽의 표현을 보면 사과하지 않는다면,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모든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이런 식으로 책임을 남쪽에 넘겼죠. 우리 쪽에. 그러나 전 결국 사과하지 않으면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는 그런 최후통첩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죠.
◇ 임미현 / 진행
여기에다가 어제는 북한이 선제타격이 일단 개시되면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된다, 라고 경고 입장을 밝혔거든요. 북측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걸로 봐야 합니까?
◆ 정세현
그렇죠. 불바다 발언을 94년 4월 달에 한번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것보다 더 강도 높은 소위 '잿더미' 발언을 했는데, 북한의 대남 압박이죠, 일종의. 점점 고강도로 옮겨가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하지만 국방부는 '선제타격'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의 반응은 지나치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물론 선제타격이라는 네 글자는 쓰지 않았죠. 그러나 의미상으로는 북쪽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고...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구차하게 변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선후관계를 잘 설명을 해서 우리 국민들이라도 이해를 먼저 시키고 국제사회도 이해를 시키는 것부터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데에 대한 조치가 없는 것 같네요.
뭐 북쪽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차후에 비공개 라인을 통해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도 지금 선제타격이라는 단어를 쓴 것처럼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데에 해명을 안 하고 있는 거 보면 너무 느긋하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임미현 / 진행
좀 안일한 대응이다, 이런 생각이신가요?
◆ 정세현
그런 대목이 있죠.
◇ 임미현 / 진행
북한이 최근 계속해서 압박을 하고 있는데요. 일련의 이런 메시지가 가지고 있는 뜻, 북한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궁금합니다.
◆ 정세현
북한은 그동안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예의주시해 왔다고 봅니다. 총선(대선) 끝나고 나서 3개월 정도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화를 했는데, 몇 가지 강한 발언이 나오자 바로 용수철 튀듯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기대할 것이 없다, 하는 남쪽 새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남북관계를 핵 문제에 연계시키겠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남북관계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서 아주 강력한 연계 전략을 쓰지는 않지 않겠는가, 또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텐데, 김하중 장관께서 19일 날 핵 문제 해결 없으면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없다, 하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고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이제 기대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누가 아쉬운지 보자 뭐 이런 계산에서 압박을 시작한 것 같은데, 정부가 조금 이런 상황에서는, 물론 민감하게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왕에 죽 유지돼 왔던 비공개 채널을 통해서 북쪽의 태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노력도 지금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임미현 / 진행
말씀하셨다시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핵 해결 없이는 개성공단의 투자확대는 어렵다, 이런 말을 했는데, 그렇다면 이 발언이 좀 성급한 거였나요?
◆ 정세현
글쎄요, 뭐 비핵개방 3000이라는 그런 구도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김하중 장관께서 발언을 안 하셔도 인수위 시절에도 이 비슷한 얘기는 나왔습니다. 그러나 통일 정책의 최고책임자, 실무최고책임자가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북쪽으로서도 기댈 것이 없다하는,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보는데, 성급했다기보다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말씀하신 거죠. 북한은 그게 섭섭했던 겁니다.
◇ 임미현 / 진행
김하중 장관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통일외교안보 관계자들이 잇따라서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냈거든요. 이것을 두고서 총선 앞두고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다,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그거는 조금 과하게 보는 것 같아요. 민주당 손 대표가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그거는 조금 너무 과하게 본 것 같다, 왜 그러냐 하면 대개 지금 김태영 합참의장의 발언도 일종의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이지만, 유도성 질문이라고 할지라도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그런 답변을 안 할 수 없는 그런 질문이었기 때문에, 좀 표현을 누그러뜨려서 했는데 그걸 북쪽에서 과하게 해석한 것 같고. 김하중 장관 말씀은 개성공단에 좀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개성공단 진출 중소기업인들의 요청에 대해서 비핵개방 3000 구상에 따라서 말씀을 하신 거죠.
그러니까 자진해서 얘기한 것들이 아니고, 질문에 대한 답변 방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강경 발언이 의도가 있다, 소위 북풍을 불러와가지고 보수 세력 결집시키려고 한 것이다, 하는 식의 해석은 좀 옛날 방식의 해석입니다.
◇ 임미현 / 진행
궁금한 것은 북한의 다음 카드,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이냐 인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세현
북한으로서는 계속 지금 남쪽의 태도를 지켜보다가 움직임이 없으면, 더 강한 강수를 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어떤 강수를 둘까요?
◆ 정세현
예를 들면 더 심한 말을 쏟아낸다든지, 또는 서해상에서 꽃게 철이 되기 전이라도 NLL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그런 행동을 취해서 우리가 거기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도록 유도를 하고
◇ 임미현 / 진행
그렇다면 제2의 서해교전도 가능한 것으로 보십니까?
◆ 정세현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일이 그렇게까지 에스컬레이터 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 임미현 / 진행
그러면 개성공단 사업, 또는 금강산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 정세현
현재 진행 중인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가동, 개발, 2단계 개발은 뭐 지금 시작도 못하겠다는 거니까 별개로 치고, 1단계 개발 사업 같은 것은 그대로 가리라고 봅니다. 1단계 지금 백만 평에 대한 개발은 계속 하고 있거든요.
다만 이제 자꾸 분위기가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에 공장을 짓고 바로 시설을 들여놓으려고 하는 그런 중소기업들이 주춤주춤하게 되고, 개성공단 현재는 한 육십 칠팔 개 공장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미 건물 다 진 공장의 경우에 시설 반출 같은 것을 늦출 가능성이 있고, 전반적으로 개성공단이 활기를 띠지는 못하겠지만, 중단되거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당장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분위기상 좀 더 얼어붙을 것이다, 라는 말씀이시죠?
◆ 정세현
그렇죠. 분위기가 얼어붙으면 전반적으로 느끼는 여러 가지 체감 경기라고 할까요, 그런 게 나빠질 수 있죠.
◇ 임미현 / 진행
최근의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의 이러한 강경발언이 결국 남북간의 대결, 그리고 긴장의 시대로 회귀한다, 그래서 굉장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말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될까요?
◆ 정세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꼭 의도해서가 아니라, 대결과 긴장의 시대로 회귀해서 득 될 게 뭐 있습니까. 더구나 우리 국가신인도에 미치는, 남북관계가 국가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커지지 않았습니까? 대외 무역의존도가 70%가 넘다 보니까, 남북관계가 안정이 안 되면 바로 무역에도 영향을 주고 증권 시장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결과 긴장 시대로 일부러 회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꾸 이렇게 강경 발언이 나오고 또 북쪽의 행동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대결과 긴장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 임미현 / 진행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이라든지 남북간 교류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는 '퍼주기'다,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평화비용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하는 겁니까?
◆ 정세현
글쎄요, 그 '퍼주기'라는 용어가 말이죠. 참 제가 볼 때는 좀 옹졸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작년 말에 2만 불이 넘었기 때문에 우리가 1조 불 가까운 GDP를 구가하는 데에 반해서, 북쪽의 GDP는 백억 불이 안 됩니다. 200대 1, 1인당 국민소득으로 해도 50대 1, 이렇게 돼 있는 상황에서, 좌우간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형제자매가 서로 갈려서 살고 있는 그런 아직은 현실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먹을 것을 좀 줬다고 해서 퍼주기라고 한다면,
우리가 대북 지원 액수만큼 동남아나 아프리카 지역에 보내고 있는 ODA, 한 5억불 됩니다만,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그러니까 형편이 좋은 나라는 형편이 어려운 나라, 또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서 사는 것이 도리입니다. 이걸 퍼주기라고 한다면 곤란하죠.
◇ 임미현 / 진행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새 정부의 남북관계에서 아마 중대한 기로가 될 것은 다음 달 열리는 한미정상회의가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세현
기왕에 한미동맹을 복원하겠다, 또는 한미일공조를 강화하겠다, 이런 식으로 인수위 시절부터 새 정부가 이야기했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은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지겠죠.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조치나 표현 같은 것이 나온다면 굉장히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정부 당국자들이 좀 유념을 하셔가지고, 한미관계도 제대로 잘 발전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고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오히려 남북관계가 잘 풀려나갈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하고 그런 식으로 신경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 임미현 / 진행
네, 정세현 의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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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31일 (월) CBS 뉴스레이다 1부(FM98.1 MHz 매주 월~금 08:00~08:30 진행 : 임미현 앵커)
◇ 임미현 / 진행
북측이 이른바 '선제타격' 발언이죠, 이것에 대해서 사과를 하지 않을 경우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분계선 통과를 차단하겠다, 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으로 봐야하는 겁니까?
◆ 정세현 민화협 의장, 전 통일부 장관
네, 북쪽의 표현을 보면 사과하지 않는다면,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모든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이런 식으로 책임을 남쪽에 넘겼죠. 우리 쪽에. 그러나 전 결국 사과하지 않으면 남북대화를 중단하겠다는 그런 최후통첩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죠.
◇ 임미현 / 진행
여기에다가 어제는 북한이 선제타격이 일단 개시되면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된다, 라고 경고 입장을 밝혔거든요. 북측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걸로 봐야 합니까?
◆ 정세현
그렇죠. 불바다 발언을 94년 4월 달에 한번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것보다 더 강도 높은 소위 '잿더미' 발언을 했는데, 북한의 대남 압박이죠, 일종의. 점점 고강도로 옮겨가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하지만 국방부는 '선제타격'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북한의 반응은 지나치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물론 선제타격이라는 네 글자는 쓰지 않았죠. 그러나 의미상으로는 북쪽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그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고...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구차하게 변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선후관계를 잘 설명을 해서 우리 국민들이라도 이해를 먼저 시키고 국제사회도 이해를 시키는 것부터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데에 대한 조치가 없는 것 같네요.
뭐 북쪽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차후에 비공개 라인을 통해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국민들도 지금 선제타격이라는 단어를 쓴 것처럼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데에 해명을 안 하고 있는 거 보면 너무 느긋하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임미현 / 진행
좀 안일한 대응이다, 이런 생각이신가요?
◆ 정세현
그런 대목이 있죠.
◇ 임미현 / 진행
북한이 최근 계속해서 압박을 하고 있는데요. 일련의 이런 메시지가 가지고 있는 뜻, 북한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궁금합니다.
◆ 정세현
북한은 그동안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예의주시해 왔다고 봅니다. 총선(대선) 끝나고 나서 3개월 정도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화를 했는데, 몇 가지 강한 발언이 나오자 바로 용수철 튀듯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기대할 것이 없다, 하는 남쪽 새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남북관계를 핵 문제에 연계시키겠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남북관계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서 아주 강력한 연계 전략을 쓰지는 않지 않겠는가, 또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텐데, 김하중 장관께서 19일 날 핵 문제 해결 없으면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없다, 하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고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이제 기대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누가 아쉬운지 보자 뭐 이런 계산에서 압박을 시작한 것 같은데, 정부가 조금 이런 상황에서는, 물론 민감하게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왕에 죽 유지돼 왔던 비공개 채널을 통해서 북쪽의 태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노력도 지금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임미현 / 진행
말씀하셨다시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핵 해결 없이는 개성공단의 투자확대는 어렵다, 이런 말을 했는데, 그렇다면 이 발언이 좀 성급한 거였나요?
◆ 정세현
글쎄요, 뭐 비핵개방 3000이라는 그런 구도 속에서 나왔기 때문에 김하중 장관께서 발언을 안 하셔도 인수위 시절에도 이 비슷한 얘기는 나왔습니다. 그러나 통일 정책의 최고책임자, 실무최고책임자가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북쪽으로서도 기댈 것이 없다하는,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보는데, 성급했다기보다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말씀하신 거죠. 북한은 그게 섭섭했던 겁니다.
◇ 임미현 / 진행
김하중 장관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 통일외교안보 관계자들이 잇따라서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냈거든요. 이것을 두고서 총선 앞두고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다, 이런 해석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그거는 조금 과하게 보는 것 같아요. 민주당 손 대표가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그거는 조금 너무 과하게 본 것 같다, 왜 그러냐 하면 대개 지금 김태영 합참의장의 발언도 일종의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이지만, 유도성 질문이라고 할지라도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그런 답변을 안 할 수 없는 그런 질문이었기 때문에, 좀 표현을 누그러뜨려서 했는데 그걸 북쪽에서 과하게 해석한 것 같고. 김하중 장관 말씀은 개성공단에 좀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개성공단 진출 중소기업인들의 요청에 대해서 비핵개방 3000 구상에 따라서 말씀을 하신 거죠.
그러니까 자진해서 얘기한 것들이 아니고, 질문에 대한 답변 방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강경 발언이 의도가 있다, 소위 북풍을 불러와가지고 보수 세력 결집시키려고 한 것이다, 하는 식의 해석은 좀 옛날 방식의 해석입니다.
◇ 임미현 / 진행
궁금한 것은 북한의 다음 카드,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할 것이냐 인데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세현
북한으로서는 계속 지금 남쪽의 태도를 지켜보다가 움직임이 없으면, 더 강한 강수를 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어떤 강수를 둘까요?
◆ 정세현
예를 들면 더 심한 말을 쏟아낸다든지, 또는 서해상에서 꽃게 철이 되기 전이라도 NLL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그런 행동을 취해서 우리가 거기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도록 유도를 하고
◇ 임미현 / 진행
그렇다면 제2의 서해교전도 가능한 것으로 보십니까?
◆ 정세현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일이 그렇게까지 에스컬레이터 될 수 있는 여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 임미현 / 진행
그러면 개성공단 사업, 또는 금강산 사업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 정세현
현재 진행 중인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가동, 개발, 2단계 개발은 뭐 지금 시작도 못하겠다는 거니까 별개로 치고, 1단계 개발 사업 같은 것은 그대로 가리라고 봅니다. 1단계 지금 백만 평에 대한 개발은 계속 하고 있거든요.
다만 이제 자꾸 분위기가 이렇게 되면, 개성공단에 공장을 짓고 바로 시설을 들여놓으려고 하는 그런 중소기업들이 주춤주춤하게 되고, 개성공단 현재는 한 육십 칠팔 개 공장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미 건물 다 진 공장의 경우에 시설 반출 같은 것을 늦출 가능성이 있고, 전반적으로 개성공단이 활기를 띠지는 못하겠지만, 중단되거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당장은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진행
중단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다만 분위기상 좀 더 얼어붙을 것이다, 라는 말씀이시죠?
◆ 정세현
그렇죠. 분위기가 얼어붙으면 전반적으로 느끼는 여러 가지 체감 경기라고 할까요, 그런 게 나빠질 수 있죠.
◇ 임미현 / 진행
최근의 이명박 정부 관계자들의 이러한 강경발언이 결국 남북간의 대결, 그리고 긴장의 시대로 회귀한다, 그래서 굉장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말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 될까요?
◆ 정세현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죠.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꼭 의도해서가 아니라, 대결과 긴장의 시대로 회귀해서 득 될 게 뭐 있습니까. 더구나 우리 국가신인도에 미치는, 남북관계가 국가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커지지 않았습니까? 대외 무역의존도가 70%가 넘다 보니까, 남북관계가 안정이 안 되면 바로 무역에도 영향을 주고 증권 시장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대결과 긴장 시대로 일부러 회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꾸 이렇게 강경 발언이 나오고 또 북쪽의 행동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대결과 긴장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 임미현 / 진행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이라든지 남북간 교류에 대해서 이명박 정부는 '퍼주기'다,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평화비용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하는 겁니까?
◆ 정세현
글쎄요, 그 '퍼주기'라는 용어가 말이죠. 참 제가 볼 때는 좀 옹졸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작년 말에 2만 불이 넘었기 때문에 우리가 1조 불 가까운 GDP를 구가하는 데에 반해서, 북쪽의 GDP는 백억 불이 안 됩니다. 200대 1, 1인당 국민소득으로 해도 50대 1, 이렇게 돼 있는 상황에서, 좌우간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래도 형제자매가 서로 갈려서 살고 있는 그런 아직은 현실에서,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 동포들에게 먹을 것을 좀 줬다고 해서 퍼주기라고 한다면,
우리가 대북 지원 액수만큼 동남아나 아프리카 지역에 보내고 있는 ODA, 한 5억불 됩니다만, 이건 또 어떻게 설명할 것입니까. 그러니까 형편이 좋은 나라는 형편이 어려운 나라, 또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서 사는 것이 도리입니다. 이걸 퍼주기라고 한다면 곤란하죠.
◇ 임미현 / 진행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새 정부의 남북관계에서 아마 중대한 기로가 될 것은 다음 달 열리는 한미정상회의가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정세현
기왕에 한미동맹을 복원하겠다, 또는 한미일공조를 강화하겠다, 이런 식으로 인수위 시절부터 새 정부가 이야기했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은 상당히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지겠죠.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그런 조치나 표현 같은 것이 나온다면 굉장히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정부 당국자들이 좀 유념을 하셔가지고, 한미관계도 제대로 잘 발전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고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서 오히려 남북관계가 잘 풀려나갈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하고 그런 식으로 신경을 써주시길 바랍니다.
◇ 임미현 / 진행
네, 정세현 의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 국방부 "선제타격은 北 억지…2~3일 내에 답신"
● 北미사일발사,韓美겨냥한 김정일의 불만표시
● 北 "선제공격 사죄 안하면 남북대화 중단·선제 타격할 것"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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