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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들 “남녀공학 싫어”....왜?

by 바로요거 2008. 3. 24.

10등 안 6~7명이 여학생…남학생들 “남녀공학 싫어”

한겨레 | 기사입력 2006.02.07 22:56 | 최종수정 2006.02.07 22:56

[한겨레] 교육에서 동등한 경쟁조건이 갖춰지면서 중·고교에서도 '우먼 파워'가 거세지고 있다. '공부 잘하는 여학생, 공부 못하는 남학생'이라는 이분법이 벌써부터 입에 오르는 실정이다.

"절반의 몫은 확실히"

=남녀 공학 중·고교에서 여학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 ㄱ중 3학년 최아무개(16)양은 "반에서 10등 안에 드는 아이들을 보면, 대체로 6~7명 정도가 여학생"이라고 말했다. 서울 ㅅ고 1학년 이아무개(17)군은 "2008학년도 입시부터 내신이 중요해진다고 하는데 내신성적을 성별로 따로 매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내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학 수시모집에서 여학생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2006학년도 수시모집 합격자 가운데 여학생이 52.77%를 차지해 처음으로 합격자 성비가 역전됐다. 연세대 수시에서 여학생 합격자 비율은 2004학년도에 45.42%, 2005학년도에는 49.92%로 계속 늘어왔다. 성균관대도 2005학년도(51.8%)에 이어 2006학년도(52.29%)에도 수시에서 여학생 비율이 50%를 넘었다.

남학생 "남녀공학이 싫어요"

=내신 불이익을 우려해 남학생은 남녀공학을 기피하고 여학생은 여학교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남녀공학인 서울 ㅇ고 3학년 ㄱ(19)군은 "우리 학교 여학생 중에는 강남에서 중학교를 나온 뒤 집 근처의 여고에 배정받을까봐 일부러 '공동학군'에 속해 있는 우리 학교에 지원한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아들을 둔 일부 학부모들은 남자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이사나 위장전입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부모 이아무개(45·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아들이 남녀공학 중학교에 배정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근 강남의 다른 지역에서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했다. 박아무개(48·서울 강남구 개포동)씨는 "성적이 최상위층인 아들을 둔 강남 학부모 중에는 일단 특목고에 진학시킨 뒤, '내신관리'를 위해 학기 초에 곧바로 강남지역의 남자학교로 전학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지나친 확대해석 말아야"

=현재의 '여풍' 신드롬은 좀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 강남의 한 남녀공학 고교 강아무개 교사는 "여학생들이 남학생에 비해 컴퓨터 게임에 쉽게 빠져들지 않고 성격도 꼼꼼해 평소 내신관리를 잘 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여학생들이 상위권을 싹쓸이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명문대 진학률만 놓고 본다면 여전히 남학생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대의 2006학년도 수시와 정시를 합친 합격자 가운데 여학생은 36.6%에 그쳤다. 연세대도 35.77%로 비슷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2004년 말 발표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보고서(피사 2003)'를 보면, 읽기 영역을 빼고는 모든 영역에서 남학생의 성취도가 높았다. 우리나라의 남녀 학생의 성취도 차이는 '문제 해결력'에서 3번째, 수학과 과학은 각각 2번째로 오를만큼 컸다. 한국여성개발원 민무숙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여전히 모든 면에서 성별 격차가 매우 크다"며 "여학생이 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과거의 왜곡된 상황을 바로잡는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남녀 발달차 무시한 수업, 여학생이 더 유리"

'여고남저' 원인 뭔가

최근 '여고남저' 문제를 표지기사로 다룬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심리학자와 뇌 과학자 등의 연구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여학생과 남학생의 발달단계와 생물학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교육방식이 남학생 학습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유치원 시기에는 여자 아이가 말하기와 읽기 능력이 앞서지만 남자 아이는 손으로 조작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성격도 충동적이다. 그러나 똑같은 방식으로 수업이 이뤄지다 보니 남자 아이가 적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초등학교에 가면 '얌전히 앉아서 돌아가며 말하기'식의 수업이 더 강조돼, 교실에서 여학생들의 행동이 모범적인 기준이 되고 남학생은 마치 '문제 있는 여학생'처럼 취급된다"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중학교 단계까지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2년 정도 조숙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이 학교에서 위축되기 쉽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장학사도 "적어도 중학교 단계까지는 여학생이 훨씬 조숙하다"며 "여학생들이 남학생에 비해 정신연령이 높다 보니 자기관리 능력도 한 수 위"라고 말했다. 남녀 청소년기의 발달단계상 특징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교사는 "여학생이 공부에 집중하는 데 방해 요인이 훨씬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활동적인 남학생들이 교우관계나 운동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반면, 여학생들은 차분하게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이다. 꼼꼼한 여학생들이 아무래도 수행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가 쉽다는 점, 남학생이 컴퓨터 게임에 쉽게 빠져 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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