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대학문화의 실종'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기성세대 기준으로 바라본 대학관일 뿐이다.
- 커지는 우먼파워
대학가 변화의 바람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른바 우먼파워. 사회 각계 각층에서 여성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은 대학사회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여학생이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는 것은 더 이상 화젯거리가 아니다. 대학가 음주문화나 연애 등에 있어서도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총여학생회 등을 통한 지속적인 여권신장운동 덕분.
최근 몇 년간 캠퍼스 이슈 중 하나가 학내 성희롱문제와 여학생들의 권리신장. 그동안 숨겨져 있던 대학 내 성희롱문제도 이제 당당히 밖으로 나왔다. 성희롱 피해 여학생이 대자보를 통해 사과를 받아 내는 것은 흔히 볼 수 사례. 몇몇 대학에서는 성폭력 상담실을 운영하는 등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에 부심하고 있다.
성·남여평등·여성 사회진출과 관련한 교과목도 다양화되는 가운데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공학부·법학부 등 이른바 남성영역으로 인식되었던 학과에 여학생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캠퍼스 작은 변화 중 하나다.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의 경우 31%가, 고려대 법학학과의 경우 29%가 여학생들로 채워졌다.
여학생들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과 비례, 각 대학은 여학생 기숙사를 비롯, 전용 체력단련실 등 여학생들의 복지개선을 위한 각종 교내 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캠퍼스 내 권력(?)이 여학생에게로 넘어가면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도 속속 눈에 띈다. 서울 S대 한 여학생은 "몇년 전만 하더라도 안보이는 곳에서 담배를 피웠으나 최근 들어 캠퍼스에서 담배를 피우는 광경은 일반화되어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 개인주의 - 탈정치화
학부제 도입이후 '과'개념의 공동체 의식은 사라지고 학부 내에서도 취직이 잘되는 이른바 '잘 나가는 학과'를 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대학사회 내 개인주의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사회부조리들에 대해 비판하고 격렬하게 벌이던 이념 논쟁은 더 이상 신세대 대학생들의 고민거리가 아니다. 대학생들의 개인주의-탈정치화 경향은 총학생회 선거에서도 나타난다. 92년 60%를 상회하던 총학선거 투표율이 최근 들어서는 50%를 밑돌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2002년 학생회 선거관련 설문조사에 의하면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대답한 학생은 43.8%로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학의 공동체 문화가 더 이상 학생회를 통해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 사라지는 대자보, e-캠퍼스시대 도래
개인주의화를 더욱 부추기는 것은 인터넷과 이동전화의 생활화이다.
최근 어느 대학에서는 전교생에게 PDA폰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이른바 e-캠퍼스 시대가 급속도로 도래하고 있다. 그동안 캠퍼스 내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대자보가 대학문화의 중요한 부문을 담당해 왔으나 인터넷 등 통신수단의 발달로 지금은 그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대학소식은 물론 총장에게 건의하고 싶은 사항, 개개인의 주장 등 여러 가지 종류의 글이 하루에도 수 백여개씩 올라온다. 이처럼 인터넷은 대자보를 대신한 대학내 의사소통 공간으로 자리 매김해 나가고 있다. 대학가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PC방도 이같은 세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 각 대학들은 학생증을 현금카드와 교통카드, 도서대출카드 등을 겸하는 다목적 전자카드인 스마트카드로 대체했다. 스마트카드는 각종 결제, 출석, 도서대출 점검 등 여러 가지 기능을 지녀 80~90년대 성행했던 '대리출석'도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됐다.
- 어학연수, 취업 위해 해외로 해외로
몇 년 전만해도 어학연수는 '선택과목'(?)이었으나 이제는 '필수과목'이 돼 버렸다. 방학을 맞아 호주나 뉴질랜드, 캐나다, 미국 등지로 어학연수를 떠나는 대학생들의 모습은 이제 일반화돼 버렸다. 이러한 세태는 '하고싶은 일은 꼭 하고 만다'는 신세대적 사고와 함께 취업대란, 국제화 바람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대학들은 해외 대학들과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고 있다. 교류대학과 '2년+2년' 혹은 '3년+1년' 등 해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취업대란은 대학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생들 사이 전공 기피현상이 더욱 커지는 반면 취업준비를 위한 외국어 공부와 자격증 취득 열풍이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취업사이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60%가 전공과 취업은 상관없다고 대답해 대학가의 전공 파괴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보다 어학 및 토익, 토플을 비중을 두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복수 전공에서 취업률이 비교적 높은 이공계를 제 2전공으로 선택하거나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는 경향.
취업을 위한 자격증 열풍도 대학가의 새로운 변화다. 전공을 포기한 채 컴퓨터 디자인을 비롯 컴퓨터 관련 분야의 자격증 취득이 더욱 늘어나는 추세. 7대 외국계 IT 국제자격증인 마이크로소프트, 썬, 오라클, 시스코, 어도비, 노벨 자격증 취득 열풍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대학가의 새로운 모습이다.
최창식 기자 (ccs@unn.net) | 입력 : 01-12-11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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