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폭탄테러로 300여명 사상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알-하킴 사망
|
▶ 29일 이라크 나자프 지역의 이맘 알리 성전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서 이라크인들이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다. 이날 테러로 적어도 75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 |
이라크 중부 도시 나자프에서 29일 초대형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이라크의 시아파 최고 지도자(아야툴라) 모하메드 바키르 알-하킴을 포함해 최소한 82명이 숨지고 229명이 부상했다.
일부 서방 언론은 확인된 사망자가 최소 75명이라고 보도했으나 중상자가 많아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슬람 신도의 금요 대예배일을 맞아 시아파 최고 성지에서 발생한 이번 폭탄테러로 이라크는 걷잡을 수 없는 대혼란에 빠져들었으며 미군의 전후 이라크 정상화 일정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사건은 지난 10년간 중동에서 발생한 최악의 테러공격이며, 세르지오 비에이라 데 멜루 유엔특사 등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폭탄테러 열흘만에 발생했다.
또 지난 4월 9일 바그다드 함락 후 이라크에서 하루에 발생한 인명피해 규모면에서 최대를 기록했다.
◇ 폭탄테러 발생=바그다드 남쪽 180㎞ 떨어진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에서 이날 정오 주례 설교를 마친 알-하킴이 추종자들과 함께 자신의 차량을 향해 가던 중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하킴은 이날 이라크의 단결과 아랍국가의 전후 복구 지원을 촉구하는 내용의 설교를 했다.
당시 사원에 있었던 압둘 아미르 자셈(40.상인)은 "하킴이 설교를 마치고 사원을 걸어 나온 직후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설교를 마친 하킴이 자신의 차를 몰려는 순간 폭발물이 터졌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들은 폭발이 한차례 이상 일어났다고 말했다.
폭발 후 3대의 차량이 파괴된 채 사원 주변에 널려 있었고, 신도와 주민들은 시신 조각이 뒤덮힌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아나섰다.
폭발로 사원 정면 도로에직경 1.5m 크기의 구멍이 파졌으며 사원 건물도 크게 파손됐다.
미군 대변인은 폭발이 폭탄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맘 알리 사원이 시아파 최고 성소로 여겨지는 곳이어서 일대에 연합군 병력을 배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출처: 중앙일보/ 2003-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