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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식물로 만드는 치료제들

by 바로요거 2008. 3. 13.

2008년 2월 25일 (월) 04:31   조선일보

미국, 인도의 님 나무 추출물로 한때 특허 따내



출처=wikipedia.org
AI치료 타미플루 주성분은 中 토착식물… 제약사만 떼돈
인도 전역에서 흔히 자라는 님(neem) 나무 <사진>는 '축복받은 나무'로 불린다. 이 나무에 항균과 살충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인도에선 전통적으로 해충약과 비누, 화장품 원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오랫동안 미국을 상대로 님 나무에 대한 힘겨운 '생물주권' 투쟁을 벌여야 했다.

미국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인 그레이스사가 1995년 이 나무로 항균제품을 개발한 뒤 유럽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따내자, "인도의 생물자원과 전통 지식이 도둑맞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인도 정부가 결국 "특허는 무효"라는 판정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기까지는 무려 10년이나 걸렸다. 그러고도 인도 정부는 님 나무가 2000년이 넘도록 인도에서 전통 의약품 등으로 써 온 생물자원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는 별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생물주권을 둘러싼 이 같은 분쟁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마다가스카르의 토종식물인 '로지페르윙클'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펠라르고늄'에 대해서도 다국적 제약회사들과 이들 국가 간 권리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식물을 활용해 항암제와 두통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성공한 미국과 유럽연합 같은 나라들은 특허권을 주장하는 반면, 남아공 등은 "남의 나라에서 자원을 빼내가는 '생물 해적질(biopiracy)'"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의 경우처럼 생물주권을 지켜내는 사례는 아직 흔치 않다. 인도 정부는 산스크리트어로 된 고문헌 등을 샅샅이 뒤져 증거자료를 찾는 데 성공했지만, 생물자원을 유출당한 대부분 국가들의 경우 선진국의 지적재산권이나 특허권 주장을 뒤집는 자료를 쉽게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생물주권에 민감한 것은 여기에 막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조류독감(AI)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대표적이다. 이 치료제는 1996년 중국의 토착 향료식물인 '스타아니스(staranise)'란 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개발됐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로슈는 현재까지 유일한 AI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팔아 연간 20억~30억 달러를 거머쥐고 있다.

2004년엔 아일랜드의 한 제약사가 바다달팽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모르핀보다 진통 효과가 최대 1000배까지 더 뛰어난 진통제를 개발, 단숨에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이 밖에 진통해열제로 유명한 아스피린과, 항암제인 택솔이 각각 버드나무 껍질과 태평양산 주목(朱木)을 이용해 개발된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박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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