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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급등 → 물가 자극 ‘구조적 인플레’ 우려

by 바로요거 2008. 3. 13.

2008년 3월 10일 (월) 17:45   경향신문

원자재 급등 → 물가 자극 ‘구조적 인플레’ 우려



고철·곡물 등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인천항 수입 고철 하역장이 수입 물량 부족으로 썰렁하게 비어 있다. <김영민기자>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물가 급등의 가장 큰 원인은 원유와 곡물, 광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때와 기상이변으로 곡물 생산이 급감했을 때도 물가가 치솟았지만 예외적이고 단기적인 현상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의 물가 급등세는 원자재 수급 불안은 물론 투기수요, 글로벌 금융위기, 세계적인 산업·에너지구조 변화 등이 얽힌 복합적 문제여서 심각성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은 식료품 값과 교통·난방비 등 생활필수품 가격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정부의 통계치보다 훨씬 높다. 여기에 일반 국민들 사이에 앞으로도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까지 가세하면 물가상승→임금 및 비용상승→물가 추가상승의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 체감물가에 직격탄=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2~3년 전부터 급등세를 보여왔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원유인 두바이유의 현물가격은 지난 2월말 현재 배럴당 94.38달러로 2004년말(33.11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폭등했다. 같은 기간 국제 밀 가격(부셸당 307.50센트→1073.00센트)도 3배 이상 뛰었고, 국제 동(銅) 가격(당 3264달러→8502달러)도 2.5배 넘게 오르는 등 대부분의 국제 원자재 가격이 동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두달 동안에만 알루미늄은 30.2%, 동은 28.0%, 밀은 21.2% 올랐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은 생필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원유 가격이 뛰면 난방비가 올라가고, 국제 밀 가격이 치솟으면 자장면, 라면, 빵 값이 상승하는 식이다. ◇과거에는 일시적, 지금은 구조적=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다. 우선 수급불안이 문제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들이 고도성장을 구가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급증한 반면 생산은 그만큼 늘지 못하기 때문이다.

원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06년과 2007년 하루 평균 170만배럴을 감산했고, 나이지리아 등 일부 산유국의 정치적 불안이 심각해지면서 공급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곡물은 중국·인도 등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육류소비가 늘어 사료용 곡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브라질 등에서 휘발유의 대체에너지로 옥수수 등을 원료로 한 바이오 에너지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곡물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악화로 밀의 경작이 줄어들고, 원자재 수출국들의 자원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수출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도 곡물 수급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의 금리 인하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국제 투기자금이 원유 등 국제 원자재 시장에 몰리는 것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성명환 박사는 “과거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곡물펀드’라는 것이 요즘은 일반인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대거 등장하면서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과거에도 석유파동으로 원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공급제한이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원유 가격은 떨어졌다. 또 기상이변으로 곡물생산이 줄면 곡물가격이 뛰었지만 그 해만 지나면 다시 정상화됐다.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산은경제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 들어 수급에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투기자금의 유입에 의해 시장이 교란된 점을 고려하면 세계경제의 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950원대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국내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환율이 900원에서 950원으로 오르면 1달러짜리 원자재 가격은 국내에서 900원에서 950원으로 뛰게 돼 환율상승만으로 50원의 물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체감물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함께 높아진다는 점이다. 그동안 2%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익숙해져 있던 국민들은 최근 소비자 물가가 3%대 후반의 상승률을 보이자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갖기 시작했다. 일부 식품업체와 중국 음식점이 밀가루 등의 원재료 가격 상승폭보다 훨씬 높게 라면·자장면 등의 값을 올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 김준기기자 jkki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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