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표기하도록 하는 법안이 하원 전체 회의를 통과하면서 의회 처리 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 주지사 서명 절차만 남겨놓고 있어서 버지니아주의 동해병기법안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버지니아 리치먼드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버지니아주의 동해병기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하원 소위원회와 상임위원회를 거쳐 전체회의에 상정됐습니다.

하원 의원들은 100석 정도 되는 방청석과 200여명을 수용하는 참관실까지 가득 메운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법안을 발의한 팀 휴고 의원과 한국계 미국인인 마크 김 의원이 일제시대를 경험한 한국인들에게 동해병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감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인터뷰:마크 김, 버지니아주 하원 의원]

"아이들이 사용하는 교과서를 열면 일제시대 압제와 침략을 연상시키는 지도가 있습니다. 일본인들이 건너온 바다, 그리고 35년 간 나라를 잃었던 것을 연상시킵니다."

표결 결과는 찬성 81, 반대 15.

당초 70명 정도가 찬성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해서도 훨씬 압도적으로 가결된 것입니다.

이로써 2년 전 같은 안건이 부결되는 쓰라린 경험을 했던 재미 한인동포들은 감격적인 기쁨의 순간을 맛보게 됐습니다.

[인터뷰:피터 김, '미주 한인의 목소리' 회장]

"우리 한인들의, 15만의 한인의 힘으로 오늘 동해 병기가 통과된 것으로 우리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서로 축하해주셔야 됩니다."

동해병기 법안은 이르면 다음 주쯤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에게 넘겨져 서명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상하원 모두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기 때문에 매콜리프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 이후 버지니아에서 사용되는 교과서와 지도에는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될 예정입니다.

특히 버지니아주는 텍사스주 등 남부 지역 6개주와 교과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동해병기 법률은 예상보다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1월 13일 시작된 버지니아 의회의 동해병기 심의는 25일 만에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재미 한인 동포들이 이번 성공을 계기로 미국 내에서 위상을 격상하고 특히 정치력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버지니아 리치먼드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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