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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 미스테리, 경기와 거꾸로가는 부동산

by 바로요거 2010. 9. 3.

한국부동산 미스테리, 경기와 거꾸로가는 부동산

 

경기와 거꾸로 가는 한국부동산…`富의 효과` 사라져

매일경제 | 입력 2010.09.03 14:55

◆ 도전받는 경제학 - 새 해법을 찾는다 2부 ⑤ ◆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부동산 가격 움직임은 시소게임을 벌이는 듯하다. 경기가 나빠질 때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경기가 회복될 때는 오히려 하락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과 영국 등의 주택 가격은 버블 붕괴로 하락세를 연출했지만 한국 부동산 가격은 이 시기에 나홀로 상승했다. 정작 거시경제에 경기 회복 기미가 보인다는 요즘에는 침체에 빠져 급기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국내 부동산과 경기 및 글로벌 시장 간 디커플링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위기 전인 2008년 초부터 경기동행지수는 하락을 시작했다. 이 시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계속 상승해 그해 9월 고점을 찍었다. 경기지수의 움직임과 9개월 이상 탈동조 현상을 보인 것이다. 아파트 가격은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던 작년 7월에 벌써 상승곡선을 탔다. 경기지수는 지난 2월 회복세로 전환됐는데 또 이 시기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침체의 늪에 빠졌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은 실물경기와 주택경기가 동행성을 보였는데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는 실물경기는 회복하고 있지만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내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주택시장과 비교할 때도 한국 부동산은 거꾸로 움직이고 있다. 2008년 1월과 비교해 미국과 영국의 주택 가격이 20.8%와 7.0%씩 내린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5.5% 올랐다. 그러나 미국 주택 가격이 하락세에서 벗어나 다소 주춤한 2월부터 한국 부동산은 되레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경기와 부동산 가치는 비례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상식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부동산 경제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강민석 메리츠부동산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본래 주가 상승 이후 실물경제 회복, 부동산 가격 상승의 순차적 사이클이 형성되는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사이클에 대한 기본적 시차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부동산시장은 경기에 후행하고 주식시장은 선행한다. 그 선후행 시차가 10개월 정도였는데 금융위기 이후 동행 또는 1~3개월로 시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강 연구원 분석이다. 그러다보니 경기변동과 부동산 가격의 상관관계가 '뒤죽박죽'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부의 효과(wealth effect)'에 의해 투자와 소비지출을 증가시킨다. 차입자의 담보가치 증가로 신용창출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기 회복기에도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부의 효과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률이 하락 반전하면서 거래량과 공급량이 모두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를 찾기 힘들다는 측면에서 모멘텀 강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부동산 가격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전 재산을 부동산에 쏟아붓는 한국사회의 특수성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가계 자산포트폴리오 분석 자료에 따르면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1999~2007년 평균치)은 85.2%에 달한다. 미국은 36%이고 캐나다와 프랑스도 50%를 넘지 않는다. 일본만 하더라도 61.7% 정도다. 특히 한국인의 부동산 자산은 35세 이후부터 80%를 넘어간다. 저축을 통해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다가 앞으로 모을 재산까지 대출받아 집에 '올인'하는 구조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 가계 재무구조는 무너지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움직임이 바뀐 것은 매도자 우위시장에서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바뀐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수급의 불일치는 미분양 주택 물량의 급증을 가져왔고 거래마저 실종시킨 것이다. 아파트를 팔아도 대출을 갚고 나면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일명 '깡통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지어놓으면 팔리던 시절은 그야말로 옛말이다.

중소형 아파트와 대형 아파트 가격 하락 추이는 수급불균형(미스매치) 현상의 대표적인 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4월부터 6월까지 하락 국면 3개월 동안 부동산 가격은 중형(-0.1%), 소형(-0.5%)보다 대형(-1.4%) 아파트가 더 크게 하락했다.

임상수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핵가족화와 이혼가구 증가, 고령화로 인해 중소형 주택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주택 공급은 대형 위주로 이뤄져 왔다"며 "신규 건설 역시 중대형 위주로 이뤄지면서 수급 불일치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주택에 대한 수요가 바뀌고 있는데도 여전히 정부와 건설사는 대형 위주의 주택 공급만 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제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강 수석연구원은 "주택은 과거 높은 수익률과 낮은 변동성으로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자산이었다"며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택보급률 상승과 인구 감소, 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변하면서 안정성이 떨어져 향후 부동산경제를 분석하는 틀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리즈 2부 끝>

[전병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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