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진짜 침몰원인은 무엇일까?
[Why뉴스] 천안함 침몰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사고원인은 규명되지 못한채 추측·억측 근거로 다양한 시나리오까지 난무
2010-04-20 08:09 CBS 권영철 선임기자
천안함이 침몰한지 한 달이 다됐지만 구체적인 사고원인은 규명되지 못한 채 갖가지 추측과 억측을 근거로 한 다양한 시나리오들까지 난무하고 있다.
정부의 공식입장은 "외부의 충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지만 이미 언론에는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즉각적인 보복 대응 공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무엇인지 왜 원인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알아본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밝혀졌나? 아직 다양한 추측만 나돌고 있는 것 같은데?
= 그렇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다만 '내부폭발 보다는 외부 폭발에 의한 충격 탓이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고 거기에 큰 이의는 없는 상태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9일 열린 국회 국방위 답변에서 "현재 현장조사 결과는 외부 폭발 가능성이 훨씬 높다"면서 "기뢰 또는 어뢰 아니겠느냐고 추정할 수 있지만 물증이 제한 돼 있어서 영구미제 가능성도 있다"고 답변했다.
국방장관을 지낸 김장수 국회의원도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외부 충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정도라면서 구체적인 원인이 밝혀지거나 단서가 확보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이런 얘기냐?
= 그렇다. 아직 천안함이 이것 때문에 침몰했다라고 결론 내릴 아무런 물증이 없는 상태이다.
▶외부의 충격이라면 어뢰 아니면 기뢰라고 봐야 하는 거냐?
= 그렇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국회에서 답변 했듯이 외부충격이라면 기뢰 내지는 어뢰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이 이 대목이다. 사고원인과 관련해서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외부 충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전제로 다양한 해석과 추론 심지어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되거나 국회에서 이뤄진 국회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사실을 가정해서 얘기하고 있다.
'만약 이러저러 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 등등이다.
이른바 '라면 화법'이라는 것을 동원해 추측과 추정보도나 발언을 쏟아 내고 있는 것이다.
▶추측을 전제로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북한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추측에 의한 것이냐?
= 그렇다.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천안함 침몰이 외부의 충격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고 외부의 충격이란 건 기뢰 내지는 어뢰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따라서 어뢰를 발사하거나 기뢰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높은 나라 또는 집단은 휴전상태인 북한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지난해 발생한 '대청해전'의 보복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북한의 소행 내지는 북한의 공격일 것이다. 이런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장수 의원 측은 뚜렷한 물증도 없는데 왜 북한가능성을 제기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100% 결정적인 증거는 없지만 외부 충격이라면 북한이 가장 중요한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가능성을 두고 논의할 때 북한의 연루 가능성을 논의하지 않고 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김장수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도 "북한의 어뢰 공격가능성이 있는데 사건 초기부터 지나치게 배제되고 있는데 대해 검토하라"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이고 침몰지점이 북방한계선인 만큼 북한의 소행 가능성이 높은데 침몰원인에서 이를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했다는 것이지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적으로 한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물증이 확보되지 않았는데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말을 한다는 건가?
= 그렇다. 그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그런 얘기지 북한을 상대로 당장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것도 국방장관이 모두발언에서 한 발언이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들이다.
국회 국방위에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나중에 행동으로 보여야지 여기서 입으로 할 것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지면 군사적 응징 보복까지 염두에 둬야한다. 군이 스스로 미리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추정을 할 뿐 이를 입증할 근거나 물증이 확보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앞뒤 문맥을 다 빼고 '무력대응도 불사' '보복타격 검토' 등의 발언만 보도한다면 북한군이 연루됐다는 심증을 갖게 하는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전혀 물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지 않느냐? 어떤 물증이 확보됐다는 것 아니냐?
= 침몰원인을 규명할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했다는 말은 아니다.
김태영 국방장관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물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함정의 뒤틀림 현상 등이 있으므로 짐작할 만한 것은 꽤 있고 세부적 부품을 찾아 명확한 물증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말 그대로 짐작할 만한 것은 꽤 있다는 것이지 구체적인 물증이 있다는 발언은 아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침몰원인은 함수가 인양되면 더 많은 증거가 나올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아직까지 침몰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런 상태인데 왜 일부 보도나 정부관계자, 정치인들의 발언을 보면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냐?
= 사실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원인은 사고 때부터 지금까지 함미 인양 외에는 크게 달라지거나 진전된 것이 별로 없다.
그러나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발언을 지켜보고 있자면 어떨 때는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가 어떨 때는 아직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갖도록 해서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19일 이명박 대통령이 "침몰원인 끝까지 낱낱이 밝혀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추모연설에서 밝혔다.
우리가 단호하게 대처할 상대는 주로 북한을 의미한다.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군이 천안함 침몰에 연루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강하게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청와대 외교안보 자문단과의 오찬 회동에서는 "심증만으로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서 신뢰할 만한 균형감각을 갖고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맞다"고 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지난 16일 "한국은 군사적 조치를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도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군사대응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19일은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북한과 연결시키는 것은 최종적인 분석결과가 나올 때까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좌파 정권 10년 동안 북한에 퍼준 결과 어뢰로 돌아 왔다"고 단정적인 발언을 했다.
어떨 때는 북한의 소행이라고 했다가 어떨 때는 북한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왔다 갔다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정부.여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신북풍'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미제영구 사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뭐냐?
= 김태영 국방장관이 공시석상에서 영구미제 사건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김태영 장관은 "기뢰 또는 어뢰 아니겠느냐고 추정할 수 있지만 물증이 제한되기 때문에 영구미제 가능성도 있다"고 답변을 했다.
김 장관의 발언이 국회 국방위에서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긴 하지만 영구미제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 답변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명확한 물증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영구미제 사건이 될 수도 있지만 사고 원인을 끝까지 밝혀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북한군이 어뢰를 발사했다고 하더라도 어뢰가 서방국가나 외국의 제품을 수입한 것이라면 발사체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하는 이상 누구의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조사단이 대거 포함된 것은 무엇 때문이냐?
= 그만큼 침몰원인을 밝히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한 것 아니겠는가?
당초 민군 합동조사단에 미군 조사단은 8명이 포함됐었지만 15명으로 확대됐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돼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정보 공유를 통해 북한군의 연루 가능성을 밝히기 위한 조치로 풀이가 된다.
미국 측은 침몰 직후 북한군의 연루 가능성을 아주 낮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다가 함미가 인양된 뒤 6자회담 재개보다 천안함을 인양하고 사고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입장이 다소 바뀐 듯한 태도를 보였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외부 충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인데 일부 언론이나 정치인들의 이른바 '~라면 화법'이 국민들을 헷갈리게 한다. 이럴 때일수록 추측이나 추정보다는 신중하게 원인을 밝히는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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