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유용하고 세상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차원 높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본 블로그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잘 간파하셔서 끊임없이
차 한잔 쉼터/핫이슈*정보상식

투발루를 살리자!

by 바로요거 2009. 12. 15.

“투발루 살리자” 섬나라들의 반란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 새 협약 제안 지지… 사우디·중국과 충돌

경향신문 | 이청솔기자 | 입력 2009.12.11 18:20 | 수정 2009.12.11 18:32

"투발루를 살려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의 힘겨운 도전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발적으로 줄이겠다며 감축 의무를 지지 않으려는 거대 개발도상국들에 맞선 투발루의 싸움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투발루 코펜하겐 총회 대표단은 지난 9일 회의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섭씨 2도가 아닌 1.5도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들도 법적 감축 의무를 지게 하는 새로운 협약을 맺자고 제안했다.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국가들은 일제히 투발루의 제안을 지지했고 아프리카 최빈국 일부도 동조했다. 회의장 바깥에서는 환경단체 회원들이 "투발루를 지지합니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중동 산유국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는 투발루의 제안에 대해 결사반대 입장을 밝혔다.
중국, 인도 등 거대 개도국들도 새 협약을 맺으면 교토의정서 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의견이 첨예하게 갈려 이날 회의는 한 시간 넘게 중단됐다.

기후변화 논의의 최전선에 서서 선진국과 거대 개도국들 모두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은 투발루만이 아니다. 파푸아뉴기니, 키리바시 등 섬나라들로 이루어진 AOSIS는 코펜하겐 총회에서 가장 급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몰디브는 지난 10월 자국의 수몰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수중 각료회의를 열어 국제사회를 압박했다. 그동안 개도국 모임 77그룹(G77)에 속해 각종 이슈에 대해 거대 개도국들과 연합전선을 펴던 섬나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섬나라들이 제목소리 찾기에 나선 것은 기후변화가 이들에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키리바시는 해수면이 상승해 수몰될 경우에 대비해 주민 대피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코펜하겐 총회에서 선진국과 거대 개도국들이 기싸움만 벌이다 구속력 있는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투발루가 총대를 멘 것이다. 루뭄바 디아핑 G77 의장은 "유럽이 식민지 시대에 사용하던 분열전략을 또다시 개도국들에 사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AOSIS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거대 개도국들이 의무 감축을 끝내 거부하려 할 경우 섬나라들의 '반란'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청솔기자 taiyang@kyunghyang.com >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