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의 새 이름은 ‘인플루엔자 A형’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5.01 07:21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사실상 돼지와 관련성이 없음이 역학조사 결과 밝혀짐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SI의 명칭을 '인플루엔자 A형(H1N1)'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WHO는 30일 자체 웹사이트(www.who.int)에 게재한 긴급공지를 통해 "오늘부터 WHO는 신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인플루엔자 A(H1N1)로 부르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조치는 이번 글로벌 인플루엔자 사태가 돼지로부터 전염된 것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주지 않고자 한 데서 비롯됐다.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검사 결과, 인간에게서만 발견되고 인간 대 인간 접촉을 통해서만 전염되고 있다. 또한 이 바이러스는 돼지 인플루엔자를 비롯해 인간 및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지난 23일 멕시코에서 인플루엔자 사태가 표면화된 이후 지금까지 이번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는 확인된 것이 없었으며,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WHO는 며칠 전부터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이번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돼지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이번 바이러스에 감염된다거나 누구도 돼지로부터 감염됐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이번 바이러스는 인간을 통해 인간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로 보인다"고 밝혔다. WHO도 이날 웹사이트에 실은 언론발표문을 통해 "제대로 익힌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리스크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플루엔자 A형 H1N1 바이러스를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바람에 상당수 국가들이 멕시코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금지했으며, 특히 이집트 정부는 29일 예방조치로 자국 내 모든 돼지를 즉각 도살 처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태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각국 축산업계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측은 돼지 인플루엔자라는 명칭이 소비자들을 오도함으로써 양돈업계를 비롯한 관련 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명칭 변경을 촉구해왔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측은 2?3일전부터 "이번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고기 섭취로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SI로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독자적으로 '2009 H1N1 인플루엔자'라고 불러왔다. 우리 정부도 30일 오전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WHO가 명칭을 공식 변경할 때까지 'SI'로 통일해서 쓰고, 명칭 변경이 확정되면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새로운 명칭을 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후쿠다 게이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차장은 30일 돼지인플루엔자(SI) 전염병 경보 수준과 관련, "6단계(대유행)로 격상시킬 만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후쿠다 차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가진 전화 기자회견에서 또한 WHO가 공식 확인한 SI 감염사례는 이날 현재 236건으로 증가했으며, 그 대부분은 멕시코에서 감염확인 건수가 26건에서 97건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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