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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금메달 풀스토리

by 바로요거 2008. 8. 17.

〈스포츠칸〉“女봐라” 세계를 들었다…장미란 풀스토리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8.17 22:25

ㆍ"국민학생을 낳았네" 몸무게 무려 5.9㎏ 태어나

ㆍ中 3때 첫 바벨→열흘만에 출전 우승→천하무적 역사로

- 뒤늦은 시작 타고난 체력 -
도대체 괴력의 끝은 어디일까. 장미란(25·고양시청)이 세계에서 가장 힘센 여자 역사(力士)로 등극했다.

장미란은 16일 밤에 열린 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75㎏ 이상급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따냈다. 인상·용상·합계 모두 세계신기록이다. 여자 역도 최강국인 중국 한복판에서, 그것도 세계챔피언격인 최중량급에서 따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 장미란이 초등학교 시절 연주회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다.

 

 

↑ 장미란(오른쪽)이 자신처럼 역도선수가 된 여동생 미령과 바닷가에서 모래장난을 하고 있다.

 
"중국 여자 역도가 세계에서 최강이잖아요. 그리고 제 체급이 가장 무거운 체급이고요. 그래서 더욱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고 싶었죠."

잇단 세계신기록으로 세계를 깜짝 놀하게 한 장미란은 출생부터 비범했다. 장미란은 1983년 10월9일 새벽에 태어났다. 버마 아웅산 사태가 터진 날이다.

아버지 장호철씨는 "폭발이 뻥하고 터진 날, 미란이가 뻥하고 나왔다"고 기억했다. 당시 체중이 무려 5.9㎏. 어머지 이현자씨는 사경을 헤맨 끝에 순산했다. 허리·골반이 아플 수밖에 없었다. 퇴원 때 의사가 한 말. "아주머니 국민학생 낳아놓고 안 아플리 없죠."

감춰진 신체비밀은 머리에 있었다. 장씨는 "미란이는 귀부터 뒷머리를 둘러 마치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선이 그려져 있다"고 말했다. 동네 할머니들은 "이 다음에 커서 감투쓸 상"이라며 세계 최고 역사의 탄생을 직감했다고 한다.

장미란은 중학생까지 평범한 소녀였다. 학교성적은 반에서 상위권. 피아노도 곧잘 쳤다. 좀 특이한 거라면 식성이 무척 좋았다는 점이다.

장씨는 "엄마가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밥통부터 열어봤다"면서 "미란이가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구박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바벨을 접했다. 장씨는 "그때 미란이가 공부에 흥미를 잃고 전자오락만 하면서 성적이 떨어졌다"면서 "좋은 고등학교에 못갈 것 같아 사실 강제로 역도를 시켰다"고 말했다.

- 그녀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 -
처음에는 도망도 여러번 갔고 훈련도 자주 빼먹었다. "여자 애가 무슨 역도"라는 편견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크게 받았기 때문이었다. 장미란은 고등학교 무대를 휩쓸 때도 주위의 비뚤어진 시선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것도, 대중 앞에 서는 것도 꺼려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타고난 역사였다. 바벨을 들어본 지 열흘 만에 강원도 중학생 대회에서 우승했다. 고교시절 우승을 놓친 대회가 없고, 기록도 오르기만 했다. 역도·유도를 한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덕분이었다.

장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어릴 때부터 공사장에서 일했다"면서 "40㎏짜리 시멘트 부대를 6~7개씩 짊어지고 뛰어다닐 정도로 힘이 좋았다"고 회고했다.

장미란은 4년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뒤 주위에서 여자가 아니라 역도선수로 바라보기 시작해 한결 편안해졌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역도한다는 사실을 숨겼는데 지금은 좀더 일찍 했으면 하는 후회도 든다"고 털어놨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 은메달과 세계선수권 3연패로 세계 최고의 역사 자리에 올랐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항상 못다 이룬 꿈으로 남았다. 그래서 일상의 삶은 포기했다.

"또래 여자들이 화장할 때 나는 송진가루를 묻혔고 다이어트를 할 때 나는 야식을 먹어야 했다."

이런 말못할 고통과 번뇌를 초인적인 인내와 신실한 신앙심으로 극복했고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마지막 남은 목표였던 올림픽 금메달.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뤘지만 장미란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내년에 고양에서 세계선수권도 있고 후년에는 내가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아시안게임이 열린다"면서 "새로운 기록과 또다른 금메달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역도는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 그래서 그의 도전은 고독하면서도 아름답다.

< 베이징|김세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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