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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광우병 논란…먹거리 '고난의 행군' 시작됐다

by 바로요거 2008. 5. 8.

AI·광우병 논란…먹거리 '고난의 행군' 시작됐다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5.08 07:07 | 최종수정 2008.05.08 07:09

[CBS경제부 박지환 기자]

먹을거리가 없다. 동시에 손님도 없다.최근 광우병과 고병원성 조류인풀루엔자 논란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땅한 먹을거리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도 매출감소로 고민이다.

▲먹을 게 없다

최근 광우병과 고병원성 조류인풀루엔자(AI) 재확산 등으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달 식품 이물질 파동에 이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문제, 여기에 지난 6일 AI가 서울지역까지 확산된 것으로 최종 확인되자 주부들 사이에서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놓고 정부가 검증 강화와 원산지표기 확대 조치 등 관련 대책을 쏟아냈지만 위해성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주부들 사이에서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관련 업체들도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한숨만 나오는 엄마들

가정주부들이 자녀들의 교육문제를 많이 상담했던 주요 인터넷 사이트들은 최근 먹을거리 불안을 토로하는 장으로 변했다.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먹자는 글에서부터 유전자변형 콩과 옥수수를 수입하는 업체들의 명단 공유까지 한마디로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불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 사이트에서 '홍부인'이라는 아이디의 한 주부는 게시글을 통해 "자꾸만 옆구리에 살이 붙어 괴로워하는 우리들은 그저 평범한 엄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네요"라며 최근 식품 안전성과 관련된 불안한 심리를 반영했다.

이런 글들 아래에는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하다"는 등 많은 주부들의 관심은 온통 자녀과 가족들의 건강에 쏠려 있었다.

재래시장과 시중 유통업체에서 만난 주부들의 위기감 역시 컸다.
시중 대형 할인마트에서 만난 주부 송은주(34, 독산동)씨는 "정부에서는 계속 괜찮다고 안심하라고 하지만 믿음이 안간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송씨는 "학교 급식에서 쇠고기 등이 나올 때 가능하면 먹지 말라고 아들에게 권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도시락까지 싸줄 생각은 없지만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 도시락을 싸줄 의향도 있다고 송씨는 전했다.

또 다른 주부 차윤지(30, 광명시)씨는 "닭고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쇠고기의 경우 한우인지 아닌지 구분이 잘 안가서 피하게 된다"며 "육류와 가공식품 대신 야채나 생선쪽을 많이 구매한다"고 불안한 심리를 내비쳤다.

▲한숨은 관련업체도 마찬가지

먹을거리 불안이 확산되면서 관련업체들의 매출도 뚝 떨어졌다. 먼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 할인마트의 매출 감소가 가장 눈에 띈다.

이마트홈플러스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한주 동안 쇠고기 매출을 집계한 결과 매출이 전주대비 각각 7%, 10% 감소했다. 닭고기 역시 매출이 3% 떨어졌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쇠고기 매출도 10% 줄었다. 특히 닭고기의 경우 전년대비 매출은 무려 30%나 급감해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사정은 재래시장이나 동네 정육점, 음식점도 마찬가지.
서울 시흥동에서 10년째 정육점을 경영하고 있는 윤재필(54)씨는 "요새 쇠고기 찾는 손님들은 하루에 많으면 2명"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가뜩이나 경제도 안 좋은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터지니까 장사가 더 안 된다"며 "10년 동안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7년째 숯불갈비집을 경영한 백장현(49)씨 역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도 손님이 없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백씨는 "이달 들어 쇠고기를 주문한 손님이 한팀조차 없었다"며 "요즘은 어린이 날이고 어버이 날이고 아무 것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백씨는 또 "메뉴에 쇠고기가 있으니 준비를 안할 수도 없어서 조금씩 하는데 이마저도 안팔려 사흘이 지나면 그냥 식구들이 먹는다"고 말했다.

오리고기집도 AI 직격탄에서 피해갈 수 없었다.
숯불갈비집 맞은편에 있는 지상 2층에 20개 테이블을 갖춘 한 오리고기 체인점에는 낮 12시 20분,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었다.

사장 김모(여 55세)씨는 "지난해 이맘 때면 예약이 밀렸는데 더운 날씨에도 AI가 발병하자 요새는 하루에 한두 테이블 정도만 손님이 온다"며 미간을 찌뿌렸다.

김씨는 "조만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며 "요즘 같이 장사 안될 때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오리고기집은 직원 5명에 사장 내외까지 총 7명이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정신없이 움직였지만 최근 손님이 없자 직원 4명을 내보냈다.

▲스테이크 업체는 적극홍보에서 쉬쉬까지 다양한 반응

스테이크 등 쇠고기를 사용하는 외식업계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특히나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최근 매출이 줄고 있는데다 쇠고기를 다룬다는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일단 외식업계들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외식업체 가운데 하나인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관계자는 "일단 아웃백은 호주산 쇠고기를 쓰고 있고 현재로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계획이 내부적으로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매출이 줄고 있는 부분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며 "다른 복합적인 상황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아웃백 측은 "차후에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심각해지면 회의를 열어 대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태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CJ푸드빌의 빕스(VIPS)는 관련업계 가운데서도 소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빕스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빕스가 호주산 청정우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최근 회의를 열었다"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빕스는 이에 따라 앞으로 전단지와 홍보물 등에 호주산 쇠고기 사용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려나갈 방침이다.

지난달 연이어 터진 식품 이물질 사건에다 '쇠고기 괴담', AI 확산까지 먹을거리 전반에 대한 불신감이 확산되면서 최근 주부들의 장바구니는 생선과 야채 중심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와 함께 관련 업체들의 매출도 급감해 소비자와 유통업체, 요식업체 모두 언제 이런 '고난의 행군'이 끝날지를 넋놓고 마냥 기다릴 뿐이다.
viole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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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에 AI까지… '먹을거리 공포' 전국 뒤덮나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05.07 19:35 | 최종수정 2008.05.08 10:13

"광우병,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공포에 유전자변형(GMO) 옥수수까지, 믿을 만한 먹을거리가 없어요."

두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박원희(34·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씨는 식사할 때마다 기분이 찜찜하다. 자녀들이 소고기와 닭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광우병으로 의심되는 소고기는 수입된 것도 아니고, 조류인프루엔자(AI) 감염 닭도 섭씨 75도 이상 가열하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왠지 개운치 않다. 아이들이 먹는 과자나 음료 등에도 수입 GMO 옥수수가 원료인 전분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7일 음식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다시 AI가 확산됨에 따라 최근 한국음식업중앙회에는 오리나 닭 전문 식당의 손님이 줄고 있다는 보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광진구청 내에서 폐사한 닭이 고병원성 AI로 판명된 이후 이 지역 식당은 더욱더 불안에 떨고 있다.

어린이대공원 인근 삼계탕 식당 주인인 박모(45)씨는 "어린이날까지만 하더라도 하루 50∼70명씩 손님이 들어 장사가 잘됐다"며 "하지만 AI 감염 사실이 알려지면서 발길이 끊겨 오늘은 오후까지 손님이 단 2명에 불과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점심시간 주변 곰탕집이나 설렁탕집에도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M 한정식 주인 황모(62)씨는 "아직 광우병이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지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시민들이 불안해 떠는 것 같다"며 "기간이 길어지면 어쩔 수 없이 폐업해야 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김태곤 홍보부장은 "회원들이 경영 악화로 업종 전환과 폐업을 고려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며 "정부에서 AI와 광우병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제도적인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형 마트에도 광우병과 AI 영향이 미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GMO 옥수수가 수입됨에 따라 과자류나 빙과류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A마트 광진점은 AI의 서울 확산 소식이 전해진 지난 6, 7일 이틀간 생닭은 전주보다 10%가량, 달걀은 20%가량 매출이 줄었다. B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소고기 매출이 전주보다 10%나 줄었다. 닭고기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해 20%나 감소했다.

A마트 관계자는 "2003년, 2006년 AI 파동 때 매출이 40∼50%씩 줄어든 것에 비하면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아직도 그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에는 GMO 옥수수가 들어가는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에 관한 안전성 문의가 하루에도 10여차례씩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모임의 한 관계자는 "광우병이나 AI에 관해 아직 명확한 결과가 없는데도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논의가 되도록 정부를 포함한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민중·정진수 기자 inthepeo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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