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유용하고 세상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차원 높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본 블로그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잘 간파하셔서 끊임없이
우주법칙*생존법/우주개벽 메시지

환경오염, 먼 미래 아닌 실제 상황이다

by 바로요거 2008. 4. 17.

환경오염, 먼 미래 아닌 실제 상황이다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4.03 03:04 | 최종수정 2008.04.03 10:59

[영화와 논술] 환경문제 다룬 영화

슬로베니아

↑ 영화 '불편한 진실''투모로우'의 한 장면

의 세계적 학자 지젝(Zizek)은 환경을 '언젠가 도래할 위험'이라고 말했다. 우리 안에 있지만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위험, 삶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우리가 자초한 내부의 위협, 그것이 바로 지젝이 말하는 실제(real)의 위협이다. 그의 말을 조금 쉽게 풀이하자면 이렇다. 오늘 내가 아무렇지 않게 타고 다닌 자동차에서 배출된 매연이 조금씩 공기를 오염시킨다. 오염을 넘어 보이지 않는 보호막인 오존층을 파괴한다. 시간이 흘러 오존층에 구멍이 생기거나 이산화탄소층이 두꺼워져 지구의 열이 높아진다. 결국 인류는 자신이 저질렀던 무심한 행동들로 인해 곤란에 처하게 된다. '환경'은 미래의 재앙이지만 오늘날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환경 문제를 영화계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미국 의 전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 프레젠테이션 강의를 했다. 그가 하는 강의의 내용은 익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덕적인 주제였다. 앨 고어가 다룬 내용은 지구 온난화. 그는 여러 가지 과학적 자료를 토대로 환경 파괴의 위험성을 설득력 있게 경고한다. 경고는 그의 여러 말보다 몇몇 사진들에 의해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다. 가령 어느새 물줄기 정도로 축소된 알프스 빙하나 거의 사막이 돼버리고 만 호수 사진들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변해가는 지구의 사진들, 얼음을 찾아 헤엄치다가 익사하고 마는 북극곰 시뮬레이션은 관중들을 환경 문제의 주체로 초대한다.

앨 고어의 강의 내용은 '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각색됐다. 영화는 앨 고어의 강의 내용 대부분과 중간 중간 그의 과거사와 고백적 심경으로 구성돼 있다.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은 이 영화가 연설가의 역할을 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영화가 할 수 있을 극화와 허구화를 최소화한 양식이다. 되도록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하며, 카메라의 시선은 감독의 판단을 대신한다. 물론 다큐멘터리라고 할지라도 카메라에 담는 이상 누군가의 견해에 가까워진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 작품이 매우 정치적인 영화라는 사실이다. '정치적'이라는 수식은 앨 고어가 실제의 행정적 변화와 법적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는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앨 고어는 환경문제가 개인의 양심이나 추상적 위기의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에린 브로코비치'는 실제의 사건을 소재로 삼은 극영화이다. 아이 셋을 키우는 싱글맘 에린은 어느 날 우연히 사무실 구석에 버려진 서류뭉치를 발견한다. 토지 보상 소송 서류에 끼워진 의료 문서를 이상하게 여긴 에린은 그 연관성을 찾아 직접 나선다. 사소한 민사 소송으로 알고 있던 문제는 알고 보니 대기업의 중금속 방출 문제의 일부로 드러난다. 이제 소송은 공장 지대에 살고 있는 주민들과 대기업의 진실 공방전으로 확대된다.

영화는 에린의 성공으로 귀결된다. 실제 사건에서처럼 에린은 주민들을 설득하고 대기업의 비리를 캐낸다. '에린 브로코비치'가 실제 사건에서 추출한 영화적 측면은 바로 에린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남의 일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참견하는 아줌마 근성, 공식적으로 딱딱하게 접근한다기 보다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모성에 주목한다. 이로써 환경 문제의 해결이란 이웃에 대한 개인의 소소한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약한 개인의 힘과 관심이 모였을 때, 구조적이며 체계적인 대기업의 잘못은 규명되고 환경은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된다.

영화 '투모로우'는 일종의 시뮬레이션 효과를 통해 환경문제에 접근한다. 공학적으로 설계된 가상현실 프로그램처럼 관객들에게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게 될 위험에 대한 시각적 체험을 제공한다. 시뮬레이션으로 인해 관객들은 '환경'이라는 만성적 공포를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현재의 문제로 체감하게 됐다. 환경이 초래할 공포를 사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선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환경은 인류와 공생하고 있다. 우리가 한 만큼 환경은 고스란히 되돌려준다. 남용했다면 남용의 대가를, 보호하고 가꿨다면 또 그 노력에 보상을 해준다. 지구는 단순히 화학성분으로 분해되는 기계가 아니라 인체와 같은 유기적인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몸을 함부로 대하면 어딘가가 문제가 생기듯 지구 역시 고장 날 수 있다. 영화는 이 불균형이 초래하는 위험을 인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훌륭한 매체임에 분명하다. 소재로서의 환경 그리고 주제로서의 환경, 영화는 환경문제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주목하고 있다.
■더 생각해 볼 문제

①환경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다룬 작품들을 찾아보자. '매트릭스''터미네이터'와 같은 S.F 영화가 주목하는 재앙의 원인들로 환경이 제시된 경우들도 있다.

②환경과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해서 논해보자. 과연 정치적 올바름은 어떤 식으로 환경 문제와 연관될까?

③환경문제가 영화에서 볼거리로 제시될 경우의 위험에 대해서 논해보자.

[강유정 영화평론가·문학박사]
[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 [ ☞ 조선일보 구독하기 ] [ ☞ 스크린신문 다운로드 ]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