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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윤리적인" 음식을 골라 먹을때?>

by 바로요거 2008. 4. 17.

<이젠 "윤리적인" 음식을 골라 먹을때?>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4.15 16:37 | 최종수정 2008.04.15 16:38

'죽음의 밥상' 출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밥상을 주제로 한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마이클 폴란의 책 '잡식동물의 딜레마'가 옥수수로 만든 인공 음식에서 벗어나 질 좋은 고기와 채소를 먹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보여줬다면, '헝그리 플래닛'은 세계 각국의 식탁을 화보로 보여주면서 세계화 문제를 살짝 꼬집었다.

최근 나온 '사육과 육식'은 인간이 가축을 식용하는데 거부감을 갖게 되는 과정을 다뤄 주목받았다.

새로 나온 책 '죽음의 밥상'(산책자 펴냄)은 프린스턴대에서 생명윤리를 가르치는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가 미주리 출신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과 짝을 이뤄 쓴 책이다.

"나는 내 가족의 생활에 빠져 여념이 없죠. 그래서 내가 먹는 고기가 얼마나 잘 살다가 잘 죽었는지는 그리 신경쓰지 않았어요", "모든 제품이 유기농이며 고기는 전부 방목 목장에서 나온 확실한 가게가 하나 있기는 하죠. 하지만 그 가게에 가려면 25분은 차를 타고 가야해요. 그리고 그곳 고기는 뭐든지 월마트보다 두 배 내지 세 배는 비싸거든요. 월마트는 겨우 5분 거리인데 말이죠"

저자들은 이런 생각을 가진 독자라도 이제는 자신의 장보기를 한번쯤 되돌아보라고 설득한다.
전작 '동물해방'에서 동물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권리를 보호해야한다고 주장했던 싱어는 이번에는 식재료들이 사육되고 도살돼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에는 끔직한 도살장면들이 여과없이 소개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달걀과 닭고기, 쇠고기를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동물들을 악랄하게 학대하고 주변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보통 도살되는 닭은 셋 중 하나 꼴로 살아서 끓는 물탱크에 들어간다. 닭들이 산 채로 삶아지면서 퍼덕거리고, 비명을 지르고 발버둥치고, 눈알이 문자 그대로 머리에서 튀어나와 떨어진다. 종종 꺼내보면 그런 닭들은 뼈가 아스러지고 몸의 부위가 군데군데 없어져있다"(47쪽)

암퇘지를 새끼들 쪽으로 젖꼭지를 내놓도록 눕히고 돌아누울 공간도 없게 만든 칸막이 사육장이나 출산하자마자 송아지를 빼앗긴 후 6주간 새끼를 찾느라 아무일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 젖소 등의 이야기가 "주의:일부 독자들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라는 단서를 달고 펼쳐진다.

'공정무역'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식재료를 윤리적으로 기르고 재배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재료를 생산하는 최빈국 사람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가를 지급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1977년부터 17개국 집단이 발족한 '공정무역상표인증국제기구'(FLO)나 영국 옥스팜이 다른 비정부기구와 함께 설립한 공정무역커피 '카페 다이렉트' 등의 운동을 소개하고,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가나, 나이지리아 등의 농장에서 일하는 아동의 64%가 14세 이하라는 불편한 진실도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윤리적인 음식을 먹어야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인도주의는 인간에게만 적용된다", "동물을 걱정할 여유가 있으면 불쌍한 인간들부터 먼저 챙겨라" 등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윤리적으로 사육되지 않은 식재료들이 건강에 치명적이며 환경에도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제대로 닭똥이 치워지지 않은 복사지 한장 크기의 공간에서 자란 닭장 안의 닭들은 온몸에 물집이 잡히고 관절이 마비되고, 때로는 척추가 부러진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2005년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바이러스 학자 얼 브라운은 "고밀도로 닭을 기르는 방식은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폭발적으로 발생하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책은 급진적인 대안을 내놓지는 않으며 윤리적인 식탁을 광신할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다만 공장식 농장에서 사육되는 육식을 피하고 대형마트에서 파는 식품들에 붙은 그럴듯한 광고 문구를 의심하자고 말한다. 채소는 유기농 상품과 로컬 푸드, 공정무역 상품을 고르고 우리의 소비행위가 노예노동이나 동물학대, 토지 황폐화, 농촌 공동화, 지구 온난화, 불공정무역 등과 관계가 없는지 따져보는 습관을 갖자고 권하기도 한다.

2년간에 걸쳐 미국 가정 3곳의 식탁을 조사하고 농가와 유통업체를 조사한 사례는 현장감이 있지만 대안은 역시 조금 미흡하다. 저자의 지적대로 "문제의 핵심은 경쟁적인 시장 체제에서 동물들을 재산의 일부로 취급하게 만드는 경제적 압력"이다. 즉, '수익성'과 '동물복지'는 양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함규진 옮김. 448쪽. 1만5천원.
chae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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