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현황

살처분하다 감염…추가검사땐 더 늘어날수도

[세계일보 2006-02-24 19:12]

인류에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AI 인체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돼 파장이 일고 있다. 보건당국은 2003년 말 AI 유행 초기 살처분 참여자 가운데 4명이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으나 임상 증상이 없었던 무증상자의 혈청검사에서만 양성반응을 보여 세계보건기구(WHO)의 확진 환자 기준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로서는 임상적으로 사람간 전파 위험이 없어 닭 등을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인체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되면서 AI 방역방이 뚫린 것으로 드러난데다, 살처분 참여자의 일부 확인검사에서만 이같은 결과가 나와 ‘AI 공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 방역망 뚫려=2003년 12월부터 4개월간 AI가 유행하면서 전국 392개 농장에서 약 500만마리의 닭과 오리 등이 살처분됐다. 이번 AI 인체감염은 당시 살처분 참여자 318명 가운데 11명의 혈청에 대해 H5N1 바이러스 항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4명이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 확인됐다. 이들은 당시 인체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AI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투약하였고, 살처분 참여 후 10일동안 인플루엔자 유사증상이 나타나는지를 감시한 결과 아무런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이들이 무증상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추가로 확인검사가 이뤄질 경우 AI 인체감염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양성반응을 보인 4명은 살처분 등에 참여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H5N1 AI 바이러스에 감염됐음을 의미한 것이어서 당시의 방역체계가 허술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건당국은 무증상 감염자로 통보된 4명의 감염에 관련된 위험요인 추정을 위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보관중인 나머지 혈청(약 1600건)은 모두 항체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AI 왜 위험한가=전문가들은 인간이 AI에 감염되면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돌연변이를 일으킨 변종 바이러스는 인간끼리의 전염을 유발해 세계적인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수역사무국(OIE)은 AI를 A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AI 바이러스가 전이돼 인간감염으로 확산되는 최악의 경우 1억명 가까운 사람이 수 주일 내에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다. 지금까지는 AI에 걸린 가금류와 직접 접촉한 사람들만이 이 병에 감염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 바이러스가 사람들이 걸리는 독감바이러스와 결합하면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변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청정상태는 계속 유지=보건당국은 이번에 AI 인체감염이 확인되기는 했으나 사람간 전파 위험이 없어 우리나라는 OIE가 지정한 AI 청정상태는 계속 유지된다고 밝혔다. AI 청정지대란 최근 6개월 동안 AI에 감염된 동물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OIE가 지정한다.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2003∼2004년에 발생한 가금류를 완전 통제했고, 가금류 AI나 철새 AI도 발생하지 않아 청정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며 “닭·오리 고기, 계란 등을 먹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는 닭과 오리 등 조류의 분비물을 통해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지구상에는 총 135종의 AI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유행중인 AI는 H5N1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다. 오리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반면, 닭의 경우는 호흡곤란이 발생하면서 80% 이상이 폐사한다. 더구나 AI는 드물게 사람에게도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 이후 현재까지 170명이 AI에 감염돼 이 중 92명이 숨져 54%의 치사율을 나타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