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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의 新엔진 우먼파워] 5. 박성신 대우건설 차장

by 바로요거 2008. 3. 24.

[산업현장의 新엔진 우먼파워] 5. 박성신 대우건설 차장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5.11.22 20:30 | 최종수정 2005.11.22 20:30

일하는 여성이 남성 위주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택할 수 있는 길에는 두가지가 있다. 완전히 남성화되거나 반대로 여성적 특성을 최대한 살리거나. 박성신 대우건설 건축기술영업팀 차장(40)은 후자의 길을 택했다.

건설업은 요즘도 현장에 여자가 나타나면 '재수없다'는 말이 바로 튀어나올 정도로 여성 배타적 분위기가 강한 곳이다. 하지만 건설업의 시작단계인 기획과 설계분야는 여성적 섬세함과 꼼꼼함이 필요한 영역이다. 박차장은 턴키공사, BTL공사 수주에 필요한 사업 기획과 건축 설계를 일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부산 군수사 이전공사, 부산 APEC 정상회의장, 서울 마포구청사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연세대 건축학과 84학번인 그가 건축학을 선택한 것도 엔지니어링이라는 남성의 영역에서 가장 여성적인 분야를 찾은 결과다. "부모님은 의대를 권유하셨지만 제가 끝까지 고집을 부려 건축학과를 갔어요. 당시 건축학과 학생 100여명 중 여학생은 10명뿐이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현직에 남아있는 여자 동기는 저를 포함해 단 2명뿐입니다."

1992년 건축학과 선배인 남편과 프랑스 유학길에 오를 때만 하더라도 박차장은 건축설계사를 꿈꿨다. 빼어난 건축물을 지어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를 만들고 싶었다. 유학 시절에는 남편과 함께 프랑스 학생 현상설계, 국립중앙박물관 현상공모에도 참가했다. 박차장은 "당시 남편과 함께 작업한 박물관 설계도면을 DHL로 한국에 보냈는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제때 도착을 못했다. 아마 제때 도착했으면 지금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내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유학시절 건축설계에서 건축설계 관리쪽으로 방향을 튼다. 현재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남편과 일이 겹치는 데다 기왕이면 서로 보완적인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대우건설에 입사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96년 귀국해 다니던 설계사무소 '한길건축'이 외환위기 이후 대우건설로 흡수통합되면서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대우건설 직원 3,200여명 중 여성은 단 44명뿐입니다. 큰 조직으로 옮겨오면서 여성의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무엇보다 여성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네트워크 능력이에요.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경험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따르고 배울 역할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죠. 어린 딸을 보면서 제가 다음세대를 위한 역할모델이 돼야 한다고 다짐하곤 합니다."

박차장이 여성기술공학인협회, 여성건설인협회, 여성건축가협회에 참여하면서 직장 내 보육시설 마련 등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돕는 일에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박차장의 관심사는 기업의 문화마케팅과 건축을 접목시키는 일이다. 바쁜 와중에도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이다. 회사의 허락을 얻어 1주일에 반나절씩 대학강의도 나간다. 지금까지 공동저작으로 펴낸 책만 5권.

"앞으로 기업도 기업사옥 등 건축물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문화마케팅에 주력할 겁니다. 다가오는 문화의 시대에 대비해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 신현기·사진 김정근기자 nol@kyunghyang.com〉
-박성신 차장 이력-
▲1988년
연세대 건축공학과 졸업
▲96년
프랑스 국립건축6대학 졸업
프랑스국립건축사 D.P.L.G
▲97년
대우건설 입사
▲98년
대한민국 건축사
▲2000년
광주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2004년
군수사 이전공사, APEC 정상회의장 턴키 프로젝트 참여
▲2005년
경희대 건축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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