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다시 테러 비상-스페인 열차 연쇄 폭발 일파만파-"
|
▶ 폭탄 테러가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토차 역에서 지난 15일 한 어린이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양초에 불을 붙이려 하고 있다. 이번 테러로 2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약 1500명이 부상했다. [마드리드 AP=연합] |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연쇄 열차 폭탄 테러로 전 세계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마드리드 테러는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지 꼭 911일 만인 지난 11일 발생해 201명이 숨지고 1600여명이 다쳤다. 국제 금융시장도 불안한 조짐을 보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존 피스톨은 16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대(對)테러 회의에서 "올해 예정된 미국과 호주, 그리고 아시아 각국의 선거가 알카에다의 새로운 목표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인도.스리랑카.필리핀 등이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라크전에 반대했던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우리도 테러 행위의 보호막 속에 있지 않다"며 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만나 국제 테러 방지 공조 방안을 논의한 뒤 공동회견에서 "정보.경찰.사법 분야의 공조 수위를 더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은 14일 유럽 범죄정보 책임자들을 소집했다. 오토 실리 독일 내무장관이 제안한 '유럽연합(EU) 내무.법무장관 긴급 안보회의'도 19일 열린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15일 'EU 15개국 외무장관 긴급회의'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외무장관 회의'를 동시에 제안했다.
국가별 대응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애서 허친슨 국토안보부 차관이 미국 관리로는 처음으로 "스페인 테러가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힌 가운데 열차 및 지하철역에 대한 보안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은 사상 처음으로 무장 사복경찰도 투입하는 등 경계 수위를 한층 높였다.
독일은 테러 진압 특수부대인 'GSG 9'에 비상 경계령을 내렸다. 프랑스는 4단계 테러경보 중 2급에 해당하는 '적색 경보'를 기차역과 공항 주변 지역에 선포했다.
국제 금융시장도 출렁거렸다. 미국 다우지수는 15일 1.3% 하락하면서 간신히 10,000선을 지켰다. 독일과 프랑스 주가는 2% 이상 떨어졌다. 특히 스페인 증시의 낙폭(4.2%)이 컸다. 달러화가 하락세를 이어간 반면 스위스 프랑화는 강세를 보였다.
한편 경찰청은 한국이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만큼 테러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16일 '대테러 활동 강화 지침'을 발표했다.
뉴욕.런던=심상복.오병상 특파원
2004.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