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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을 다루는 법-황장엽

by 바로요거 2008. 3. 19.

"중-미관계 견고해야 북한 정권이 끝난다 "
How to Deal With Kim -(Newsweek한국판)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김정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 제시


 

황장엽(80)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997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북한의 국가 지도원리 ‘주체사상’ 체계화의 주역인 황씨는 과거 고 김일성 주석, 그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이었다. 망명을 통해 북한 독재체제에 반기를 든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증언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지만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 그가 올 가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의회에서 증언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 상황에서 그의 증언은 커다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지난주 북한과 미국은 핵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일본·러시아·한국을 포함하는 6자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황씨는 2000년의 남북 정상회담 이후 최초로 서방측 미디어의 취재 요청에 응해 뉴스위크의 다카야마 히데코 기자와 서울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가능한가.

내 생각으로는 한가지 방법뿐이다. 그것은 미국중국이 어느 정도 견실하게, 어느 정도 깊이있게 서로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열쇠는 거기에 있다. 현재의 중·미 관계는 견고하지 않은 것 같다. 중국을 북한으로부터 떼어놓을 수 있을 만큼 중·미 관계가 견실해져야 한다. 미국이 평양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는지를 김정일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 대통령이 몇차례의 성명을 발표하고,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준 것처럼 커다란 노력과 결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현재의 정권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가.

그렇다.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식 개혁·개방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북한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중·미 관계가 견고하면 일본이나 한국도 무조건 찬성하고 러시아도 찬동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김정일의 수령 절대주의 정권은 끝난 거나 다름없다.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받아들일까.

중국식 개혁·개방은 우선 첫째로 ‘수령절대방식’을 포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누가 정권을 맡든 수령독재는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핵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일 체제는 지금까지 중국식 개혁·개방을 진지하게 생각한 일이 없었으며, 김정일은 덩샤오핑(鄧小平)을 오로지 수정주의자로 간주해 왔다.



수령절대방식이 붕괴할 경우 후계자는 있는가, 있다면 어떤 형식으로 나타날 것인가.

인물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지 지금 내가 거기에 대해 언급한다면 오히려 그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돌아간다.



난민과 인권 문제가 북한 정권 붕괴의 주된 요인이 될 가능성은 없는가.

가능성은 충분하다. 나는 인권 문제쪽이 핵 문제보다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중요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손자병법’을 읽은 적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뛰어난 장수는 ‘벌모’(伐謀) 즉 적의 의도를 간파해 봉쇄하고, ‘벌교’(伐交) 즉 적의 동맹관계를 분열시켜 고립시키며, 그리고 그 다음에 교전을 수행한다고 쓰여 있다. 나는 두번째 것 다음으로 ‘적의 정신을 꺾으라’는 것을 추가하고 싶다. 거기에는 대의명분이 필요한 것이다. 김정일 정권을 제거하는 데는 ‘인권 문제’라는 확실한 대의명분을 앞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핵 문제를 둘러싸고 밀고 당기기만 하는 것으로는 북한 문제 해결의 원칙에 접근하지 못한다.



그러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재 미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탈북자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북한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차지하는 비중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만일 정말로 미국이 탈북자를 1만명, 2만명, 3만명까지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것은 김정일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이 된다. 그것은 어째서인가. 북한처럼 폐쇄된 엄격한 독재체제에서 한사람의 탈북자가 나온다는 것은 그 뒤에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1백명 정도는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세계가 북한 사람들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알려진다면 그들은 잠자코 있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북한 주민을 각성시킨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옛 소련은 핵을 보유하고도 붕괴됐다. 붕괴시킨 것은 인민의 힘이었다. 북한 사람이든, 러시아 사람이든 사람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진리다. 이 점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있는가.

나는 북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을 북한으로부터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중국의 동북부, 조선족 거주지역에 난민을 위한 대규모 시설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북한 민주화의 기지가 된다. 탈북자가 훨씬 더 늘어날지도 모르고, 북한에 남아 있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의식화해 조직화할 수가 있다. 이것은 전략적으로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세계가 북한 포위망을 구축하기 시작한 지금 김정일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김정일이 전쟁을 일으킬 형편이 되지 않는다. 전쟁을 일으킨다면 스스로 자기 정권의 무덤을 파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권위를 높여 자신의 독재적인 지위를 절대화하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변하지 않았다. 우선 무력에 의한 통일, 그리고 또 하나는 남한을 분열시켜 친북정권을 만드는 것이다. 이 두가지 기본방침은 변하지 않는다.



김국방위원장의 전 측근으로서 그를 어떻게 보는가.

민족의 장래, 인류의 미래 같은 것은 안중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정치인으로서 그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제로가 아니라 마이너스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그가 눈앞의 이해관계를 판단해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독재자로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떨어지지 않는 능력을 갖고 있다.



만일 미국 방문이 성사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가.

아무리 미국에 건너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많아도 걸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정권은 한국 정부가 갖고 있다. 만일 방미가 가능하게 된다면 무력을 행사하지 않고 김정일 정권을 제거해야 한다는 점,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북한을 중국식 개혁·개방체제로 전환시킬 것인가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북한의 고위 망명자로서 자신에게 남아 있는 사명은 무엇인가.

나도 이제 늙었기 때문에 내가 펼치는 운동의 후계자를 기르고 싶다. 북한을 해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나라는 동요하고 있다. 흔들리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대동아전쟁은 일본인들에게 미증유의 재난을 초래했으며 일본은 패배했다. 북한과 한국은 같은 날에 해방됐지만 그후에 어떻게 됐는가. 북한은 저런 인간지옥으로 변했지만 한국은 대단히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가 됐다. 그것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현재 그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북한의 수령독재체제다.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이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않으면 안 되며, 미국·일본과의 동맹관계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민주주의 이념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며 과거의 역사에 대한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일본을 방문할 수 있는가.

일본에서 초대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뒤로는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 일본은 김정일을 상당히 두려워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의회로부터 정식 초대가 있다면 일본에 가서 이야기하고 싶다.



핵 문제에 관한 이야기인데 파키스탄과 우라늄 농축 기술협력은 있었는가.

내가 책임자로부터 파키스탄과 농축 우라늄 기술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1996년이었다. 다만 핵 문제에 관해서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출처: Newsweek한국판 200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