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비상!! - 지구촌 눈이 안내린다

(::온난화 비상… 유럽선 스키월드컵 취소::)

세계가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 때문에 ‘눈(雪) 없는 겨울’을 맞고 있다. 유럽에서는 알프스 산지에 눈이 오지 않아 세계 스키월드컵이 취소됐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눈 부족 때문에 겨울 스포츠 시즌이 미뤄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11일 보도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알프스 관광에 겨울철 경기를 의존하고 있는 나라들은 날씨 비상이 걸렸다. 천연설로 덮여야 할 알프스 의 스키리조트들에 눈이 내리지 않는데다, 따뜻한 날씨 때문에 인공설조차 만들 수 없는 형편이 됐기 때문. AP통신은 알프스의 스키장에 흰 슬로프 대신 푸른 초원만 보인다고 전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10월 알프스 산지에 위치한 죌덴에서 열릴 예정이던 알파인·크로스컨트리 스키 월드컵을 눈 부족 때문에 취소했다. 이 지역 스키장 운영자 루이스 랑은 “이달 20일이 지나야 눈이 내릴 것 같다”면서 “지구온난화 영향이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지질학연구소는 최 근알프스의 올겨울 날씨가 1300년만에 가장 따뜻할 것으로 예상된 다고 발표했었다.

헝가리와 프랑스 론강 유역,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등은 진작 에 추위가 시작됐어야 하지만 12월 중순이 된 지금까지도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영국도 100여년만의 온화한 겨울을 맞고 있다. 독일은 500년만에 가장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슈피겔에 따르면 지난 9~11월 석달간

독일의 평균기온은 섭씨 12도로, 이전 30여년간 평균기온보다 무려 3.2℃도 높았다. 12월이 되어서도 예년 같은 한파 대신 온난 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1659년 이래 최고기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동부에서 손꼽히는 버몬트주 킬린턴 피크의 스키장도 이달 초 개장을 하긴 했지만 처음 겪는 눈 부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레일 수가 200여개에 이르는 이 스키장에서 눈이 모자 라 인공설로 전체를 메워야 하는 일이 생긴 것. 인근 스토위마운틴 리조트는 눈을 만들기 위해 물을 공수하느라 힘겨운 시즌을 맞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커플인 유명 스키선수 토머스 그란디와 새러 레너 부부가 “ 지구온난화로부터 눈을 보호하자”며 환경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고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도시와 마을 수백곳은 기후변 화를 막기 위한 교토의정서 가입을 촉구하며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구정은기자 koj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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