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방만한 통화 관리의 무서운 종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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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위기의 달러경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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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세계 경제불안이 촉발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파울 W.프리츠가 쓴 ‘위기의 달러경제’는 이런 상황을 좀 더 크고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통찰력이 느껴진다. 자유시장경제는 끊임없이 투기적 국면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모든 투기는 두 가지 기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전반기는 축적단계다. 이른바 고수들이 낮은 가격으로 주식에 대한 투기수요를 창출하며 체계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린다. 가격 상승에 고무된 가담자들이 늘어 가격이 더 빠르게 치솟으면서 거품을 만든다. 후반기는 분배단계다. 쉽게 돈을 벌겠다는 환상에 빠져 덤벼드는 하수인 개미투자자들에게 고수들이 주식을 매각한다. 하수들은 타인 자본까지 끌어들여 구매에 나선다. 그러나 일단 하락세가 뚜렷해지면 부채마저 갚지 못할 것을 염려한 이들 하수들은 겁에 질려 투매에 나선다. 결국 거품 경제의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된다. 미국 주식시장은 대공황 전인 1921~29년 사이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이 기간에 63포인트에서 381포인트까지 6배가 올랐다. 1929년 10월 최악의 붕괴 상황에 이른 뒤에도 월가에는 낙관론이 넘쳐 났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어빙 피셔조차도 당시 “주가가 고도의 안정기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을 정도다. 다우존스는 바닥을 모른 채 추락을 거듭해 1932년에는 41포인트 수준까지 떨어졌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미국이 타국 중앙은행이 소지한 모든 달러화에 대해 온스당 35달러의 고정 가격으로 금을 교환해준다는 약속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1971년 8월 15일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하고 달러화의 금태환을 중지한다고 선언한 후 도에 넘친 화폐발행을 저지할 수 있는 장치가 사라졌다. 이는 방만한 통화 운용으로 이어져 금리를 낮추고 증시를 부양하는 결과를 낳았다. 미국은 자국의 세계 화폐 독점권을 이용해서 지정학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정치의 우위에 이용되는지를 너무나 노골적으로 보여줬다. ■ 금값 급등은 당연한 현상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상황은 일본이 1990년대 겪은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1985~89년 사이 무절제한 통화 운용으로 부동산과 증시호황이라는 자산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자산 디플레이션 속에서 사회적 기반이 잔혹하게 파괴됐다. 미국의 국제 수지 건전화는 증시 붕괴와 통화 붕괴가 유발되지 않는 한 국내 수요를 억제하기 어려워 아마 실행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재정자금 조달을 위해 연간 3000억달러 이상, 매일 10억달러 이상의 외국자본을 필요로 한다. 9·11 테러가 상징하는 냉전 이후 새로운 전쟁은 양상이 전혀 다르다. 미국의 무적 신화는 빛이 바랬다. 이는 화폐가치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귀금속의 새로운 전성기가 도래하리라는 것은 금융기술상으로는 당연한 귀결이다.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투자수단인 금이 각광받으면서 국제 금값이 요즘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게 이상할 게 없다.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최근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시대의 종말을 언급한 것은 이 책의 핵심 메시지와 맥락이 같다. “지난 60여년간 지속해 온 슈퍼 호황이 끝났다”며 “최근 위기는 수십 년간 지속돼 온 신용팽창이 몰고 온 재앙”이라는 원인 분석이 일치하는 것도 신통하다. [성철환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42호(08.02.6 · 1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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