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7일 (금) 18:32 경향신문
태안 앞바다서 바지선과 충돌 ‘8000톤 오염’
사고는 이날 오전 7시15분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약 6마일(9.6㎞) 해상에서 홍콩 선적 14만6000t급 유조선 ‘헤베이 스프리트’호와 해상크레인을 실은 바지선이 충돌하면서 유조선 기름탱크 3개에 구멍이 나 원유 약 1만500㎘(8000t)가량이 바다로 유출됐다.
이번 사고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1995년 국내 최대 해양오염사고로 기록된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 유출된 원유와 연료유 5035t의 1.6배에 이르는 규모다.
기름이 유출된 이 일대 해역은 폭 500m의 기름띠가 5㎞가량 형성됐다.
태안해경은 기름 회수기를 장착한 방제선 3척과 경비정·민간 방제선 등 30여척을 동원해 선박 주변에 오일펜스를 치고 긴급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풍랑이 거세게 일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 앞바다는 이날 새벽 풍랑주의보가 발령됐으며 파고가 3m 이상 되는 등 악천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해경은 파고가 높아 실제 방제작업이 이뤄지기까지는 2~3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해양수산부에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해 수습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추산되지 않고 있다.
태안해양경찰서 관계자는 “기름이 내해로 들어오면 피해가 크고, 외해로 빠지면 적어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확한 피해를 가늠하기 힘들며 조류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인근 가두리 양식장이나 갯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제 작업에도 불구하고 일부 원유는 해안가로 밀려들 것으로 예상돼 태안군 일대 5개 면지역의 3500ha에 이르는 양식장에는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
이날 사고는 인천대교 공사작업을 마친 해상 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을 이용, 경남 거제로 예인하다 한 척의 바지선 와이어가 갑자기 끊어지면서 중심을 잃고 유조선과 충돌해 일어났다.
사고 유조선 ‘스프리트’호는 인근 대산항 입항을 위해 사고 해역에서 정박 중이었다. 당시 유조선에는 인도·필리핀·중국인 등 선원 27명이 승선하고 있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태안|정혁수기자 overa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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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7일 (금) 18:28 한국일보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 서해안 초비상
기름 해안 상륙땐 어장·갯벌 오염 불보듯
씨프린스호 때보단 방제 시간 벌 수 있어
“씨프린스호 사고 때처럼 물고기와 조개들 씨가 마르는 거 아녀유?”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충남 서해안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 일대는 천혜의 갯벌과 다양한 양식장들이 자리잡고 있어 피해가 클 전망이다.
사고 이후 해류가 육지가 아닌 먼바다쪽을 향해 기름이 해안으로 빠르게 유입되지는 않았지만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르면 8일 오후 기름이 해안에 흘러 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출된 기름도 씨프린스호 사고 때보다 2배 많은 1만810톤에 달해 불안감은 더 증폭되고 있다.
어민들은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바다와 갯벌에서 고기잡이, 양식업, 조개채취 등으로 생업을 이어가는 태안군 어민들은 이날 수시로 바닷가로 나가 혹시 기름띠가 몰려오지 않는지 긴장한 표정으로 살펴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태안군 관계자는 “연안에 5,600㏊의 바다 양식장과 어장이 형성돼 있어 유출된 기름이 해안으로 밀려들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해안에는 남해와 달리 대규모 가두리 양식장은 많지 않지만 꽃게 우럭 등의 어장과 갯벌의 패류가 잘 발달해 있다.
전복 양식업을 하는 김모(65ㆍ태안군 원북면)씨는 “검은 기름 덩어리가 해안가에 도착하면 어민들은 사실상 다 죽는 셈”이라며 “당국이 신속히 방제작업을 해줘 피해가 최소화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기름 냄새는 이날 오전부터 상륙했다. 태안군 소원면, 원북면, 이원면, 대산읍 등의 주민들은 바닷바람을 타고 온 악취에 고통을 겪었다. 일부 주민은 기름 냄새에 두통과 복통증세를 호소하기도 했다.
전남 신안 김 양식장도 긴장하고 있다. 방제 작업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사고 발생 3일 후 정도면 남서쪽으로 흐르는 조류를 따라 신안 증도 앞 해상으로 기름(폐유볼) 띠가 몰려 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출 기름량은 씨프린스호 사고 때보다 많지만 그 피해는 훨씬 적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씨프린스호 사고는 해안에서 기름이 유출돼 어업과 환경피해가 직접적이었지만 이번 사고지점은 육지에서 10㎞나 떨어져 있어 기름이 해안에 도달할 때까지 방제 시간을 벌 수 있다.
또 씨프린스호 사고는 기름 확산이 빠른 여름철에 발생했고 방제가 어려운 중질유인 벙커유가 유출됐지만, 이번엔 겨울이고 원유가 유출돼 방제가 좀더 용이하다는 것이 해수부의 설명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날씨가 추우면 원유가 요구르트처럼 엉켜 분산되지 않고 회수하기가 용이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단순히 기름 유출량으로만 피해 규모를 예측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와 달리 해양경찰, 해양오염방제조합, 민간에서 해양에 기름이 유출되면 총 1만6,500톤을 3일 만에 수습할 수 있는 방제력을 갖추고 있어 기상만 좋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씨프린스호 사고는 1995년 7월 23일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에서 유조선 씨프린스호(14만4,567톤급)가 운항 중 암초에 좌초되면서 기름 5,035톤이 유출된 사고다. 이후 여수에서 포항까지 230km, 부산 해역 해안 73km가 기름에 오염돼 어장과 양식장 피해가 443억원에 달했고 기름 회수 작업도 다섯 달이나 걸렸다.
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전성우기자 swchun@hk.co.kr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7년 12월 7일 (금) 17:47 연합뉴스 <해양 기름유출 사고 일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2000.8.8. =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동방 20마일 해상에서 부산 선적 화물선 2천550t급 우양블루호와 중국 선적 화물선 500t급 진주호가 정면 충돌. 기름 유출.
▲2002.4.21. = 포항시 남구 대송면 호동 포항철강공단 입주업체인 왕표화학 벙커C유 보관 탱크에서 밸브조작 미숙으로 기름 유출. 벙커C유 100여ℓ 유출.
▲2002.4.26. = 전남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제일조선소 앞 해상에서 급유작업하던 140t급 유류 바지선(해상급유시설) 동영호와 29t급 소형 유조선 세영호가 부주의로 중질유 100여ℓ유출.
▲2002.5.14.= 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 조천포구에 정박중이던 남제주군 화순 선적 연안복합어선 화신호가 침몰. 기름 유출.
▲2002.6.22. = 전남 여수시 남면 안도 동쪽 7마일 해상에서 항해중이던 제주선적 45t급 예인선 동양호가 침몰. 경유 2천ℓ가운데 상당량이 유출.
▲2002.10.30 =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 대한송유관공사에서 정유회사로부터 기름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보일러 등유 2.5t가량이 유출.
▲2004.5.28 = 경남 남해군 삼동면 금송리 앞 방파제 인근에 정박중인 부산선적 36t급 예인선 경남호 침몰. 경유 3t 유출.
▲2004.7.22 = 경남 거제시 남부면 다포도 앞 0.5마일 해상에서 상진유조 소속 110t급 유조선 11해운호와 통영선적 소속 기선권현망 어선 94t급 5대원호가 충돌. 벙커C유 12㎘중 일부 유출.
▲2005.11.24 = 부산시 남항방파제 앞 해상에서 트롤어선 1칠양호(139t)와 유조선 7광림호(160t)가 충돌. 벙커C유 40t 유출.
▲2006.5.24 = 울산시 남구 용잠동 울산항 앞 1.5마일 해상에서 러시아 국적 3천988t급 화물선 세인트 올림프(St.Olymp)호의 스크루가 호스를 파손. 호스 안에 남아있던 원유 2t 유출.
▲2006.10.19 = 부산시 동구 좌천동 북항 4부두 100m 앞 해상에서 부산선적 698t 유조선 그라미호와 부산선적 493t 유조선 해남호가 충돌. 벙커C유 5㎘ 유출.
▲2007.5.21 = 울산시 울주군 온산항 1마일 해상에서 부산선적 석유제품 운반선 864t급 삼진호와 94t급 바지선(예인선) 천부1호가 충돌. 휘발유와 경유 63t 유출.
▲2007.5.29 = 전남 광양시 광양항 LNG터미널 북동쪽 1.8마일 해상에서 부선 2001조양호(650t)가 부산 선적 예인선 21조양호(48t)를 추돌.기름 유출
▲2007.12.7. = 충남 태안군 만리포에서 북서쪽으로 10km 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해상크레인을 적재한 부선이 유조선과 충돌. 원유 1만810t 유출.
(대전=연합뉴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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