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한반도 정세예견 책 눈길 |
[책소개]상극의 틀에서 ‘상생’은 한갓 말장난 상생의 문화를 여는 길 2005-06-27 오전 7:45:46 게재 정치권에서는 말할것도 없고 경제계 등에서도 ‘상생’이라는 말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명은 이기고 한명은 지는 이분법적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서로 이기는 방법을 찾자고들 흔히 얘기한다. 상생이라는 말은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된 셈이다. 물론 상생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는 것은 그만큼 ‘상생’이 한국사회에서 말처럼 쉽게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역설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원래 ‘상생’이라는 말은 민족종교인 증산도에서 비롯된 말이다. 상생의 정치, 상생의 문화, 상생의 시대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생’이라는 말의 본질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증산도에서 얘기하는 ‘상생’의 의미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원출판에서 최근 발간한 ‘상생의 문화를 여는 길’은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가 증산도의 창시자인 강증산(1871~1909)의 행적과 어록을 모은 증산도 도전을 근거로 증산도의 이념중 하나이자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인 상생을 말하고 있다. 안 종도사는 “재주가 많은 분들이라 그런지 입만 떼면 상생을 얘기하지만 이 상극의 틀에서 그게 잘 되겠는가”라며 “상생은 하늘과 땅,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득한 원망이 사라질 때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입으로만 상생을 외친다고 상생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증산도에서는 “인류가 살아온 지난 선천 상극의 세월은 가혹한 경쟁과 대결의 운명 속에서 하루도 전쟁의 고난과 죽음의 비극이 그칠 날이 없었다. 그러나 선천이라는 우주 봄 여름의 계절을 마감하고 인류의 진정한 새역사를 열기 위해서는 인간의 생각, 가치와 제도, 삶의 목적 등 모두 상생의 도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를 다섯 신선이 바둑판을 둘러싼 형세로 보는 ‘오선위기’ 대목을 보자. 또 증산도 도전에는 “씨름판대는 조선의 삼팔선에 두고 세계 상씨름판을 붙이리라. 만국재판소를 조선에 두노니 씨름판에 소가 나가면 판을 걷게 되리라”라는 대목이 있다. 이를 두고 저자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에 의한 소떼 방북으로 휴전이후 큰 변화없이 흘러가던 남북 관계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며 100여년전 증산도 도전에 이 같은 내용이 이미 예견돼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강증산 사후인 해방후에 ‘삼팔선’이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알려졌을텐데도 증산도 도전에 ‘삼팔선’이 언급됐다는 점은 이채롭다. 안 종도사는 이밖에 “도전에는 또 ‘만국활계 남조선(萬國活計 南朝鮮)이요 청풍명월 금산사(淸風明月 金山寺)’라는 글귀가 있는데 상제님 당시에는 없었던 남조선 북조선이 생기지 않았는가”라며 “청풍명월은 충청도를 가리키고 금산사는 미륵불이 머물 곳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최근 충청권으로 행정수도가 이전된다는 것을 거론하는 얘기”라고 해석한다. “요새 보면 정치인들도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 하면서 상생 소리를 외치고 다닌다. 상생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게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주위 환경, 여건이 허용돼야 상생도 이뤄질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대자연의 이법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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