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유용하고 세상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차원 높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본 블로그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잘 간파하셔서 끊임없이
실시간 지구촌 개벽소식/5선위기의 한반도

한국의 안보불감증, 세계가 또 한번 놀랐다!

by 바로요거 2006. 11. 9.

2006년 10월 31일 (화) 09:34   주간조선

한국의 안보불감증, 세계가 또 한번 놀랐다

일본 NHK 방송은 지난 9월 초 서울에 취재팀을 파견해 한 달 넘게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다. NHK 취재팀이 매달리고 있는 주제는 ‘한국인은 왜 북한의 위협에 대해 무감각한가’이다.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계기가 됐지만 취재기간 중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사건까지 터졌다. 취재팀은 그 동안 일반인 30~40명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했다고 한다.

취재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인의 눈에 이상하게 비치는 한국 안보불감증의 배경이 궁금했다”며 “한국인의 대부분은 ‘설마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겠느냐’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고생의 교과서를 훑어본 결과 남북 문제에 관한 서술이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에서 출발한다는 인상을 받았고 북한을 화해와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었다”며 “한국전쟁은 이미 옛날 얘기이고, 1970~1990년대 북한의 도발도 학생들에게는 실감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북한 핵실험의 여파로 세계가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지만, 특히 외국 언론은 세계를 놀라게 한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냉정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한국인의 평상심과 평온한 일상이 북한 핵 못지 않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LA타임스는 10월 13일자 서울발 기사에서 북 핵실험에도 동요가 없는 서울의 모습을 그렸다. “라면이나 물을 사재기하려는 움직임이 없다. 수도 서울에서는 수요일 예정대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출전 자격을 놓고 시리아와 경기를 벌였다. 오늘 밤 한국의 인기 팝가수 비는 스타디움에 모인 4만명의 팬 앞에서 월드 투어를 예고하는 무대를 선보일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실험했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누구도 참호를 파지 않았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지난 8년간 공식적으로 추구해온 화해정책이 소원했던 북쪽의 사촌들에게 점점 동정심을 느끼는 세대를 만들어냈다”며 “대부분의 한국인은 반세기 가까이 평양의 변덕스런 태도를 접하고 살면서 북한의 위협에 단련됐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평양의 핵 프로그램은 한국의 문제라기보다 미국의 문제로 인식됐다”며 “제2의 한국전에 대한 생각이 한국인의 마음속에서 물러나 있는 것은 도쿄 주민들이 대형 지진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리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뉴욕에서 발간되는 일간지 ‘뉴스데이(Newsday)’ 역시 10월 10일자 특별통신원(special correspondent)의 서울발 기사에서 북 핵실험에도 전혀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는 서울 시민의 다양한 반응을 전했다. “남한과 북한 간의 어떤 전쟁도 미국과 같은 수퍼파워에 의해 좌우된다. 북한이 전쟁을 시작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핵무기가 필요없다. 그들은 단지 대화를 원할 뿐이다.” “북 핵실험은 심각한 사안이 아니다. 내 인생에서 이 일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 신문은 “1953년 국토를 파괴시키고 끝난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한국인들이 ‘북한의 공격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은 오직 외국인뿐’이라는 말을 하기 좋아한다”며 “한국인들은 국경에서 자주 발생하는 남북 간의 총격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발행되는 ‘킹스턴 휘그 스탠더드(Kingston Whig-Standard)’는 서울에서 오히려 태평하게 지내는 자국민의 반응을 실었다. 서울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 캐나다 청년은 “어떤 형태든 (북핵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캐나다로 돌아간 사람들과 얘기할 때뿐”이라며 “서울 거리를 둘러보면 걱정할 것이 아무것도 없고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캐나다 청년의 전언에 따르면 ‘북 핵실험은 과거에 벌어졌던 일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는 게 한국인의 시각이라는 것. “김정일은 소란을 벌이고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면 서방세계는 제재 위협을 가한다. 그러다 김정일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한다. 그게 김정일의 비즈니스 방식이다.”

북핵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사는 한국민의 냉정함은 이전부터 외국 언론의 주목 대상이 돼 왔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5월 23일자 ‘악마가 보이질 않는다(See No Evil)’라는 기사에서 휴전선 인근의 거대 도시인 일산의 평온함에 주목했다. 이 기사는 철책선과 지뢰로부터 불과 수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인구 50만명의 일산 주민이 점증하는 북핵 위협에도 불구하고 태평하게 살고 있는 현실을 보여줬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먼저 공격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동등하게 되기를 원한다. 그들은 한국을 침입할 어떤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 이 기사는 일산 주민들의 육성을 전하면서 “중무장한 이웃이 좋은 의도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한국 전체에 팽배해 있다”며 “심지어 북한 핵 위기가 악화되더라도 이러한 믿음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시 타임은 북한보다 미국을 더 위험시하는 한국의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즉 ‘한국의 동의 없이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할 경우 거의 두 명 중 한 명의 한국인이 북한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결과(문화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와 ‘한국의 안보에 가장 큰 위협으로 응답자의 39%가 미국을 꼽은 반면 33%만이 북한을 꼽았다’는 결과(리서치&리서치 조사)가 소개됐다. 당시 타임 기사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하는 미국의 역할에 좌절하는 민족주의적인 성향의 세대가 부상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기사제공 ]  주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