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1일 (수) 20:56 세계일보
미국·중국·북한, 물고 물린 ''압박함수'' 관계
|
미국은 대만을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은 북한을 이용해 미국을 압박해 왔던 3국 간의 압박 관계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도 똑같이 작용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9일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대만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현지 언론에서는 지난달 17일 대만군이 사거리 600∼1000㎞의 ‘슝펑(雄風)2E’ 순항미사일을 중국 푸젠성(福建)성 인근 펑후다오(彭湖島)에 배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미사일은 중국의 주요 도시를 모두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인 7월 중순 F16 전투기의 대만 판매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국 외교부의 류젠차오(劉建超)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느닷없이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는 중미 간에 합의한 약속에 위배된다”며 “국가안전과 평화통일을 위협하는 행위로, 중국 정부와 인민은 결단코 이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중국 군사전문가는 “중국이 북한을 앞세워 미일의 중국 봉쇄에 대처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북한의 핵개발이 진척될수록 미국의 대만 군사지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미국의 압박에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9월 북한에 원유 수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통계에는 원유 수출이 이루어진 흔적이 없다. 원유 공급 중단은 북한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달 20일 베이징을 방문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중국으로부터 북중 협상에 대한 결과를 청취한 뒤 “달라진 게 별로 없다”며 태연하게 베이징을 떠났다. 베이징의 관측통은 이에 대해 “대만 카드를 가진 미국이 중국을 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베이징=강호원 특파원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실시간 지구촌 개벽소식 > 5선위기의 한반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北 6자회담 복귀] 9·19공동성명 요지 (0) | 2006.11.09 |
---|---|
[사설] 외교안보 개각, 나라 안위가 걱정된다 (0) | 2006.11.09 |
PSI부분참여? "나는 그것도 반대한다" (0) | 2006.11.09 |
한국의 안보불감증, 세계가 또 한번 놀랐다! (0) | 2006.11.09 |
북한, 미 군사공격 대비태세 갖춰.... (0) | 2006.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