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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소년지" 없어서 못판다!

by 바로요거 2006. 10. 24.

‘추억의 소년지’ 없어서 못판다

 
[조선일보 정지섭기자]

“이젠 ‘어깨동무’나 ‘보물섬’도 ‘값나가는 고서’입니다.”

50~60년대 학술서적, 고서의 영인본(影印本) 등 찾아보기 힘들면서도 고리타분한 책들을 쌓아놓은 곳으로 여기기 쉬운 헌책방에 근래 새 히트상품이 등장했다. 70~80년대에 발간된 어린이·학생잡지와 소년전집들이다. 90년대만 해도 찾는 이가 없어 대량 폐기됐던 이 책들이 지금은 없어서 못 살 정도로 수요가 늘었고 값도 치솟았다.



온라인·오프라인 헌책방을 운영하는 서울 이문동의 ‘신고서점(www.singoro.com)’. 한 권뿐인 ‘어깨동무’ 1976년 12월호의 값이 3만원이다. 표지모델은 당시 교동 ‘국민학교’ 6학년인 배우 강수연. 빛 바랜 책장을 넘기니 해외펜팔 신청코너, 만화가 박수동의 ‘소년 고인돌’ 등이 눈길을 끈다.

“2000년을 넘기면서 주로 30대 초반 손님들이 찾아요.” 물건이 나오는 대로 사라진다는 게 헌책방 운영자들의 말이다.

특히 ‘소년중앙’ ‘새소년’ ‘어깨동무’ ‘소년세계’ 등 당시를 풍미했던 ‘메이저급’ 어린이잡지가 인기인데, 권당 2만~3만원이 보통이다. 80년대의 ‘보물섬’은 물량이 많아 아직은 값이 좀 약하다. 신고서점 김종명 사장은 “인터넷 주문도 많지만, 홈페이지에서 약도를 보고 찾아와 어린이잡지에 묻혀 낄낄거리는 넥타이족들도 있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고구마(www.goguma.co.kr)’. 이곳은 아예 분류 체계에 ‘추억의 책’을 추가했다. ‘부족하던 시절 어찌어찌 만났지만 헤어져 추억으로 남은 책들’이다. 어린이잡지·학생지는 물론, 동화·소설전집과 만화책이 포함된다.



이범순 사장은 “소년지는 남녀 공통의 인기품이고, 남자들은 계림문고, 여자들은 사루비아문고를 많이 가져간다”며 “빛 바래고 촌스러운 삽화들이 그렇게 반갑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대중문화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로봇찌빠(신문수)’ ‘요정핑크(김동화)’ ‘꺼벙이(길창덕)’ 같은 옛 만화 캐릭터들의 ‘연구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또 하나의 구매층은 ‘블로거’들. 한 가지를 천착하면서 깊은 지식과 소장 자료를 뽐내는 ‘스타 블로거’가 늘면서 자료시장의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대(70~80)의 어린이·청소년잡지가 의외로 별로 남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 그때 ‘엄마’들 때문이겠죠. ‘공부는 안하고 이런 거나 본다’면서 보이는 족족 내다버렸잖아요. 그때 부모님이 원망스럽다는 손님들도 많아요.”(신고서점 김종명 사장)

“물량은 엄청나게 들어왔는데 한동안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헌책방들도 대개 내다버렸죠. 돌이켜 생각하면 참 가치 있는 콘텐츠들인데.”(고구마 이범순 사장)

실제로 ‘로드쇼’ ‘스크린’ ‘핫 뮤직’같은 80~90년대의 대중연예잡지는 아직 물량도 많고 값도 싼 편이다.

(정지섭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xanad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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