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위협발언 의도와 도발 가능성

북한의 대남 위협발언 의도와 도발 가능성

 

"北 위협적 성명은 양보 얻으려는 심리전"<러 전문가>

톨로라야 "北, 전면전은 체제종말 잘 알아…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있어"

러 6자회담 차석대사 "당사국들 최대한의 책임감과 자제력 발휘해야"

연합뉴스 | 입력 2013.03.30 19:32

 

톨로라야 "北, 전면전은 체제종말 잘 알아…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있어"

러 6자회담 차석대사 "당사국들 최대한의 책임감과 자제력 발휘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해 연일 위협적 성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는 실제 전쟁을 하겠다는 의도보다 상대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심리전 성격이 강하다고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한국프로그램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군사준비 태세를 높이고 미국 본토 타격 계획, 남북 전시상황 돌입 등 도발적 성명을 연이어 발표하는 것과 관련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미국과 남한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선전선동술 성격의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러시아 외무부 아주1국 부국장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인 톨로라야 소장은 "어제 김정은의 등 뒤에 미 본토 타격 계획 군사지도가 걸린 회의 장면을 담은 노동신문 사진을 보고 솔직히 웃음이 나왔다"며 "이는 서방과 자국민을 상대로 한 선전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톨로라야는 "김정은이 상황을 실제로 군사대결로까지 몰고 가려는 것이라기보다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고 자기가 얼마나 위험하며 예측 불가한 지도자인가를 보여줌으로써 상대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라면서 "북한의 일차적 목표는 상대를 불안하게 만들어 대화와 협상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과 미국은 양보 조처를 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북한의 작전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그는 덧붙였다.

톨로라야 소장은 "남북한 어느 쪽이고 정말 전쟁을 하려고 하는 쪽은 없으며 특히 북한은 전면전이 정치 지도부뿐 아니라 국가 자체의 종말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적 충돌은 비의도적으로 우연하게 일어날 수도 있다"며 우발적 전쟁 가능성에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예기치 못한 상황 전개도 가능하며 누군가가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우연히 '단추'를 누를 수 있다"면서 "현재 이런 가능성은 아주 커졌고 그래서 상황이 위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톨로라야는 특히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서해 상이나 비무장지대 등에서의 국지전 가능성은 아주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에는 병사들의 사망 등 일정한 피해를 내는 국지전이 국민적 단결을 강화하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지만, 한국과 미국에는 한국의 국가 신용도 추락, 국제 경제 타격 등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북한은 이처럼 유리한 국지전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분석했다.

모스크바의 문제분석센터 연구원 세르게이 발마소프도 이날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에너지와 식량을 얻어내기 위해 핵무기를 자랑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발마소프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로부터 중유와 식량, 차관 지원을 받던 '창문'이 몇 년 전부터 닫혀버리자 무기 소리를 내며 이웃을 협박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갈과 사기를 계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사(북핵담당 특임대사)는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문제 관련국들에 최대한의 책임감과 자제력을 주문했다.

로그비노프 대사는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최대한의 책임감과 자제력을 발휘해 되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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