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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웃음치료와 울음치료

by 바로요거 2012. 1. 27.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웃음치료와 울음치료

 

[특집]펑펑 울어라~ 속이 후련해진다!

2008 08/19뉴스메이커 788호

 

현대인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확산… 웃음치료와 병행 ‘마음의 병’ 치유

 

사진작가 만 레이의 ‘유리 눈물’

장마철을 맞아 비가 오락가락하던 지난 8월 2일. 휴가 막바지여서 서울에서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의 목적지까지 자동차로 내려가는 데 약 5시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울창한 숲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피라미드 형태의 지붕을 가진 ‘피라밋 명상원’(www. achiim.com). 오후 5시 무렵 그곳 2층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니, 명상 음악에 맞춰 10여 명의 남녀가 격하게 몸을 흔들고 있다. 쿤달리니 명상을 하는 과정이다. 이들은 이날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나다브라마, 가슴 치유 등 각종 명상을 했다.

병원·상담센터·명상원서 활용 늘어
기자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튿날 있을 울음명상 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웃음과 울음, 그리고 침묵명상을 각각 50분씩 이어서 하는 미스틱로즈 명상이다. 이날 명상을 이끈 야마니(48)씨가 배경 음악을 깔면서 웃으라고 하자 참가자들은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50분을 보낸 그들은 10분간의 휴지기를 가진 후 이번엔 울기 시작했다. 어두운 조명과 처연한 배경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벽을 보며 조용히 흐느끼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꺽꺽…’ 통곡하는 남성도 보였다. 속을 모두 비워내기라도 할 듯이 토해내는 격정적 울음소리. 예정된 시간이 지난 후 분위기는 숙연했다.

어느새 눈이 퉁퉁 붓고 목소리는 잔뜩 쉬었지만 그들은 한층 편안해 보였다. 울음명상에 참여한 김영필(45·유아교육기관 운영)씨는 “지난해부터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다”면서 “마음공부를 하고 싶어 인터넷을 뒤지다가 명상에 관심을 갖게 됐고, 특히 이번에 이곳에서 울음명상을 한다고 해서 실컷 울고 난 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참가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펑펑 울고 나니 마음의 때가 한결 씻겨나간 것 같아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울음명상을 이끈 야마니씨는 “웃음과 울음은 오랜 세월 수많은 생을 거치면서 각인된 상처와 흉터를 치유해주는 명상법으로 웃음층 밑에 울음층이 있다”면서 “먼저 이유 없이 웃음으로 내면에 쌓인 먼지를 걷어낸 후 울음으로 더 깊숙이 내재된 고통과 상처를 토해낸다”고 설명했다.

울음이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병원에서도, 상담센터에서도, 명상원에서도 울음요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울음요법은 대부분 웃음요법과 함께 진행된다. 웃음과 울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 가지를 병행하지 않으면 마음의 병을 완전히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유럽은 이미 관심 기울여
화상전문병원인 서울 강남의 베스티안 병원. 이곳에서는 입원한 화상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울음 치료가 포함된 웃음 치료를 하고 있다. 이를 진행하는 오은영(33) 간호사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웃음요법을 배웠다가 강사로 나선 경우다. 오 간호사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년간 간호사 일과 함께 의사와 다른 간호사들의 일정을 조정하고 환자를 상담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병행하면서 감정노동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해 두통과 여드름에 시달렸다”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웃음치료 강의를 1년간 받았는데 큰 도움을 받아 이를 환자들에게도 전파하고 싶어 지난해부터 이 병원에서 웃음치료교실을 열게 됐다”고 소개했다. 오 간호사는 “그런데 웃음치료 과정에서 우는 분이 적지 않았고 그것은 화상을 입은 환자들이 가진 슬픔과 분노, 우울감 때문인 것으로 짐작됐다”면서 “이때부터 이 분들이 힘든 부분을 토로하고 같은 고민을 가진 다른 분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한 다음 조용히 눈물을 쏟아낼 수 있는 장을 제공하는 울음치료를 병행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5일 오후 3시부터 이 병원 지하 3층에서 열린 ‘웃음치료교실’에 참가한 화상환자 오덕균(58)씨는 “가스 폭발로 얼굴과 팔에 2도 화상을 입어 입원한 후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해 힘들었다”면서 “웃음치료교실에 참여하면서 괜히 눈물도 났는데 전반적으로 오랜만에 후련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암 전문의로 ‘울어야 삽니다’(중앙M&B)를 저술한 이병욱 박사는 내원한 환자에게 면역요법과 울음요법을 함께 처방하고 있다. 암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일종의 심인(心因)성 질환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병욱 박사는 “내원한 환자에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이 암에 걸린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하는 것인데, 대부분 3~5년 전 큰 좌절이나 분노, 증오, 불평과 불만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서 “마음의 병은 항상 신체에 영향을 끼쳐 독소가 되기 때문에 마음의 독소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또 “수술해서 암을 없앤다고 해도 환경이 바뀌지 않으면 암은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데 현대의학은 이것을 놓치고 있다”면서 “눈물은 면역력을 강화시킬 수 있고, 면역이 건강하면 암은 절대 발현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육체적·정신적·사회적·영적으로 안녕한 상태’로 정의한다. 인간의 몸은 육체와 정신과 영혼과 그 개체의 사회환경적 요소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인간은 신체뿐 아니라 심리적·사회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균형을 이룰 때 최고로 활성화할 수 있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암을 수술,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중심으로 치료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심리신경면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치료법의 보완요법으로 기공, 심리요법, 심상요법, 요가, 웃음치료 등 여러 가지 심신요법을 사용하는 대학병원이 늘고 있다.

 

 

울음 치료는 대부분 웃음 치료 후 진행한다. 사진은 베스티안병원에서 웃음치료교실을 열고 있는 모습. <박주연 기자>


웃음치료에 비해 울음치료는 아직 의학계에서 널리 인정받는 치료 방법은 아니다. 서울대병원 등에서는 매주 웃음치료 강좌가 열리지만 울음치료를 하는 대학병원은 아직까지 없다. 다만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의사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울음치료에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명상의 한 방법으로 인기를 끈 울음은 비틀스의 멤버 존 레논 덕분에 치료법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1970년 존 레논이 비틀스를 떠나면서 발표한 음반 ‘PLASTIC onO’는 아내인 오노 요꼬와 함께 울음치료를 받은 후 영감을 얻어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그것이 우리나라에는 2, 3년 전부터 일부 의사나 심리학자, 명상전문가 등이 울음요법에 주목하면서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웃음치료와 울음치료 강사를 양성하는 엔돌핀연구소의 설권환 소장은 “웃음과 달리 울음은 한 번 울기를 멈춘 후 다시 울기 힘든 특성이 있다”면서 “대다수 사람이 성인이 된 후에는 주변을 의식하느라 실컷 울기 쉽지 않은데 한번 펑펑 울고 나면 가슴속이 후련해지는 이유는 스트레스가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 소장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많은 이유로 속상한 일이 생기게 마련인데 이를 억누르면 병이 된다”면서 “우는 과정에서 대부분 분한 마음이 사라지고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마음이 정리되기 때문에 울음요법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꽤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웃음과 울음 반복 순수의식상태로”
웃음과 울음, 침묵(좌선)을 아우르는 미스틱 로즈 명상법은 오쇼 라즈니쉬가 개발한 새로운 명상법이다. 원래 일주일 동안 하루 3시간씩 아무 이유 없이 웃고, 그 다음 일주일 동안 하루 3시간씩 운 다음 또 그 다음 일주일 동안 하루 3시간씩 좌선해 침묵명상을 하는 것이 원리다. 피라밋 명상원 외에 서울 사당동의 ‘댄싱붓다 명상센터’(02-522-9774)에서도 미스틱 로즈 명상을 한다.

 

피라밋명상원의 캠프에 참여한 이들이 미스틱 로즈 명상에 빠져 울고 있다. <박주연 기자>

단월드의 뇌교육 프로그램인 ‘파워브레인 메소드’에도 웃음과 울음이 포함돼 있다. 몸 수련이나 기 수련이 아닌, 순수하게 ‘의식’을 대상으로 의식의 작용을 이해하고 조절함으로써 뇌의 잠재된 능력을 100% 쓸 수 있도록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억제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에너지가 실린 감정적 기억으로 뇌 속에 저장돼 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정적 생각과 감정을 강력한 방법으로 정화해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의식 상태가 되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도구가 웃음과 울음이라는 것이다. 단월드 주혜영 홍보팀장은 “웃음과 울음을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뇌가 유연해지고 정화되면서 순수의식 상태를 경험하며 슬픔과 기쁨,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을 초월하는 진정한 감정의 주인으로서 자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양에서 ‘펀패밀리가족상담센터’(www.funfamily.or.kr)를 운영하는 이병준 목사는 상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분노치료와 웃음&울음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이 목사는 “부부 갈등이나 자녀문제, 우울증 등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어린시절 상처나 결혼 전의 가정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 분노를 표현할 수 있도록 장소와 분위기를 제공한 다음 자신만 그런 아픔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도록 그룹상담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곳 상담센터의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데, 그 과정에서 대부분 참가자는 까무러칠 정도로 울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자신도 몰랐던 내면 깊숙한 곳의 상처를 끄집어내고 이를 웃음과 울음 과정을 거쳐 용서하고 화해함으로써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이다.

 

[특집]애써 눈물 참지 마세요

2008 08/19뉴스메이커 788호

 

울고 싶을 때 울면 각종 질환 발병 위험성 줄어

 

 

감정에 따라 흘리는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훨씬 많이 포함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제16차 이산가족 상봉에서 한 남매가 만나 얼싸안고 통곡하는 모습. <경향신문>

 

살아가면서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남 앞에서 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한국 남성의 경우 대다수가

 눈물을 보이는 것 자체를 부끄럽게 여긴다. 사나이는 울어선 안 된다는 얘기를 어려서부터 들어왔기 때문이다. 속상한 일이 생겨도, 분노가 치밀어도, 남자들은 애써 눈물을 참는다. 그러다 보니, 울고 싶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울음을 참기만 한 오랜 습관 때문에 막상 울려고 하면 눈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울음은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 직후 가장 먼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언어 수단이다. 모든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린다.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한 아기는 배고플 때, 아플 때, 졸릴 때, 짜증날 때에도 우는 것으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낸다.

스트레스 호르몬 밖으로 배출
눈물이 건강에 좋다는 과학적 근거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미국의 윌리엄 프레이 박사다. 1977년 그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연구하다 눈물의 해독작용을 밝혀내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감정적인 눈물과 양파 자극으로 흘린 눈물의 화학 성분이 다르다는 것도 알아냈다.

눈물은 수분과 나트륨, 라이소자임, 글로불린, 스트레스 호르몬, 망간 등 여러 효소와 항체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같은 눈물이라도 양파를 이용해 자극하여 나온 눈물이냐, 감정에 따라 흘리는 눈물이냐에 따라 그 배출경로가 다르다. 자극을 받아 흘리는 눈물은 뇌관이 보내는 신호에 따라 나오는 데 비해, 감정에 복받쳐 흘리는 눈물은 대뇌의 전두엽에서 뇌관으로 신호를 보내고, 그것을 받은 뇌관에서 눈물을 내보낸다. 즉 자극에 의한 눈물보다 감정에 의한 눈물은 전두엽이라는 한 단계를 더 거치는 것이다.

또 감정적 눈물과 자극으로 흘린 눈물은 성분에도 차이가 있다. 감정에 의해 흘리는 눈물에는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훨씬 많이 포함돼 있다. 이는 곧 눈물을 흘림으로써 스트레스 호르몬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스트레스를 받은 뇌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부신에서 만들어진 카테콜아민은 혈관을 타고 이동해 심장 박동을 촉진한다. 이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몸에 쌓여 있으면 심장을 압박해 심장병과 고혈압 등의 질병을 유발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느끼는 대로 울면 심장병, 고혈압, 암 등 각종 질환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액순환 잘되고 폐활량도 증가

 

 

울음은 인간이 태어나 가장 먼저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이다. 사진은 세상에 태어나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기. <경향신문>

일본 토호 대학의 아리타 히데오 교수는 “목 놓아 우는 것은 뇌를 다시 한 번 초기 상대로 되돌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욱 박사는 “울기 전에는 스트레스로 억압된 상태였지만 울다 보면 분노가 눈물에 씻겨져 나가 감정이 크게 희석된다”면서 “눈물을 흘리고 난 후에는 아드레날린이나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크게 줄어드는데, 이 두 호르몬이 줄어들면 부교감신경이 확장되고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크게 증가한다”고 전했다. 이 박사는 또 “눈물을 흘릴 때 우리 몸은 심장 박동이 증가하고 씩씩해지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빨라져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세밀하게 뻗어 있는 모세혈관이 기지개를 펴는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처음에는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올라가지만 눈물을 흘린 후에는 마음이 차분해져 혈압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울음은 폐활량의 증가도 불러와 몸이 많은 산소를 받아들이도록 한다. 또 호흡량이 늘어나고, 면역과 관계가 있는 림프계에서는 림프의 순환이 촉진한다. 면역력이 증가하면 엔도르핀, 엔케팔린, 세로토닌과 같은 우리 몸에 유용한 호르몬이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웃거나 기분이 좋을 때 생성되는 호르몬이고, 엔케팔린은 웃을 때 엔도르핀과 함께 나오는 신경 펩티드 호르몬이다. 또 세로토닌은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인 행위, 수면이나 기억,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이병욱 박사는 “엔도르핀, 엔케팔린, 세로토닌은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암세포를 죽이는 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눈물이 암을 막아준다는 말은 이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류머티즘 분야의 권위자인 요시노 신이치 교수도 눈물을 흘리는 것이 병을 낫게 한다고 주장한다. 7년 전 자신이 치료한 류머티즘 환자 20명에게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고 눈물을 흘리게 한 다음 신체 변화를 살피는 임상 실험을 한 결과 류머티즘 통증 원인 중 하나의 특정물질이 실험 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웃음과 함께 울음치료를 하고 있다.

또 영국의 의학자들은 몇 해 전 영국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 이후 영국의 심리상담소로 상담을 받으러 찾아오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어든 사실에 주목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하자 영국은 큰 슬픔에 빠졌고 장례식 과정을 TV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이것이 영국인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켰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두고 ‘다이애나 이펙트(Diana Effect)’ ‘다이애나 베너핏(Diana Benefit)’, ‘다이애나 신드롬(Diana Syndrome)’라고 부른다.

이처럼 울음의 효과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유익하다는 사실은 여러 경로로 입증되고 있다. 따라서 울음치료의 효과를 믿는 의학자와 심리학자 들이 이구동성으로 울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말고 실컷 펑펑 울라고 조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특집]어떻게 울어야 하나
2008 08/19뉴스메이커 788호


힘든 기억 떠올리며 남김없이 쏟아야… 기쁨과 감사의 눈물도 효과

 

서로 포옹하고 위로하며 눈물을 흘리는 환자와 배우자. <대암클리닉 제공>

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미스틱 로즈’ 명상법을 개발한 인도의 철학자 고(故) 오쇼 라즈니쉬는 며칠간 이유 없이 웃은 다음 또 며칠간 이유 없이 울라고 했다.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지 말고, 울음이 그치려고 할 때마다 ‘야부(Yaa-Boo)’라고 외치라고 조언했다. 이 소리가 웃음과 눈물을 남김없이 끌어내 깨끗하게 청소하는 방편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인간은 다시 순진무구한 어린아이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 물론 우는 동안 조금이라도 웃어선 안 된다고 한다.

감정이 들어간 눈물은 양파 등의 자극으로 흘리는 눈물보다 카테콜아민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되도록 감정이 밴 눈물을 흘리는 게 좋다. 엔돌핀연구소, 베스티안 병원의 웃음&울음 치료 강사들은 울음요법을 실천하면서 ‘그동안 가장 나를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인지 떠올리라’고 주문한다.

세계를 감동시킨 ‘생명을 구하는 포옹’
암 전문의 이병욱 박사는 ‘7무’에 따라 울라고 제안했다. ‘무조건’ ‘무차별적으로’ ‘무시로’ ‘무수히’ ‘무릎을 꿇고’ ‘무안을 당하더라도’ ‘무엇보다 먼저’ 울라는 것이다. 화가 나거나 울컥하는 그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울고, 소리를 지르든 가슴을 치든 데굴데굴 구르든 방법을 가리지 말고 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말고 시간과 장소를 따지지 말고 울고, 하루에 몇 번이든 운다. 또 무릎을 꿇고 울면 남의 잘못이 아닌 나의 과오가 떠오르기 때문에 겸손한 눈물을 흘릴 수 있다 .

눈물은 고통 속에서만 흘리는 게 아니다. 기쁨과 감사의 눈물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인큐베이터의 카이리(오른쪽)와 브리엘 자매.

서로의 심장과 심장을 맞대는 포옹 등 따뜻한 스킨십도 심신을 안정시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995년 태어난 카이리와 브리엘의 이야기는 인큐베이터 안에 있는 그들의 사진과 함께 전 세계로 타전됐다. 예정일보다 12주 일찍 태어나 1㎏도 안 되는 조산아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인 이들 중 브리엘은 심장에 이상을 안고 있었다. 심장, 신장 등이 통제불능 상태가 돼 브리엘은 죽기 직전 상황이었다. 그런데 선인들의 지혜를 떠올린 간호사 게일의 제안으로 죽어가는 브리엘을 카이리의 인큐베이터에 넣자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카이리가 손을 뻗어 브리엘의 어깨를 포옹하듯 안은 것이다. 그러자 브리엘의 심장이 안정을 찾기 시작했고 혈압과 체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세계인을 감동시킨 ‘생명을 구하는 포옹(The Rescuing Hug)’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포옹의 마법을 아는 이들은 배우자나 자녀를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을 자주 안아주라고 한다. 서로 눈을 마주보고, 충분히 깊게 안은 다음, “사랑합니다” 또는 “당신이 정말 좋습니다”라고 말하라고 조언한다. 포옹이 끝날 때도 상대방의 눈을 본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미완의 존재. 그런 나를 누군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 또한 사랑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용기와 힘이 솟는다. 그뿐 아니라 이 같은 사랑과 긍정의 힘은 만물을 아름답게 보게 하는 원천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자신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 앞에서 우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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