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태풍 와시 강타, 한밤중 날벼락! 사망 실종 1,500여 명
12시간 물폭탄… 만조… 필리핀 ‘한밤 날벼락’
태풍 ‘와시’ 급습 652명 사망… 고립지 많아 희생자 늘어날듯
동아일보 | 입력 2011.12.19 03:20 | 수정 2011.12.19 08:05
[동아일보]
16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닥친 태풍이 동반한 집중호우로 무려 15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 비해 엄청나게 심각한 규모의 태풍 피해가 발생한 것은 평소 태풍이 잘 오지 않는 남부에 폭우와 홍수 그리고 밀물 등이 겹쳐 닥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민이 잠든 새벽이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최대 피해지역인 카가얀데오로 시에 거주하는 교민 김모 양(16)도 물이 들어찬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18일 필리핀 적십자사에 따르면 태풍 '와시'에 따른 사망자는 652명, 실종자는 9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적십자사의 그웬돌린 팡 사무총장은 "아직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한 고립된 마을이 많아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을 잃은 이재민도 3만5000여 명에 이르며 고지대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군 당국은 불어난 강물 수위가 낮아진 뒤 즉각 병력 2만여 명을 민다나오 섬에 투입해 구조 및 생존자 수색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가족 전체가 휩쓸려가 피해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군 함정들은 바다로 떠내려 온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민다나오 섬 일대 해안을 수색하고 있다.
카가얀데오로에 거주하는 아이 에르난데스 전 국회의원은 "밤에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데 휘몰아치는 바람소리가 들린 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주변 강물 수위가 3.3m까지 상승해 순식간에 천장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필리핀 북부와는 달리 남부는 태풍 경험이 없어 많은 주민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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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닥친 태풍이 동반한 집중호우로 무려 1500명이 넘는 주민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 비해 엄청나게 심각한 규모의 태풍 피해가 발생한 것은 평소 태풍이 잘 오지 않는 남부에 폭우와 홍수 그리고 밀물 등이 겹쳐 닥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민이 잠든 새벽이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최대 피해지역인 카가얀데오로 시에 거주하는 교민 김모 양(16)도 물이 들어찬 집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망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18일 필리핀 적십자사에 따르면 태풍 '와시'에 따른 사망자는 652명, 실종자는 9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적십자사의 그웬돌린 팡 사무총장은 "아직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한 고립된 마을이 많아 사망자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을 잃은 이재민도 3만5000여 명에 이르며 고지대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군 당국은 불어난 강물 수위가 낮아진 뒤 즉각 병력 2만여 명을 민다나오 섬에 투입해 구조 및 생존자 수색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가족 전체가 휩쓸려가 피해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군 함정들은 바다로 떠내려 온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민다나오 섬 일대 해안을 수색하고 있다.
이번에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태풍이 접근한 시기가 만조와 겹쳐 갑작스럽게 홍수가 발생한 것이 큰 요인이다. 태풍이 몰고 온 폭우가 12시간가량 쏟아지면서 강물과 지류가 빠르게 불어났지만 대부분 주민은 잠들어 있어 초기에 대피하지 못했다.
카가얀데오로에 거주하는 아이 에르난데스 전 국회의원은 "밤에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데 휘몰아치는 바람소리가 들린 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주변 강물 수위가 3.3m까지 상승해 순식간에 천장까지 물이 차올랐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태풍이 자주 지나가는 필리핀 북부와는 달리 남부는 태풍 경험이 없어 많은 주민이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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