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어디까지 가나?
공포의 숫자된 럭키 세븐 '7'…새가슴된 유럽
조선비즈손희동 기자입력 2011.11.20 14:03
행운의 숫자로 불린 7이 이젠 공포와 저주의 숫자가 됐다. 유로존에서 구제금융 전력이 있는 국가들은 어김없이 국채금리 7% 부근에서 다른 국가들에게 손을 벌렸다. 현재까지 구제금융 신청국가는 그리스와 아일랜드, 그리고 포르투갈 3개국.
지난해 4월 13일 구제금융을 신청한 그리스는 당시 국채 10년물 금리는 6.8%로 독일 10년물과의 금리차가 3.67%포인트에 달했다. 아일랜드는 7%를 넘어 8.1%가 될때쯤 구제금융을 받았고, 올해 4월 구제금융 대상이 된 포르투갈은 8.6%가 될 때까지 버티다 결국 무릎을 꿇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자들은 국채금리 7%를 마지노선으로 보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7% 부근까지 치솟아 또다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 나라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 7이 공포의 숫자된 까닭
어쩌다 7%가 유럽 국가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매직넘버가 됐을까. 문제는 국채 보유에 따른 기관들의 자금조달 구조에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우선 안전자산 확보 차원에서 국채를 보유한 뒤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 또 다른 자산에 투자,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 경우 국제청산결제소에서 해당 국채의 담보가치를 산정해 주는 데 유럽의 대표적 청산결제소인 LCH클리어넷은 각국의 국채금리가 너무 높아지면(가격 하락) 증거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담보가치를 떨어뜨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우 과거 100억유로 규모의 국채로 빌릴 수 있는 현금이 89억 유로에 달했는데, 이제는 74억유로밖에 빌리지 못한다. 국채금리가 7% 부근에 달하자 LCH클리어넷이 증거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기관투자자들이 서둘러 투매에 나섰고 이것으로 인해 국채금리가 추가로 오르는 악순환이 벌어지기도 했다.
◆ 이탈리아·스페인, 유럽의 대마불사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구제금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경제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기준, 유럽 3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재정적자 규모만 1조9000억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갖고 있는 실탄은 변변치 않다. 현재 유로존 국가들이 마련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는 4400억유로. 이마저도 그리스 등 다른 유로존 국가를 지원하느라 써버린 비용을 제외하면 남은 금액은 2500억유로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정상들이 1조유로까지 증액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주초마다 발표되는 ECB의 국채매입 현황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은 ECB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ECB 외에 딱히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사줄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 많지 않다.
◆ 이곳저곳서 감지되는 위험신호
재정위기 우려가 다른 국가로 번지면서 최근 들어서는 프랑스와 벨기에 같은 과거 안전지대로 불렸던 국가들도 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프랑스 국채금리는 신용강등 루머에 지난주 3.8% 부근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시 3.4% 수준까지 내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유럽 위기는 다른 자금시장에서도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로-달러 통화스왑 금리(CRS)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유로를 가지고 달러 빌리기가 그만큼 힘들어 진 것이다.
RIA캐피탈마켓의 닉 스타멘코빅 스트래티지스는 "국채 매도압력이 다른 유로존 국가로 옮겨가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네덜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다른 유로존 국가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chosun.com
지난해 4월 13일 구제금융을 신청한 그리스는 당시 국채 10년물 금리는 6.8%로 독일 10년물과의 금리차가 3.67%포인트에 달했다. 아일랜드는 7%를 넘어 8.1%가 될때쯤 구제금융을 받았고, 올해 4월 구제금융 대상이 된 포르투갈은 8.6%가 될 때까지 버티다 결국 무릎을 꿇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투자자들은 국채금리 7%를 마지노선으로 보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7% 부근까지 치솟아 또다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두 나라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 7이 공포의 숫자된 까닭
어쩌다 7%가 유럽 국가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매직넘버가 됐을까. 문제는 국채 보유에 따른 기관들의 자금조달 구조에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우선 안전자산 확보 차원에서 국채를 보유한 뒤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 또 다른 자산에 투자, 수익을 극대화한다.
이 경우 국제청산결제소에서 해당 국채의 담보가치를 산정해 주는 데 유럽의 대표적 청산결제소인 LCH클리어넷은 각국의 국채금리가 너무 높아지면(가격 하락) 증거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담보가치를 떨어뜨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우 과거 100억유로 규모의 국채로 빌릴 수 있는 현금이 89억 유로에 달했는데, 이제는 74억유로밖에 빌리지 못한다. 국채금리가 7% 부근에 달하자 LCH클리어넷이 증거금을 올렸기 때문이다.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기관투자자들이 서둘러 투매에 나섰고 이것으로 인해 국채금리가 추가로 오르는 악순환이 벌어지기도 했다.
◆ 이탈리아·스페인, 유럽의 대마불사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사정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구제금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경제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기준, 유럽 3위,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재정적자 규모만 1조9000억유로에 달한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갖고 있는 실탄은 변변치 않다. 현재 유로존 국가들이 마련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는 4400억유로. 이마저도 그리스 등 다른 유로존 국가를 지원하느라 써버린 비용을 제외하면 남은 금액은 2500억유로 수준에 불과하다. 유럽정상들이 1조유로까지 증액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주초마다 발표되는 ECB의 국채매입 현황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일은 ECB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ECB 외에 딱히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사줄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 많지 않다.
◆ 이곳저곳서 감지되는 위험신호
재정위기 우려가 다른 국가로 번지면서 최근 들어서는 프랑스와 벨기에 같은 과거 안전지대로 불렸던 국가들도 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프랑스 국채금리는 신용강등 루머에 지난주 3.8% 부근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시 3.4% 수준까지 내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유럽 위기는 다른 자금시장에서도 그 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로-달러 통화스왑 금리(CRS)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유로를 가지고 달러 빌리기가 그만큼 힘들어 진 것이다.
RIA캐피탈마켓의 닉 스타멘코빅 스트래티지스는 "국채 매도압력이 다른 유로존 국가로 옮겨가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네덜란드나 오스트리아 같은 다른 유로존 국가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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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재정 위기의 최종 종착역은?
한국경제입력 2011.11.20 11:44
유로존 재정위기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으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재정위기의 향방은 독일의 유로존 해체와 존속 의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유로존 재정위기와 관련해 ECB의 개입 여부를 놓고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면서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독일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까지 확산된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ECB의 국채 매입으로 매일 버텨내고 있다" 며 "지난 주말 유로존의 재정 위기는 ECB의 국채 매입과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떨어지는 등 다소 소강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독일은 여전히 ECB 개입 가능성에 대한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유로존 해체'라는 공포가 번져야 벼랑 끝에 몰린 독일이 이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유로존 재정위기의 향방은 독일의 유로존 해체 또는 존속 의지에 달려 있다" 며 "유로존이 존속하기 위해선 ECB의 개입을 용인할 지 여부가 관건인데 ECB의 개입 방안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대출보다 IMF 대출을 통한 우회 지원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유로존 해체는 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조차 고려의 여지가 없다는 견해를 반복하고 있는 것" 이라며 "유로존이 해체가 아닌 재정위기 타개를 통해 체제를 존속하기를 원한다면 현 시점에선 ECB의 개입 여부가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유로존 재정위기와 관련해 ECB의 개입 여부를 놓고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면서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독일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까지 확산된 유로존의 재정위기는 ECB의 국채 매입으로 매일 버텨내고 있다" 며 "지난 주말 유로존의 재정 위기는 ECB의 국채 매입과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떨어지는 등 다소 소강 양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독일은 여전히 ECB 개입 가능성에 대한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유로존 해체'라는 공포가 번져야 벼랑 끝에 몰린 독일이 이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앞으로 유로존 재정위기의 향방은 독일의 유로존 해체 또는 존속 의지에 달려 있다" 며 "유로존이 존속하기 위해선 ECB의 개입을 용인할 지 여부가 관건인데 ECB의 개입 방안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대출보다 IMF 대출을 통한 우회 지원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유로존 해체는 그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조차 고려의 여지가 없다는 견해를 반복하고 있는 것" 이라며 "유로존이 해체가 아닌 재정위기 타개를 통해 체제를 존속하기를 원한다면 현 시점에선 ECB의 개입 여부가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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