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본주의>② 탐욕·부패의 아수라장 금융
연합뉴스 | 이상원 | 입력 2011.10.09 07:02 | 수정 2011.10.09 07:58
혈세로 구제받아 CEO·직원 돈잔치..경영위기 서민에 전가
"反월가 시위를 자본주의·금융시스템 개혁 기회로 활용해야"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시위대의 분노는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시위의 진원인 뉴욕 맨해튼 시위대의 이름이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사실이 이를 명시적으로 보여준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동원해 위기의 주범인 금융회사를 구제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탐욕과 부패의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통 월급쟁이들의 수백 년치 급여를 연봉으로 주고 부실한 경영으로 무전(無錢)인 서민의 분노를 유발했다.
금융회사 구제에 자신의 세금을 희생한 서민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하고 거리로 나앉았다. 서민은 집을 빼앗긴 것으로도 부족해 남은 빚을 갚으라는 소송에 시달리고 일자리를 얻지 못해 파산을 선택하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이 시위대를 움직이는 동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금융산업이 위험한 투기를 통한 일확천금보다는 경제 주체들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개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산업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는 시위대뿐만 아니라 다른 계층에서도 시위에 공감한다는 형태로 나오고 있다.
금융계를 `살찐 고양이'로 비난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의 분노는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년 전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을 집행했던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반월가 시위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가를 규탄하는 시위를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3년 전 위기 당시 부실한 금융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7천억달러의 세금을 투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회사에도 구제금융이 들어갔다.
하지만 세금을 통해 자금을 수혈받은 이들 금융회사는 이후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다. 2009년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는 직원 1명당 59만달러와 46만달러의 보너스를 뿌리는 돈 잔치를 벌였다.
금융회사 CEO들은 천문학적 연봉을 챙겼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해 기본급과 스톡옵션을 포함해 2천80만달러를 받았다. 미국 대형 은행 CEO 중 가장 많은 보수였고 전년보다 1천541% 급증한 것이다.
세계 최대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의 로버트 켈리 CEO는 지난 8월 물러나면서 1천720만달러를 챙겼다.
금융회사는 아니지만 휴렛팩커드(HP)의 전 CEO 레오 아포테커는 지난달 물러나면서 최소 1천320만달러를 가져갔다. 아포테커는 취임 이후 태블릿PC 전략 실패, 주가 47% 하락 등 실적 악화로 경질되면서 거액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월가를 포함한 미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세금이 투입됐던 BoA는 아직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고 최근에는 소상공인에게 부과하던 결제수수료가 낮아지자 내년부터 직불카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비난을 받았다. 최근 시위 사태 중에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시위대가 BoA 건물에 난입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금융산업의 탐욕과 부패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1920년대 말 세계 대공황 당시 미국 은행들은 고객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연쇄 부도를 맞았다. 1998년 헤지펀드인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파산,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2001년 미 역사상 최대의 기업 회계 부정을 저지른 엔론 사태 등 시스템 차원의 사고가 즐비하다. 지난달 스위스 UBS의 한 트레이더가 회사에 거액의 피해를 주는 등 크고 작은 개인 차원의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사고의 배경에는 탐욕과 부패가 숨어 있었다.
금융산업의 부패와 탐욕에 대한 비난은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선다. 금융산업의 파급 효과 때문이다. 금융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경제 위기는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크고 치유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금융 거래와 자유로운 자본 이동, 복잡한 금융 상품의 특성 때문에 위기의 원인과 위기의 크기를 진단하는 게 어렵다. 다른 산업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의 역할 때문에 금융 위기는 모든 경제 분야의 위험을 가져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사태 초기에 금융 감독 당국은 위기의 실체와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위기가 표면화되자 미국을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 많은 경제학자는 아직도 3년 전 위기의 영향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경제 역사를 보면 금융으로 발생한 위기의 영향이 가장 컸고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월가 시위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면서 "이번 시위 사태를 자본주의와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고 오류를 교정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lees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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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월가 시위를 자본주의·금융시스템 개혁 기회로 활용해야"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시위대의 분노는 월스트리트로 상징되는 금융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시위의 진원인 뉴욕 맨해튼 시위대의 이름이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사실이 이를 명시적으로 보여준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미국 정부는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동원해 위기의 주범인 금융회사를 구제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탐욕과 부패의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보통 월급쟁이들의 수백 년치 급여를 연봉으로 주고 부실한 경영으로 무전(無錢)인 서민의 분노를 유발했다.
금융회사 구제에 자신의 세금을 희생한 서민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하고 거리로 나앉았다. 서민은 집을 빼앗긴 것으로도 부족해 남은 빚을 갚으라는 소송에 시달리고 일자리를 얻지 못해 파산을 선택하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이 시위대를 움직이는 동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금융산업이 위험한 투기를 통한 일확천금보다는 경제 주체들에 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개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산업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는 시위대뿐만 아니라 다른 계층에서도 시위에 공감한다는 형태로 나오고 있다.
금융계를 `살찐 고양이'로 비난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의 분노는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년 전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을 집행했던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반월가 시위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가를 규탄하는 시위를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3년 전 위기 당시 부실한 금융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해 7천억달러의 세금을 투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회사에도 구제금융이 들어갔다.
하지만 세금을 통해 자금을 수혈받은 이들 금융회사는 이후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였다. 2009년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는 직원 1명당 59만달러와 46만달러의 보너스를 뿌리는 돈 잔치를 벌였다.
금융회사 CEO들은 천문학적 연봉을 챙겼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해 기본급과 스톡옵션을 포함해 2천80만달러를 받았다. 미국 대형 은행 CEO 중 가장 많은 보수였고 전년보다 1천541% 급증한 것이다.
세계 최대 수탁은행인 뉴욕멜론은행의 로버트 켈리 CEO는 지난 8월 물러나면서 1천720만달러를 챙겼다.
금융회사는 아니지만 휴렛팩커드(HP)의 전 CEO 레오 아포테커는 지난달 물러나면서 최소 1천320만달러를 가져갔다. 아포테커는 취임 이후 태블릿PC 전략 실패, 주가 47% 하락 등 실적 악화로 경질되면서 거액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월가를 포함한 미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세금이 투입됐던 BoA는 아직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고 최근에는 소상공인에게 부과하던 결제수수료가 낮아지자 내년부터 직불카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비난을 받았다. 최근 시위 사태 중에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시위대가 BoA 건물에 난입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금융산업의 탐욕과 부패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1920년대 말 세계 대공황 당시 미국 은행들은 고객 돈으로 주식 투자를 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연쇄 부도를 맞았다. 1998년 헤지펀드인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파산,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2001년 미 역사상 최대의 기업 회계 부정을 저지른 엔론 사태 등 시스템 차원의 사고가 즐비하다. 지난달 스위스 UBS의 한 트레이더가 회사에 거액의 피해를 주는 등 크고 작은 개인 차원의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사고의 배경에는 탐욕과 부패가 숨어 있었다.
금융산업의 부패와 탐욕에 대한 비난은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선다. 금융산업의 파급 효과 때문이다. 금융 문제 때문에 발생한 경제 위기는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크고 치유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금융 거래와 자유로운 자본 이동, 복잡한 금융 상품의 특성 때문에 위기의 원인과 위기의 크기를 진단하는 게 어렵다. 다른 산업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의 역할 때문에 금융 위기는 모든 경제 분야의 위험을 가져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사태 초기에 금융 감독 당국은 위기의 실체와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위기가 표면화되자 미국을 포함한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었다. 많은 경제학자는 아직도 3년 전 위기의 영향이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경제 역사를 보면 금융으로 발생한 위기의 영향이 가장 컸고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월가 시위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면서 "이번 시위 사태를 자본주의와 금융시스템을 개혁하고 오류를 교정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lee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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