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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역사문화/한민족의 역사문화

고등학교 역사가 선택과목이라니?

by 바로요거 2010. 1. 14.

고등학교 역사가 선택과목이라니?

오마이뉴스 | 입력 2010.01.03 17:09

[오마이뉴스 이기원 기자]

 

▲ 1910년 1월의 역사 지금부터 100년전 1월의 역사를 정리해보았다. 100년전인 1910년에 우리나라는 일제의 식민지로 강제 병합되고 말았다..100년이 지난 지금, 그런 과거를 가르쳐야할 고등학교에서 역사 과목이 선택으로 변경되면서 붕괴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 이기원

12월 17일 발표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은 지금까지 필수로 지정되어 있던 고등학교 1학년의 역사가 선택 과목으로 변경되고, 고등학교 2, 3학년 역사 과목 중에 한국문화사가 제외되고, 동아시아사와 세계사가 선택과목으로 결정되었다.

지금까지는 고등학교 1학년은 필수 과목 국사를 모두 배웠다. 하지만 '개정 교육과정'에서 1학년 역사를 선택과목으로 변경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역사를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다. 더구나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한국문화사 과목이 사라지고 이름조차 낯선 동아시아사와, 어렵다고 생각되는 세계사를 선택할 학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고등학교의 모든 역사 과목이 선택으로 바뀐 상황에서 역사 수업을 한 시간도 듣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해서 역사학계와 역사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일선 학교에서 역사교육의 실종과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개정 교육과정'의 강행을 반대했지만 이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채 '2009 개정 교육과정'이 발표되었다.

역사 과목은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여러 과목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제대로 된 역사 수업을 통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춘 건강한 민주 시민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권을 상실했던 시기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역사를 통해 민족혼을 되살리고 애국심을 고취했다. 거꾸로 일제 식민 통치자들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황국신민'으로 길러내기 위해 우리 역사 교육을 금지시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왜곡했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이던 2009년 한 해가 저물고 2010년이 밝았다. 2010년은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한일병합이 강요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래서 역사를 연구하고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들, 역사의 참 의미를 되새기며 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2010년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똑같은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100년 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한 해로 살고자 노력한다. 과거 역사 속에서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고등학교의 역사 과목을 모두 선택과목으로 변경시켰다. 자신들의 식민지 지배가 오히려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도움이 되었다며 지금까지도 역사 왜곡을 일삼고 있는 일본 앞에서, 고구려사와 발해사도 모두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강변하며 동북공정의 논리를 더더욱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앞에서, 이런 결정을 내려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해마다 역사 수업 첫 시간에 아이들에게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이 제대로 된 미래를 살아가기 어려운 것처럼, 과거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는 국가나 민족의 바람직한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고.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되면 이런 역사 수업이 가능해질까? 선택 과목일 뿐인 역사를 배워야할 당위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확대되어 고등학교의 역사 교육은 뿌리째 흔들리지 않을까? 국어보다 영어를 잘하는 게 수능 시험에도 유리하고 취업에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현실에서 필수도 아닌 선택과목 역사를 선택하는 고교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옛 성현들은 온고지신이라 해서 옛일을 통해 새로운 삶을 준비한다고 했다. 자라나는 새로운 세대들에게 역사 속에 숨어있는 알토란같은 지혜와 교훈을 전해줄 역사교육이 선택이란 명목으로 위축되고 축소되는 현실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래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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